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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24시]'비운의 왕' 단종 어진 공개…표준영정 100호 지정

입력 2021-04-14 16:04 수정 2021-04-1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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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제6대 왕 단종의 어진. 〈사진=강원 영월군청 제공〉조선 제6대 왕 단종의 어진. 〈사진=강원 영월군청 제공〉
곤룡포를 입고 의자에 앉은 모습에서 기품이 흘러넘칩니다. 둥근 얼굴과 차분한 눈매에서는 성군의 면모도 엿보입니다. 오늘(14일) 공개된 조선 6대 왕 단종(端宗)의 어진(임금의 얼굴을 그린 그림)입니다.

단종의 어진은 권오창 화백이 '정면전신교의좌상(正面全身交椅坐像)'으로 그렸습니다. 의자에 앉은 임금의 앞모습을 묘사한 그림이라는 뜻입니다. 족자로 만든 어진의 규격은 가로 120cm, 세로 200cm입니다.

 
권오창 화백이 단종의 어진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강원 영월군청 제공〉권오창 화백이 단종의 어진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강원 영월군청 제공〉
어진은 살아있는 왕의 얼굴을 직접 보고 그린 '도사(圖寫)', 살아있을 때 그린 어진이 없어 얼굴을 아는 사람들의 기억에 의존해 그린 '추사(追寫)', 기존 어진을 바탕으로 제작하는 '모사(模寫)'로 나뉩니다. 단종의 어진은 생존 당시 모습을 그린 도사 작품이 없어서 '추사'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단종의 용안은 조선왕조실록 등 사료와 전주 이씨 종중의 골상적 특징을 고려했습니다. 여기에 국보 317호인 태조 이성계 어진과 단종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세조의 어진을 검토해 공통된 특징을 추출했습니다. 단종이 서거했을 당시 나이인 17세에 맞춰서 제작했습니다.
 
조선 제6대 왕 단종의 용안. 〈사진=강원 영월군청 제공〉조선 제6대 왕 단종의 용안. 〈사진=강원 영월군청 제공〉

이렇게 만들어진 단종의 어진은 국가표준영정 제100호로 공식 지정됐습니다. 표준영정은 선현의 영정이 난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정한 영정을 가리킵니다. 지난 1973년 이순신 장군이 1호, 세종대왕이 2호로 지정됐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단종의 어진은 김호석 화백이 제작한 반신상이 유명합니다. 하지만 표준영정으로 지정되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2019년 6월, 단종의 표준영정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지 2년 만에 100번째 표준영정으로 이름을 올린 겁니다. 여기에 단종 탄신 580주년을 맞아 의미를 더했습니다.

단종은 1441년 조선 5대 왕인 문종과 현덕왕후 권 씨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1450년 문종이 즉위하면서 세자에 책봉됐고, 1452년 12세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1455년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상왕으로 물러났습니다. 1457년 강원도 영월군 청령포로 유배된 단종은 아무 벼슬도 없는 서인(庶人)으로 강등됐고, 같은 해 10월 영월 관풍헌에서 17세에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로부터 240년이 지난 숙종 24년 임금으로 복위되긴 했지만,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운명의 왕으로 기록됐습니다.
 
단종이 유배 생활을 한 강원도 영월군 청령포. 〈사진=강원 영월군청 제공〉단종이 유배 생활을 한 강원도 영월군 청령포. 〈사진=강원 영월군청 제공〉

이번에 단종의 어진을 제작하고, 국가표준영정으로 지정받는 데에는 영월군의 역할이 컸습니다. 단종이 생의 마지막을 보낸 청령포는 지금도 영월군의 대표 관광지 가운데 한 곳입니다. 단종의 무덤인 '장릉'도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 산133-1번지에 있습니다. 장릉은 지난 2009년, 다른 조선왕릉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영월군은 단종 승하 후 장릉 제례와 민속신앙, 칡 줄다리기, 국장 재현 등을 통해 단종의 영면을 기원해 왔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스스로 '충절의 고장'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이번에 제작한 단종 어진은 장릉 안에 있는 단종 역사관에 영구 봉안해, 문화적 사료로 후대에 남기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이 늘어난 만큼, 현재 추진하고 있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발판으로도 삼을 계획입니다.
지난 5일 강원 영월군 장릉에서 단종대왕 한식 제례가 거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지난 5일 강원 영월군 장릉에서 단종대왕 한식 제례가 거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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