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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원 찾은 송영길 대표…이승만·박정희 묘역도 참배

입력 2021-05-03 19:08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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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주말 사이,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로 송영길 후보가 선출됐죠. 송 대표는 오늘(3일) 현충원 참배로 첫 일정을 시작했는데, 고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까지 참배하면서 방명록을 남겼습니다. 당의 쇄신과 안정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게 송영길 신임 당대표의 숙제들인데, 류정화 반장이 관련 내용들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나는 한 푼 한 푼 얻은 돈에서 몇 닢씩 모았습니다. 이 돈을 얻느라고 여섯 달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돈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 돈으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돈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은전 한닢'이라는 피천득 선생의 수필입니다. 여정회의 문학청년, 박 반장 못지 않게, 저도 문학, 참 좋아하는데요. 그냥 단지 이 '은전 한 닢'이 갖고 싶었다는 주인공은 그 뒤에 어떻게 됐을까요. 한닢 한닢을 더 모아 부자가 됐을지, 아니면 투전판에서 날려 다시 거지가 됐을지, 아니면 그동안 정말 갖고 싶었던 걸 샀을지 뒷 이야기는 여정회 가족들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분명한 건, 이 주인공에겐, 은전 한 닢 자체가 강렬한 목표였단 겁니다. 5년에 걸친 세 번째 도전 끝에 민주당 대표가 된 송영길 의원의 마음도 비슷할지 모르겠습니다. "단지, 민주당 대표가 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이죠. 일단 취임 후 첫 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찾은 송 대표, 방명록에 "민주당 대표 송영길"이라고 벌써 4번이나 썼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 김대중 대통령님 방명록에는 실사구시라는 말을 써서 대통령님을 계승하겠다는 말씀을 썼고요. 김영삼 대통령께서 군정종식, 하나회 해체를 한 그 업적은 깊이 평가받을 일이다. 박정희 대통령께서 자주국방, 미사일 개발 사업들을 선도해서 그나마 우리의 국방력이 튼튼히 되고 공업입국을 해오신 그 점을 기억한다는 말씀을 드렸고…]

송영길 대표, 오늘 전직 대통령 묘소 네 곳을 모두 참배했습니다. 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계열이 아닌 전직 대통령 묘역까지 참배한 건 2015년 문재인 대표가 처음이었습니다. 그 후 추미애, 이해찬 대표가 모두 전통을 따랐는데 송 대표는 방명록까지 정성스레 썼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의 '애국독립'과 박정희 대통령의 '공업입국', 김영삼 대통령의 '대도무문'과 김대중 대통령의 '실사구시'까지 전직 대통령들에게 네 글자로 맞춤형 방명록을 정리한 건데요. 여기에 더해 제2장군 묘역도 참배했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 손원일 제독은 대한민국 해군의 아버지이고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켰던 주역입니다. 김종오 장군은 북한 2군단의 진격을 3일 동안 방어해냄으로써 대한민국 주력부대가 한강을 보호하여서 낙동강 전선을 만들 수 있도록 만들어서 대한민국을 구한 영웅입니다.]

송 대표는 "아들이 유니폼, 그러니까 제복을 입고 돌아가신 분들에게 너무 소홀하다"고 지적했다면서 민주당이 그동안 '세월호 사건만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취지로 말했는데요. 민주당의 그간 정서와는 분명히 달라 보입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15일) : 민주라는 이름만 빼고 다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달 19일) : 당명 빼고 다 바꾸겠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청와대와 다른 길을 갈 수도 있다는 것인지?]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고문 원로님들의 지혜를 구하고, 20·30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겠습니다. 우리 당의 자랑스러운 대선주자들과 소통하고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 가겠습니다.]

송영길 대표, 0.59%p차로 이른바 '친문'핵심 홍영표 후보를 꺾었습니다. '단결'보다는 '변화'를 택한 거죠. 일단은 방향을 튼 겁니다. 이번 선거 '친문' 권리당원들의 '표심'이 쟁점이 됐었죠. 대의원 표심에선 송 후보가, 권리당원 표심에선 홍 후보가 앞서는 걸로 점쳐졌었는데 실제 결과도 그렇긴했지만 표차는 1%p차로 미미했습니다. 오히려 일반 국민은 홍 후보, 일반 당원은 송 후보가 앞섰는데요. 후원회장이 이해찬 전 대표라는 점을 내세우며 '친문' 경쟁을 했던 우원식 후보가 홍 후보와 지지층을 나눠가진 점을 생각하면, 열성 지지층의 영향력이 건재하단 분석입니다.

[윤태곤/의제와분석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정치부회의와 통화) : 당 안팎에서 논쟁이 있었고 성찰론이 있었지만 여전히 이번 전대에서 나타난 민주당의 당심이랄까 이런 부분은 주류의 구심력이 여전히 강하다, 이런 걸 보여준 것 같습니다.]

최고위원 선거 결과를 보면 이 점은 더 분명한데요. 대의원 선거에서 가장 적은 표를 받았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선 1위를 한 김용민 의원이 17.73%를 얻어 수석 최고위원이 됐습니다. 강병원 의원이 뒤를 이었고 백혜련, 김영배, 전혜숙 의원까지 당선 됐습니다. 모두 서울과 경기, 수도권 의원들이죠. 민주당의 '뿌리'라고 하는 호남 유일의 최고위원 후보 서삼석 의원은 고배를 마셨습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호에 앞장서 왔죠. 본인의 최고위원 1위 당선으로 '당심과 민심의 괴리'는 사실이 아님이 판명 났다고 했습니다.

[김용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당심과 민심이 다르다'라는 어떤 이분법적 논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서 근거가 없음이 확인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를 통해 국민과 당원은 같은 목소리로 개혁하라고 명령하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중단 없이 유능하게 개혁을 추진해나갈 수 있도록…]

경선 기간 내놨던 '문자폭탄'은 당원들의 의사표시이고, 권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다시 한번 폈는데요.

[김용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사실 당원과 국회의원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나 통로가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권장되어야 될 일이고 당연히 정치인으로서는 감내해야 될 일들이다…]

일단 송 대표는 이른바 '문자폭탄'에 대해 "당에 대한 열정은 이해하지만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자"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문자폭탄'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권리당원들을 '강성 지지층' 대신 '열성 지지층'이라고 표현하자고도 제안했는데요. 역시 '친문'으로 꼽히는 윤호중 원내대표에 최고위원 역시 백혜련 의원을 빼면 모두 '친문' 주류와 가까운 것으로 평가가 됩니다. '변화'를 강조한 송영길 대표의 숙제 쇄신을 꾀하면서도 당을 안정적이고 원만하게 관리하는 것이 될 걸로 보입니다. 송영길 표 변화' 첫 번째는 부동산 정책 전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선거기간 동안 청년층 무주택자에 대한 파격적인 대출과 '누구나집' 프로젝트를 강조했었죠. 종부세의 경우 9억 기준은 그대로 두더라도, 공제비율을 조정해 일부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JTBC '뉴스룸' / 어제) : 일관되게 올리는 것은 신중해야 되고 오히려 보유 공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해서 충격을 완화시키자. 5년부터 3년 구간을 새로 신설하고 노년공제와 보유공제를 비율을 좀 조정을 해서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공제 한도를 늘려주면…]

송 대표, 당과 청와대의 관계에서도 당이 좀 더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오늘 바로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이철희 정무수석의 접견을 받았습니다. 관련 소식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송영길의 '변화' 택한 민주당, 이승만·박정희 참배… 김용민 최고 "'문자폭탄'권장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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