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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이상반응에 응급실행..."불안해말고 1339 전화 먼저"

입력 2021-04-30 13:48 수정 2021-04-3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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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백신을 맞고 이상반응이 생겼다는 신고 건수도 늘고 있습니다. 어제 하루 백신 접종 건수는 1·2차 접종을 합쳐 27만 1,977건이었고, 이상반응 신고는 499건이 접수됐습니다. 지금까지로 보면 접종 대비 0.48% 수준입니다. 8건을 빼고는 모두 근육통, 발열, 두통 등 백신 접종 뒤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이상반응이었습니다.

 
서울대병원 응급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2021.3.14     yato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서울대병원 응급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2021.3.14 yato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상반응 신고가 늘어나면서 걱정이 커지는 곳이 또 있습니다. '응급실'입니다. 백신을 맞은 뒤 발열과 근육통 등의 증상은 대부분 10~12시간 뒤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밤이나 새벽 시간에 보통 증상을 겪곤 하는데, 이때 먼저 찾게 되는 곳이 응급실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백신 접종 뒤 대표적인 증상이 '발열'로, 코로나 감염 시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하다는 겁니다. 때문에 발열 환자는 응급실에 오면 격리공간에서 치료를 받습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코로나 검사도 받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해야 합니다. 하지만 응급실 내 격리병상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한 병원당 많아야 10개, 그중에서도 절반 이상은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환자용입니다. 강형구 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백신을 맞고 열이 나 찾아오는 환자가 많으면 폐렴 등 다른 질병으로 격리병상이 필요한 환자가 진료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대한응급의학회가 안내한 백신 예방접종 뒤 이상증상 발생시 대처요령대한응급의학회가 안내한 백신 예방접종 뒤 이상증상 발생시 대처요령
비슷한 혼선은 지난 3월 초 65세 미만 의료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을 때도 있었습니다. 당시 한 병원당 하루에 4~5명의 환자가 방문하자 응급실에선 '진료가 마비될 지경'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후 대한응급의학회는 백신 접종 뒤 이상반응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안내서를 만들었습니다. 접종 뒤 48시간 이내에 단순히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만 있다면 해열제를 먹고 증상을 관찰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만약 48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거나, 48시간 이내라도 38.5도 이상 발열과 함께 '호흡기 증상', 또는 '후각·미각 상실' 등 코로나 특이증상이 있을 때는 격리와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방역당국도 '48시간 이내 가벼운 증상에는 응급실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합니다.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나 경련, 호흡곤란 등이 있으면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아주 심한 두통이나 복통, 시야장애나 호흡곤란 같은 중한 증상이 지속되면 응급실을 방문해달라"고 했습니다.

 
서울 한 대학병원 응급실 백신 접종 뒤 이상반응 환자 방문 통계서울 한 대학병원 응급실 백신 접종 뒤 이상반응 환자 방문 통계
하지만 현장에서는 안내서대로 진행이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각자 느끼는 이상반응의 정도가 다르고, 무엇보다 불안한 마음이 크기 때문입니다. 강 교수는 "이상반응이 심하다기보다 가벼운 증상인데 불안해서 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경우 병원도 해열제와 수액 처치를 해주는 정도인데, 위급한 환자가 있어 진료가 늦어지면 화를 내거나 욕을 하기도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실제로 한 대학병원 응급실의 백신 이상반응 환자 방문 통계를 보면, 백신 접종 뒤 사지마비 사례가 알려졌던 4월 넷째 주에 평소보다 방문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장재호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48시간이 지나면 가벼운 증상은 대부분 좋아진다"면서도 "접종자가 늘어나면 이상반응으로 찾아오는 환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고 어떻게 설득해 돌려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뒤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인 이상반응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도록 충분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1339 질병관리청 콜센터 안내에 대해서도 더 홍보가 필요합니다. 특히 정보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령층 대상으로는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합니다. 실제 취재진이 현장에서 만난 한 80대 백신 이상반응 환자는 "이상이 생기면 병원에다 연락하랬는데 개인병원보다 대학병원이 덜 붐빌 것이란 생각에 왔다"면서 "1339라는 게 뭔지는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강 교수는 "접종자들이 너무 불안해하지 않도록 24시간 콜센터 등에서 상담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반기 접종을 대비해 격리공간을 늘리는 것도 필요합니다. 현재 전국의 응급실 격리병상은 901개, 서울은 181개입니다. 정부는 추가로 응급실 건물 내 격리병상을 276개 더 만들고 있다고 했습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전국에서 백신 이상반응으로 하루 1,500명 이상이 찾을 때는 별도의 진료센터를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장 교수는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환자들이 대학병원 응급실에 오는 건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면서 "별도의 경증 진료 클리닉 같은 것이 생긴다면 응급실 운영에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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