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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실뱀장어 씨 말리는 '괴생명체'의 실체

입력 2021-04-0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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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마다 이맘때면 한강 하류에선 이유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 때문에 소동이 일곤 합니다. 끈처럼 생긴 벌레가 그물에서 쏟아져 나오기 때문인데요. 올해는 그 양이 더 늘었다고 하는데 염분의 차이 때문이다, 아니다, 수질이 나빠진 탓이다, 그 이유를 몰라서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이예원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한강 하류 행주대교 아래 선착장입니다.

실뱀장어를 잡으려 준비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어민들 표정이 어둡습니다.

[김홍석/행주어촌계 어민 : 모든 고기는 다 죽어요, 닿으면. 고기가 색깔이 변해 버려.]

닿는 고기마다 죽게 한다는, 끈벌레 때문입니다.

길이 20cm 정도의 끈벌레는 자극을 받으면 표면에서 점액질을 분비해 작은 어류를 마비시켜 죽게 만듭니다.

우리나라에선 2013년 한강 하류에서 처음 보고됐는데, 해마다 출몰한다는 게 어민들의 설명입니다.

직접 배를 타고 강으로 나가봤습니다.

[임모 씨/어민 : 어제 실뱀장어 그물을 문을 막았다가 열어 놓은 것에 (실뱀장어가) 얼마나 들었나 보러 나가는 중입니다.]

고양 행주대교와 김포 신곡수중보 사이에 오니, 그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민 : 이제 시작하는 거예요. 푸는 거예요. (건져 올리시는 거예요?) 네.]

그물을 건져, 나뭇가지와 쓰레기를 치웠더니 실뱀장어보다 끈벌레가 먼저 손에 잡힙니다.

이쪽을 보시면 이렇게 투명한 색으로 움직이고 있는 게 실뱀장어입니다.

배 바닥을 한 번 보실까요.

그물에서 분리해놓은 이 물체가 바로 끈벌레인데 이렇게 계속 꿈틀꿈틀 움직이고 있습니다.

두 번째에도, 세 번째에도 나뭇가지와 컵라면 용기같은 쓰레기를 치우니, 꿈틀거리는 끈벌레가 보입니다.

실뱀장어에 닿기 전에 어민이 서둘러 떼어 냅니다.

[어민 : 이거 빼 놓고. 이게 끈벌레예요. 얘네(실뱀장어)는 치어라 이만해서 (끈벌레가) 닿았다 하면 죽어요. 하얘져가지고.]

지금 어민들이 네 번째 그물을 걷어올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실뱀장어가 얼마나 잡혔을지 보겠습니다.

[어민 : (지금은 좀 어떠세요?) 두 마리네. 이건 아니고. 이건 빙어.]

지금은 그나마 적은 편입니다.

한강에 물이 많을 때면, 끈벌레가 이보다 훨씬 더 많이 나온다고 말합니다.

어민들이 일주일 전 촬영한 영상입니다.

폐사한 하얀 실뱀장어가 가득 담긴 통에 붉은 끈벌레들만 살아서 꿈틀거립니다.

어민들은 서울시의 서남, 난지 하수처리장 때문에 끈벌레가 급격히 늘었다고 주장합니다.

[심화식/한강살리기어민피해비상대책위원장 : 지금 방금 뜬 물이 이 한강 물인데요. 거의 하수처리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물인데요. 그물 하나에 보통 끈벌레가 5㎏ 정도 걸리고 많을 때는 10㎏까지 걸립니다.]

행주대교와 인접한 방화대교로 와봤습니다.

저기에 안내판이 있는데요.

물재생센터에서 처리된 하수를 배출해 한강으로 합류하는 지점이라고 써 있습니다.

어민들은 바로 이 하수 때문에 끈벌레가 출몰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충분히 정수를 해서 물을 배출하고 있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시 관계자 : 한강에 저희 하수처리장이 최초에 70년대부터 생겨가지고 개량을 계속했었습니다. 과거의 수질보다도 굉장히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가 좋아졌고…]

2016년 고양시의 의뢰로 진행된 연구에선 해당 구역의 '염분 농도'를 이유로 꼽았습니다.

보고서를 보면, 행주어촌계 조업구역의 소금 농도가 끈벌레가 서식하기 알맞다는 겁니다.

하지만 왜 끈벌레가 급격히 늘어났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대책이 시급하다고도 지적했지만 아직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어민 주장처럼 정부가 수거하기도 어렵습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 : 자연상태 내에서 유해를 미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나 데이터는 현재까지 없는 상황입니다. 생태교란종으로 지정하긴 어려운 상황으로, 이런(수거) 부분들까지 논의하기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민들 속은 타들어갑니다.

[심화식/한강살리기어민피해비상대책위원장 : 저희가 2013년부터 녹조 끈벌레 기형물고기 관련해서 민원을 100번씩 넣고 그랬음에도 누구 하나 책임질 사람이 없고…]

한강 어민들이 끌어올린 끈벌레가 이렇게 실뱀장어와 뒤엉켜 곳곳에 버려져 있습니다.

원인을 밝혀달라는 어민들의 요구와 확인 됐다는 지자체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사이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더 피해가 커지기 전에 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요.

(화면제공 : 행주어촌계)
(VJ : 최효일 / 영상디자인 : 김지연 / 인턴기자 : 이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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