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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도부 총사퇴…국민의힘, 환호 속 '자만 경계령'

입력 2021-04-08 19:22 수정 2021-04-08 19:30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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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이번에는 정치권 파장을 짚어볼 텐데요. 민주당 지도부가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오늘(8일) 총사퇴를 결의했습니다. 도종환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는데요. 전당대회 일정을 앞당겨서 새 지도부 선출을 서두르기로 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사퇴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자신들이 승리한 거라고 착각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냈죠. 박준우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방금 들으신 곡은 마마무의 데칼코마니란 곡입니다. 사랑에 빠진 연인과의 첫 키스, 그리고 서로 데칼코마니처럼 닮아가는 과정을 담은 노래인데요. 데칼코마니, 어렸을 때 많이 해보셨을 겁니다. 먼저 반으로 접힌 종이의 한쪽 면에만 물감으로 무늬를 그려 넣죠. 그리고 그대로 종이를 반으로 접으면 반대편 면에도 같은 형태의 무늬가 대칭으로 나타나는데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의 결과를 보면서 사실 저는 데칼코마니가 떠올랐습니다. 1년 전 21대 총선과 정확히 반전되는 상황이 펼쳐진 건데요.

저번에 웃었던 민주당은 이번엔 울었습니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민주당 선거상황실에는 망연자실한 기색이 역력했는데요. 무거운 침묵 속에 취재진의 카메라 셔터 소리만 울렸습니다. 당 지도부는 20분 만에 자리를 떴죠. 어젯밤 긴급회의부터 오늘 오전 비공개 최고위, 의원총회까지 장고를 이어갔는데요. 결국 지도부가 모두 물러나기로 결정했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 저희의 부족함으로 국민들께 큰 실망을 드렸습니다. 오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합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들께서는 민주당에 많은 과제를 주셨습니다. 지도부의 총사퇴가 이러한 성찰과 혁신의 출발이 되길 바랍니다.]

선출직 최고위원의 임기는 원래 내년 8월 말까지입니다. 하지만 의원총회에서는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재보궐 선거 참패를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총사퇴 긴급 성명을 발표하면서 일렬로 나란히 고개를 숙였는데요. 지난해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듯합니다.

[황교안/당시 미래통합당 대표 (지난해 4월 15일) :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라가 잘못 가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우리 당이 국민께 믿음을 드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모두 대표인 제 불찰이고 제 불민입니다.]

미래통합당은 이후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돌입했었죠. 민주당도 곧바로 비대위 체제로 전환했는데요. 비대위원장은 도종환 의원이 맡기로 했습니다. 우선 이달 16일, 원내대표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고요. 16일부터는 신임 원내대표가 당권을 이어받아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전망입니다. 애초 다음달 9일로 예정됐던 전당대회도 다음달 2일로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최인호/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지도부 총사퇴의 진정성을 살리기 위해, 최대한 신속하게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선거를 실시하기로 하였습니다. 앞으로 원내대표 선거와 전당대회 과정에서 의원들과의 소통, 당원들과의 소통을 전면화할 것입니다.]

반대로 1년 전 눈물 지었던 국민의힘은 활짝 미소지었습니다. 개표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닌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로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는데요.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출구조사에 나타난 이 수치를 볼 거 같으면 민심이 폭발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래서 국민의 상식이 이기는 선거가 아니었나 하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김 위원장 말에서 드러나듯 시민들이 야당이 내건 '정권 심판론에' 손을 들어줬다고 본 겁니다. 사실 지난해 총선에서도 야당은 문재인 정권의 독주를 견제해달라며 '정권 심판론'을 띄웠었죠. 하지만 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K방역의 성과에 정권 심판론은 묻히고 말았는데요. 민주당은 이번엔 네거티브 공세에 좀 더 열을 올리긴 했지만요. 지난 총선의 큰 무기였던 K방역의 성과도 재활용했었는데요.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 5일) : K주사기로 백신 접종의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세계) 4위로 올라선 데는 K백신 주사기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데…]

여당 입장에선 지난 총선 때 약이었던 K방역이 이번 재보궐에선 오히려 독이 됐다고 할까요. 영국과 이스라엘 등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빠른 속도로 진행돼 집단면역을 눈 앞에 두고 있죠. 반면 백신 확보가 늦은 우리나라는 접종률이 3%에도 못 미치는 실정입니다. 지난번 실패했던 정권 심판론이 이번엔 통하고, 지난번 먹혔던 K방역이 이번엔 발목을 잡은, 정확히 대비되는 상황인 셈입니다.

민주당은 비대위 체제가 시작됐는데 국민의힘은 끝을 고했습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오늘 사퇴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한쪽은 쓸쓸한 퇴장, 다른 한쪽은 당당한 퇴장이라고 하면 될까요.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그때 제가 약속했던 것은 국민의힘이 다음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있을 만한 여건을 확립하면 언제든 주저 없이 물러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국민 여러분의 압도적 지지로 서울과 부산 재·보궐 선거를 승리함으로써 정권 교체와 민생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저는 이제 자연인의 위치로 돌아갑니다.]

1년 동안 자신이 수권 정당이 되기 위한 어느 정도의 기반을 닦은 것이라고 자평한 겁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번 승리를 무엇보다 승리에 도취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기고만장하지 말고 고개를 숙이라는 건데요. 민주당 지도부가 고개를 숙인 것과는 다른 의미로 말이죠.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를 국민의 승리로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승리한 것이라 착각하면서 개혁의 고삐를 늦춘다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정권 교체와 민생 회복을 이룩할 천재일우의 기회는 소멸될 것입니다.]

이런 김 위원장의 뜻을 알았는지 국민의힘은 환호 속에서도 겸손 모드를 강조했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는 국민의힘이 잘한 게 아니라 반사이익을 누린 것일 뿐이란 거죠. 주호영 원내대표도 경거망동해선 안 된다며 고삐를 좼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이 잘해서 국민의힘이 예뻐서 지지한 것이 아니다. 민주당 정권이 워낙 민심과 어긋나는 폭정을 하기 때문에 심판한 것이다. 그러니 승리에 도취되지 말고 정신 바짝 차리고 더 낮은 자세로 더 열심히 하라는 충고를 많이 받았습니다.]

초선 의원들도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 56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당을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김예지/국민의힘 의원 : 결코 우리 당이 잘해서 거둔 승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김형동/국민의힘 의원 : 승리에 취하지 않고 묵묵히 나아가겠습니다.]

초선 의원들은 "구시대의 유물이 된 계파 정치를 단호히 거부하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한 팀이 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는데요.

고개를 숙인 곳은 또 있습니다. 바로 청와대인데요.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선거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습니다.

[강민석/청와대 대변인 :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입니다. 더욱 낮은 자세로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습니다. 코로나 극복,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 부동산 부패 청산 등 국민의 절실한 요구를 실현하는 데 매진하겠습니다.]

지난 1년 전과 데칼코마니처럼 뒤바뀐 처지에 놓인 여야, 앞으로 어떤 정국이 전개될지 잘 챙겨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발제 정리합니다. < 1년 만에 뒤바뀐 여야…여당은 비대위, 야당은 포스트 김종인 체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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