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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24시]'소주전쟁'홍보물 철거에 난도질도…도 넘은 소주시장 경쟁

입력 2021-04-20 18:02 수정 2021-04-20 18:28

"사수하느냐 못하느냐 전쟁터다"…영세한 지역 소주 업체들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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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수하느냐 못하느냐 전쟁터다"…영세한 지역 소주 업체들 '죽을 맛'

식당 입구에 세워진 무학 소주 간판을 철거하는 하이트진로 영업사원식당 입구에 세워진 무학 소주 간판을 철거하는 하이트진로 영업사원
지난 8일 경남 사천시의 한 식당에서 하이트진로 영업사원 3명이 입구에 세워진 무학 소주 간판을 철거했습니다. 그 자리에 하이트진로 참이슬 간판을 설치했습니다. 이 장면은 주변 CCTV에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식당 입구에 세워진 무학 소주 간판을 철거하는 하이트진로 영업사원식당 입구에 세워진 무학 소주 간판을 철거하는 하이트진로 영업사원

이들은 업무 분담을 한 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습니다. 1명은 무학 간판을 철거했고, 1명은 자사 간판을 설치했습니다. 나머지 1명은 조금 떨어져서 이 장면을 지켜본 뒤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는 모습이 CCTV에 찍혔습니다. 이들은 1분 30초 남짓한 시간에 간판을 교체하고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식당 입구에 세워진 무학 소주 간판을 철거하는 하이트진로 영업사원식당 입구에 세워진 무학 소주 간판을 철거하는 하이트진로 영업사원

같은 날 인근 음식점 3곳에서 무학 소주 세움 간판 4개가 사라졌습니다. 식당 안에선 다른 소주 업체 포스터를 떼고 하이트진로를 붙였습니다.

타사 소유물인 간판을 차로 싣고 가는 건 절도죄에 해당합니다. 무학 측은 경찰에 고발할 예정입니다.
 
식당 입구에 세워진 무학 소주 간판을 철거하는 하이트진로 영업사원식당 입구에 세워진 무학 소주 간판을 철거하는 하이트진로 영업사원

하이트진로측은 해당 영업사원이 식당 주인의 허락을 받고 입구에 설치된 간판을 철거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간혹 영업사원의 의욕이 앞서다 보면 이런 일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이 때문에 평소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관련 예방 교육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식당 입구에 세워진 무학 소주 간판을 철거하는 하이트진로 영업사원식당 입구에 세워진 무학 소주 간판을 철거하는 하이트진로 영업사원

하이트진로는 전국 소주 시장 65% 차지하는 1위 업체입니다. 이에 반해 무학은 7%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무학은 경남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 업체입니다. 현재 경남에선 무학이 절반가량을 선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에 점유율을 조금씩 내주고 있습니다.
 
식당 앞에 설치된 주류업체 간판식당 앞에 설치된 주류업체 간판

이 일대 소주 업체 영업사원들은 매일 전쟁터에 나간다고 말했습니다. 사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실적에서 바로 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과도한 경쟁을 넘어 출혈 경쟁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주 1병을 주문하면 숙취해소 음료를 주는 등 각종 물량 공세가 그 예입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영세한 지역 소주 업체들은 죽을 맛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닙니다.

지난 2017년 9월 경남 창원에선 정반대의 일이 발생했습니다. 무학 측 영업사원이 식당 앞에 설치된 하이트진로 간판을 철거한 겁니다. 2년 전 부산에선 칼로 여성 광고 모델의 얼굴을 도려내고 입구에 세워둔 간판을 훔친 주류업체 직원들이 각각 재물손괴와 절도죄로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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