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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안구단] 잇단 경계 실패로 국방개혁 차질?....."육군 8군단 해체 연기 검토"

입력 2021-04-07 17:04 수정 2021-04-07 17:06

당초 국방개혁2.0에 따라 3군단과 통·폐합 예정
'헤엄 월남' 등 경계 실패·연합훈련 결과 부진에 '일단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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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국방개혁2.0에 따라 3군단과 통·폐합 예정
'헤엄 월남' 등 경계 실패·연합훈련 결과 부진에 '일단 연기'



*JTBC 온라인 기사 [외안구단]에서는 외교와 안보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알찬 취재력을 발휘해 '뉴스의 맥(脈)'을 짚어드립니다.


국방개혁 2.0 계획에 따라 올해 말 해체될 예정이었던 육군 8군단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연말 해체 수순을 밟고 예하 일부 사단이 3군단으로 편입될 예정이었지만, 그 시기가 일단 연기된 겁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오늘 JTBC와 통화에서 "8군단의 해체 시기를 당초 계획했던 올해 말에서 2023년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직 정확한 시기와 방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 시점에서 8군단을 해체하는 것은 군 전력과 동해안 경계 작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별들의 무덤' 22사단, 잇단 경계 실패에 '정밀 진단' 나서
국방부의 8군단 해체 연기 결정에는 관할 구역 내에서 발생한 잇따른 경계 실패가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국방부는 지난 2월 북한 남성이 바다를 헤엄쳐 넘어온 '헤엄 월남' 사건 이후 지난달부터 8군단과 예하 부대인 22사단에 대해 고강도 정밀진단 작업을 벌여 왔습니다. 진단 작업은 22사단의 병력 및 부대구조, 작전 책임구역 범위,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성능 진단 등 다각도로 이뤄졌습니다. 당시 국방부 국방개혁실 소속 전문가들은 22사단과 상급 부대인 8군단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진단 결과, 전방 철책과 해안 경계를 동시에 담당해야 하는 22사단 및 8군단의 임무 특성상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는 결론을 내렸고, 8군단 해체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특히 군의 경계가 잇따라 뚫린다는 비판이 있는 상황에서 8군단을 해체할 경우 군 전력 약화의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걸로 보입니다.

 
육군 장병들이 강원도 전방 철책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육군 장병들이 강원도 전방 철책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당초 8군단 해체 계획은 지휘체계를 단순화해 현역병 감소에 대비하고 대신 첨단 과학화 경계 시스템 강화 등을 목표로 하는 국방개혁 2.0의 일환으로 추진돼 왔습니다.
그런데 이 계획대로 8군단을 해체하면서 예하의 23사단본부를 없애면 자연스레 남아 있는 22사단의 책임 구역과 경계 부담은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겁니다.

안 그래도 22사단은 관할 구역 내에서 발생한 각종 사건 사고 때문에 역대 사단장 7명이 줄줄이 보직 해임돼 '별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데 경계 범위를 지금보다 더 늘리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입니다. 22사단은 지금도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와 GOP 등 전방 철책과 해안 경계 구역이 100k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8군단 해체 시나리오 적용한 한미연합훈련 결과 부진
국방부가 8군단 해체를 연기한 데는 지난달 있었던 한미연합훈련의 결과도 일부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한미 양국군의 연합 지휘소 훈련 훈련에선 당초 올 연말로 예정된 8군단과 3군단의 통폐합 상황을 처음으로 작전 시나리오에 적용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전력에 큰 차질을 빚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남침 상황을 가정한 방어 훈련 뿐 아니라 반격 훈련 단계에서도 다른 군단에 비해 반격 속도가 늦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이번 8군단 해체 연기 결정은 국방부가 당장의 개혁보단 '안정'을 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예 기간을 갖게 된 만큼 그 사이 효율적인 군 구조 개편에 대한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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