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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24시]화마 휩싸인 국일고시원처럼…간이스프링클러 없는 고시원 서울에 140곳

입력 2021-05-03 12:26 수정 2021-05-03 13:14

지난주 신림동 고시텔 화재 땐 간이스프링클러 덕 인명피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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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신림동 고시텔 화재 땐 간이스프링클러 덕 인명피해 없어

2018년 11월 9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국일고시원서 경찰 및 소방 관계자들이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018년 11월 9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국일고시원서 경찰 및 소방 관계자들이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8년 11월 9일 오전 5시쯤,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변의 오래된 3층 건물에서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불이 난 곳은 고시원이 입주한 3층. 301호 방 안에 있던 전기난로가 불씨가 됐습니다. 301호 거주자는 이불로 불을 끄려다 오히려 불이 번지자 먼저 피신했습니다.

불길은 계속 커졌습니다. 하지만 이를 막거나 알릴 장비는 없었습니다. 1983년에 지어진 탓에 국일고시원 건물엔 스프링클러 설비가 설치돼있지 않았습니다. 당시 건물에서 탈출한 다른 층 거주자에 따르면 화재 경보음도 울리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계단 입구에서부터 시작된 불길은 3층을 휘감았습니다. 무방비 상태로 새벽 시간을 맞은 3층 입주자들 가운데 결국 7명이 사망했고 11명이 다쳤습니다. 이른바 '국일고시원 참사'입니다.

◇"스프링클러만 있었어도"…서울에만 140곳 아직 설치 안 해

스프링클러만 있었어도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법'에 따라 2009년 이후 개업한 고시원은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했지만, 2007년 문을 연 국일고시원을 그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건축법상 2009년 7월 이전부터 운영된 노후 고시원에 대해선 스프링클러 설치를 강제할 수도 없었습니다. 국일고시원의 총 객실 수는 54실로 당시 소방당국의 중점관리 대상(100실 이상)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2018년 11월 9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국일고시원서의 당시 입구. 〈사진=김정연 기자〉2018년 11월 9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국일고시원서의 당시 입구. 〈사진=김정연 기자〉
이 참사를 계기로 '소방시설법' 및 '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법'이 새로 개정돼 모든 고시원에 대한 간이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조항이 생겨났습니다. 모든 고시원은 오는 2022년 6월 30일까지 간이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합니다. 간이스프링클러는 불이 났을 때 천장에서 소화용수가 자동으로 방수되는 설비로, 일반 스프링클러보다 설치가 간편하고 공사비가 저렴합니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서울 시내에서 영업 중인 총 5741개 고시원 중 97.6%인 5601개소가 간이스프링클러 설치를 완료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140개소에 달하는 고시원이 간이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이곳에서는 언제든 참사가 되풀이돼도 이상할 게 없는 겁니다.

◇지난주 신림동 고시텔선 간이스프링클러 덕 새벽 불길 잡아

간이스프링클러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로는 약 일주일 전 있었던 '신림동 고시텔 화재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전 1시 4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고시텔 건물 4층에서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새벽에 고시원 방에서 불이 났다는 점에 있어서 국일고시원 화재와 닮아있는 사고였습니다.

 
지난달 27일 오전 1시 4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고시텔 건물 4층 화재 발생 현장. 간이스프링클러가 작동한 덕에 불이 번지지 않았고 인명 피해도 없었다. 〈사진=서울시〉지난달 27일 오전 1시 4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고시텔 건물 4층 화재 발생 현장. 간이스프링클러가 작동한 덕에 불이 번지지 않았고 인명 피해도 없었다. 〈사진=서울시〉
그런데 이 불은 약 45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만 내고 30여분 만에 꺼졌습니다. 고시원에 설치된 간이스프링클러가 작동된 덕에 방 밖으로 불이 번지지 못했던 겁니다. 화재경보 벨 소리도 정상적으로 울렸습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발생한 고시원 화재 9건에서도 모두 간이스프링클러가 작동된 덕에 연기를 들이마신 부상자 1명 외에는 인명피해가 없었습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2019년 8월부터 간이스프링클러 설비 설치지원 사업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원대상은 2009년 7월 6일 이전에 영업허가를 받아 영업 중인 고시원으로, 지원 금액은 영업장의 규모에 따라 차등 산정됩니다. 지난달 26일 기준 설치지원 사업 예산(80억4800만원)의 72.8%인 58억6187만원이 집행됐습니다. 지원대상 총 750개소 중 610개소(81.3%)가 간이스프링클러 설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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