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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안구단] 잊혀진 영웅, '켈로 부대' 등 6·25 전쟁 비정규군도 보상 받는다

입력 2021-04-13 16:56 수정 2021-04-1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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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온라인 기사 [외안구단]에서는 외교와 안보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알찬 취재력을 발휘해 '뉴스의 맥(脈)'을 짚어드립니다.



인천에서 9킬로미터 떨어진 서해상 작은 섬 팔미도, 이 섬 위엔 국내 최초의 등대가 서 있습니다. 1950년 인천상륙작전 당시 연합군의 길잡이 역할을 한 등대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인천상륙작전 당시 팔미도 등대를 접수하는 임무를 맡았던 사람들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주한첩보연락처(Korea Liaison Office)'라는 뜻의 '켈로(KLO) 부대'가 바로 그들입니다.

 
'켈로부대' 등의 활약상을 다룬 영화 '인천상륙작전' 스틸컷'켈로부대' 등의 활약상을 다룬 영화 '인천상륙작전' 스틸컷



켈로부대는 1949년 미국 극동군 사령부가 운영한 한국인 특수부대입니다. 북한군으로 위장해 적지로 침투하는 역할을 맡아야 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부대원이 북쪽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주로 북한군으로 위장한 뒤 북한 지역에 침투해 북한군과 중공군의 정보를 빼오거나, 북한군 점령지역 항만을 봉쇄해 북한군과 중공군의 남하를 저지하는 특수임무를 맡았습니다. 위장을 위해 계급도, 군번도 없이 활동해야 했습니다.

◇'팔미도 등대 점등 작전' 등 주요 작전 주도
켈로부대의 활약은 팔미도 등대 점등 작전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전쟁 당시 중공군이 점령한 강원도 화천군의 '화천발전소 탈환 작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겁니다. 켈로부대는 이 지역에 투입돼 현장에 배치된 중공군의 대포와 전차가 유엔군 정찰기의 눈을 속이기 위한 가짜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곧바로 유엔군이 중공군 진지를 공습했고 화천발전소 탈환 작전에 성공했습니다.


 
6·25전쟁 당시 비정규군으로 첩보활동 등 특수임무를 수행한 '켈로부대' 대원들이 복장을 점검하는 모습6·25전쟁 당시 비정규군으로 첩보활동 등 특수임무를 수행한 '켈로부대' 대원들이 복장을 점검하는 모습

◇휴전 뒤 흐지부지 해체...'잊혀진 영웅들'
켈로부대원들은 전쟁이 끝난 뒤 그야말로 '잊혀진 영웅'이 됐습니다. 일부 부대원은 한국군 일반 병사로 재입대해 또 한번 군복무를 해야 했고, 켈로부대는 전쟁이 끝나고 흐지부지 해체됐습니다.

전쟁이 멈춘 뒤 70여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켈로부대' 등의 부대원과 유족이 정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국방부는 오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6·25 전쟁 전후 적 지역에서 활동한 비정규군 공로자 보상에 관한 법률안'이 공포됐다고 밝혔습니다. 법은 6개월 뒤부터 시행됩니다.

1948년 8월 15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적군 지역에서 비정규전을 수행한 켈로부대와 미 8240부대 등의 부대원과 유족은 오는 10월부터 보상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은 법 시행 후 2년 이내에 해야 합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 법의 적용을 받아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 부대원은 약 1만 8천명에 이릅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 법의 수혜 대상자가 대부분 80세 이상의 고령자"라면서 "시행령 등을 신속히 마련해 조기에 법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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