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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살인' 김태현 "필요하면 가족들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입력 2021-04-09 12:08 수정 2021-04-0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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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에서 일어난 스토킹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태현이 "피해자(큰딸)를 살해하는 데 있어 필요하다면 가족들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피해자 집으로 향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선 "피해자가 연락처를 차단하고 만나주지 않아 화가 나고 배신감을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다 취재진 요청에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다 취재진 요청에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노원경찰서는 9일 사건을 검찰로 송치한 후 취재진을 대상으로 수사 경과를 설명하며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게임을 하다 피해자를 처음 알게 됐고 이후 게임 내 채팅과 메신저 등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김씨가 피해자와 실제로 만남을 가진 건 지난 1월 초쯤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때 두 사람은 서울 강북구의 한 PC방에서 함께 게임을 했습니다. 이후 1월 23일 한 차례 더 만났을 땐 같은 게임을 하던 다른 두 사람까지, 총 네명이 저녁 식사를 함께했습니다. 경찰은 이 자리에서 김씨와 피해자 사이에 말다툼이 있었고, 이후 피해자가 연락하거나 찾아오지 말라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했음에도 김씨가 공중전화나 지인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지속해서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1월 말쯤 집 앞에 직접 찾아가기도 하는 등 스토킹을 한 거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김씨는 "내 연락을 피하는 이유를 듣고 싶었지만, 연락처를 차단하고 만나주지도 않으니 화가 나고 배신감을 느껴 범행을 계획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합니다. 또 "함께 게임을 한 사람들과 만든 단체 채팅방에서 자신에 대해 안 좋게 얘기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를 살해하겠다고 마음먹은 건 범행 일주일 전쯤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차례 범행 도구를 준비한 점, 인터넷상에서 (범행 관련 정보를) 검색한 점, 평소 잘 사용하지 않던 게임 닉네임을 사용해 대화하면서 피해자의 근무 일정을 알아낸 점 등의 정황을 봤을 때 일주일 정도 전부터 범행을 최종 결심하고 준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해 범행을 실행한 겁니다.
 
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다 무릎을 꿇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있다. 연합뉴스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다 무릎을 꿇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김씨는 또 다른 피해자인 동생과 어머니를 살해할 의도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초 범행 목표로 삼은 큰딸이 늦게 퇴근한다는 걸 알면서도 인근 마트에서 흉기를 훔쳐 집으로 들어갔고, 스스로 "필요하다면 가족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범행 후에는 피해자의 휴대전화 메신저에서 자신이 아는 사람과 대화한 내용 등을 확인하고, 또 친구 목록에서 피해자와 공통으로 아는 사람의 이름을 삭제하거나 차단했습니다. 이후 김씨는 자해를 하고 쓰러졌다가 깨어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 집에 있던 음료와 맥주 등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김씨의 심리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프로파일러 4명을 투입해 두 차례에 걸쳐 면담을 진행했고, 정신병력 관련 자료도 확보했지만 "아직 진술 내용을 분석 중이라 결론을 내리진 않았고, 질병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검찰의 추가 수사 과정에서 사이코패스 검사 등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김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살인과 절도, 특수주거침입, 경범죄처벌법위반(지속적 괴롭힘), 정보통신망침해 등 다섯개입니다. 경찰은 지속해서 피해자를 스토킹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스토킹 처벌법이 오는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라 김씨에게 적용하진 못했습니다.
 
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9일 오전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9일 오전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정민ㆍ송우영 기자 yunjm@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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