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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대선 친미 후보 당선…'미·중 패권 각축장'?|아침& 세계

입력 2021-04-15 10:09 수정 2021-04-1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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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난 11일에 치러진 남미 에콰도르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우파 성향의 친미 금융인 출신 후보가 최종 당선됐습니다. 앞으로 에콰도르가 미중 패권 경쟁의 새로운 각축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에콰도르를 새롭게 이끌게 될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65살의 기예르모 라소 우파 성향 후보로 3수 끝에 대권을 거머쥐었습니다. 중도 좌파 성향의 후보인 안드레스 아라우스를 5%p 차이로 이겼습니다. 라소 당선인의 승리 선언,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기예르모 라소/에콰도르 대통령 당선인 : 역사적인 날입니다. 국민들은 모두를 위한 변화의 필요성과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열망을 투표로 표현했습니다.]

이번 에콰도르 대선 결과에 미국과 중국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라소 당선인이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밀착해서 국가를 개혁하겠다고 강조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는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장기 집권하면서 미국 대사를 추방하는 등 반미 행보를 보이고 중국과 밀월 관계를 유지해온 코레아 전 대통령과 정반대의 길을 걷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코레아 전 대통령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지만, 취임 이후 친미 노선으로 돌아선 모레노 현 대통령에 이어 에콰도르에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라소 당선인이 자유시장주의의 부활을 내세운 것도 승리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에콰도르는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7.8%를 기록했을 정도로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제난이 더욱 심각해진 상황입니다. 에콰도르 국민들은 경제를 살리겠다는 라소 당선인의 공약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현지 주민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현지 주민 : 저는 에콰도르인이자 키토(수도)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항상 에콰도르의 변화를 원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입니다.]

에콰도르 대통령 선거 결과와 파장,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임수진 대구가톨릭대 중남미학부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지난 2월이었죠. 에콰도르 대선 1차 투표 때도 결과를 자세하게 짚어주셨습니다. 당시에는 아라우스 후보가 32.7%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었고요. 라소 후보는 19.7% 득표율로 2위를 기록했는데, 두 달 만에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라소 후보가 대역전극에 성공을 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코레아 전 대통령과 아라우스 후보 반대세력의 지지를 받으면서 득표율이 올라간 것이고요. 라소 당선자의 백만장자 은행가 이미지를 경제전문가로 바꾸는 전략도 성공했습니다. 부유층만의 에콰도르가 아닌 기회와 번영의 에콰도르 그러니까 일자리 창출, 최저임금 100달러 인상, 해외투자 유치 등의 정책을 추진해서 경제 회복에 적극 나서겠다는 공약을 했습니다. 또 정치적 양극화를 극복하고 통합의 정치를 이뤄내겠다고도 했고요. 코로나 백신접종에 속도를 올리면서도 고위층의 새치기 백신접종이 없는 투명한 백신 접종 계획도 밝혔습니다. 국민들이 보건방역과 경제, 정치적 안정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라소 당선인은 과거 에콰도르가 걸어왔던 반미, 친중 행보와 정반대의 길을 가겠다고 천명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빌린 184억 달러, 우리돈으로 치면 20조 원이 넘는 돈을 에콰도르는 아직까지 갚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기득권에도 여전히 친중세력이 많아서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이다 이런 분석이 나오는데 어떻게 전망하세요?

    에콰도르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부채가 많다는 것입니다. 코레아 전 대통령이 2008년에 디폴트를 선언하고 국가신용등급이 최하위로 강등되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릴 수 없게 됐습니다. 이때부터 중국에서 차관을 도입하고 이자는 원유로 상환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에콰도르 인프라 산업에 주요투자자인 것과 동시에 주요 채권국인 것이죠. 라소 당선자는 당선 직후에 미국과 에콰도르의 번영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차관을 당장 상환하기 어렵고요. 수출입이나 투자 측면에서 중국 중요도가 높기 때문에 이전 좌파 정권이 반미주의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면서 친중 노선을 걸었던 것과는 분명히 다르겠지만 중국과의 경제관계는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와 같은 이유로 미국과 중국 입장에서도 에콰도르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말이죠. 미중 패권경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에콰도르가 새로운 격전지가 될 수도 있습니까?

    미국은 에콰도르의 최대 교역국이고요. 에콰도르가 5G 사업에 중국의 참여를 허용했다가 미국의 강한 압박으로 중국 기업을 배제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남미 정책 부재로 중국 영향력이 이 지역에서 확대됐다고 보고요. 중국의 대중남미 일대일로를 견제하기 위해서 미주 성장 이니셔티브라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미국 국내 문제와 관련 있는 중미 이민문제나 베네수엘라, 쿠바 문제를 우선 해결하려고 할 것이고요. 에콰도르 입장에서는 인프라 구축이나 경제회복이 시급합니다. 라소 당선자가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도 중국에 투자를 늘리고 FTA도 체결하겠다고 밝힌 것을 보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실리를 실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고요. 그렇다면 앞으로 이 지역에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상황은 늘어날 것 같습니다.


기예르모 라소 당선인은 레닌 모레노 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5월 24일부터 자리를 물려받아 4년간 에콰도르를 이끌어나갈 예정입니다. 새로운 길을 걷게 될 에콰도르 차기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 나갈 것인지, 그리고 국민들의 기대처럼 경제 회생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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