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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검찰총장' 후보 4명으로 압축…이성윤은 탈락

입력 2021-04-29 18:55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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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검찰총장 윤곽이 좁혀졌습니다.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가 오늘(29일) 회의를 열고 박범계 법무부장관에게 보낼 후보 4명을 추렸는데요. 박 장관은 이 중 한 사람을 택해서 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합니다. 관련 소식,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세상이 미처 알아보지 못한 재야의 실력자, 한땐 잘 나갔지만 지금은 잊혀힌 비운의 가수를 다시 서게 해준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에선 '싱어게인-무명가수전'을 대신해 '싱어게인-검찰총장전'을 준비해봤는데요.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검찰총장 자리에 오를 1호부터 14호까지 후보입니다. 사회자 역할은 승기 아니고 상기, 박상기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장이 맡았습니다.

[박상기/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장 :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에서 위원장을 맡게 돼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현재 검찰개혁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또 전국 검찰을 지휘하는 검찰총장의 중요함은 우선 강조할 필요도 없겠습니다.]

심사위원은 총 8명. 위원마다 색깔도 다르고, 또 중요시하는 포인트도 다릅니다. 각각 심사 기준도 한번 들어볼까요.

[안진/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법무부에 오게 돼서 굉장히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고, 염원인 검찰개혁 마무리도 잘 할 수 있고 아주 좋은 분을 추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종엽/대한변호사협회장 : 자기 조직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특정 정치 편향성이 높은 분도 마찬가지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안진 전남대 로스쿨 교수는 윤석열 전 총장 징계위원으로 활동한, 친정부 성향 인사로 분류됩니다. '검찰개혁'을 기준으로 삼았고요. 이종엽 대한변협회장은 '검찰조직 내 신뢰도', 정치 편향성 배제'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과연 이 후보가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을 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는데요.

[이종엽/대한변호사협회장 : (방금 말씀 주신 분은 이성윤 지검장으로 이해해도 되는 건가요?) 네네, 감사합니다. (수사 받고 있는 그런 상황들은 고려가 될까요?) 네네.]

여권이 미는 유력 후보자이자,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불법 출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조사를 받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입니다.

후보자가 가운데 한 사람은 자진해서 물러났죠. 한동훈 검사장이 검증 동의를 철회하며 심사 대상에서 빠졌고요. '이에 따라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 오늘 오전 10시 법무부 과천 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13명 중 다음라운드 진출자 선정에 나섰습니다. 밤 늦게까지 격론이 오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싱겁게 결론이 났습니다. 2라운드에 진출할 네 후보.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과 구본선 광주고검장, 배성범 법무연수원장과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입니다.

[박상기/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장 : (이성윤 검사장 배제됐는데) 규정대로 공정하게 투명하게 진행했고요. (아무래도 수사를 받고 있는 점이 좀 영향을 미쳤을까요?)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만, 그런 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그렇게 논의하지는 않았습니다. (회의 중에 이견은 없었나요?) 분위기 좋았습니다.]

이 지검장, 사상 첫 '피의자 신분' 총장 후보라는 부담 탓인지, 결국 다음 라운드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추천위는 "심사대상자들의 능력과 인품, 도덕성, 청렴성, 리더십, 검찰 내외부의 신망,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 등을 심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전체적으로는 위원 모두가 합의하는 방식으로 후보를 결정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네 사람 명단은 곧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넘어가고요. 박 장관은 이중 한 사람을 최종 후보자로 선정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입니다.

[박범계/법무부 장관 : 우리 위원님들이 좋은 토론을 거쳐서 좋은 후보들을 추천해 주실 겁니다. 그러면 발표가 되고 그 즉시 소정의 절차를 거쳐서 제청을 할 계획이니까 한번 기다려 봐주시죠. 오늘 끝나는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가장 유력한 후보론 김오수 전 차관이 꼽히는데요. 최종 라운드의 키를 쥔 박범계 장관이 전에 했던 말 때문입니다.

[박범계/법무부 장관 (지난 23일) : 검찰총장은 대통령님이 임명하게 되어 있으니까, 검찰이라는 기관을 이끌 수장을 임명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역시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크겠죠.]

이 발언. 검찰의 중립성보다 충성도를 1순위로 보겠다는 뜻이냐며 비판을 받았죠. 여권내에서도 "제 귀를 의심했다", "말 잘 듣는 검찰을 원한다는 걸 장관이 너무 쿨하게 인정해버린 것 같아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장관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이 무엇인지 정말 우려스럽다"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박 장관이 말한 '국정 철학과의 상관성'에 김오수 전 차관도 포함이 된다는 분석이 많은데요. 문 대통령은 조국 전 장관 퇴임 직후 이성윤 지검장과 김 전 차관을 함께 불러 면담했고, 공직을 떠난 이후에도 공정거래위원장, 금감원장 하마평에 오르는 등 문 대통령의 신뢰를 받았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2019년 11월) :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김오수 차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함께 참석을 했는데요. 회의가 끝난 직후 김 차관은 따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검찰개혁 계획을 보고합니다. 윤석열 총장, 같은 내용을 나흘 뒤인 12일에서야 알게 됐다고 하는데요.]

조남관 차장이 후보군에 오른 것 역시 주목할 만한 대목입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부 검찰국장을 맡아 '친 정권' 성향으로 분류됐지만, 이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국면에 추 전 장관에게 "징계를 취소해달라" 요구하며 각을 세웠죠. 최근 한명숙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 의혹을 두고도 '무혐의' 결론을 냈고, 검찰 인사를 두고 박범계 장관을 공개 저격하기도 했습니다. 최근까지 총장 대행직을 무리없이 수행하고 있다는 부분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조남관/대검찰청 차장검사 (2월 22일) : 장관님과 총장님의 인사 조율 과정에서 법무부와 검찰의 안정적인 협력 관계가 깨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요 사건의 수사팀, 임의적인 핀셋 인사는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지금 요청을 한 상태입니다.]

박범계 장관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문 대통령에게 제청하겠다고 했습니다. 이후 대통령 지명과 인사청문회 등을 거치면, 새 총장은 다음달 말이나 6월 초쯤 임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검찰총장 후보에 김오수·구본선·배성범·조남관…이성윤 탈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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