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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사전투표 '묵묵부답'…김종인 '별자리'는 마크롱?

입력 2021-04-02 19:24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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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취임 뒤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섰습니다. 부친과 함께 사전투표에 나선 건데요. 당초 예상과는 달리 기자들의 질문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다만 오늘(2일) 공개 행사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늘 사전투표에 참여했습니다.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였는데요. 아버지를 부축하고 투표장에 들어섰습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 보시다시피 아버님께서 기력이 전 같지 않으셔서…]

투표소 인근에는 지지 인파도 몰렸는데요. 박수와 환호로 윤 전 총장을 반겼습니다. 지난달 4일 총장직에서 물러난 뒤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섰죠. 취재 경쟁도 치열했는데요. 기자들의 질문엔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 (재보궐 선거 사전투표 선택 하셨는데 첫 공식일정으로 혹시 이유가 있으신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오늘 행보를 저희가 대권행보로 해석해도 괜찮을까요?) …]

윤 전 총장 측이 밝힌 침묵의 이유는 이랬습니다. "정치적 의사표현이나, 투표 촉구 등 정치적 행위는 정당인도 아닌 일반인 입장에서 자제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 이렇게 생각했다면, 왜 사전투표 일정을 굳이 언론에 알렸는 지 의문입니다. 정당인인 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조차 별도의 일정공개 없이 조용히 투표를 마쳤습니다. 게다가 정치적 의사표현과 투표촉구는 자제하는 게 맞다라? 이미 언론을 통해 이런 입장을 냈었죠. 이번 재보선은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라며 "투표해야 바뀐다"고 말입니다.
이번 투표를 앞두고, 현직 검사가 직언을 했었죠? 전직 검찰총장으로서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생각해달라는 건데요. 아무래도 윤 전 총장 입장에선 부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윤 전 총장의 사전투표 공개를 놓고, 정치권의 해석은 엇갈렸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사전투표 해야죠, 그런데 그 일정을 기자들에게 알린다는 것 자체는 이제 정치적인 행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저는 그렇게 해석합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내가 보기에 윤석열 전 총장이 사전투표 한다는 그 자체가 무슨 커다랗게 무슨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나는 보지 않아요.]

윤 전 총장의 행보가 정치행위인지 아닌지 따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합니다. 이미 국민들은 유력 대선주자로 생각하고 있죠. 오늘 나온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윤 전 총장이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나란히 1위에 올랐습니다. 야권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굳힌 모습입니다. 국민들에게 윤 전 총장은 이미 '상수'입니다. 서울 시민 10명 가운데 6명이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를 점쳤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3개월 전 조사 때보다 출마할 거란 전망이 두 배로 올랐습니다.

윤 전 총장 지인들도 대선 출마를 '상수'로 보는 듯합니다.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들, 이른바 '윤석열 전기' 제작에 한창이라고 하는데요. 집필 작가를 도와 자료를 모으는 중이라고 합니다. 책에는 유년 시절의 일화는 물론이고, 총장시절 문재인 정부와 빚었던 갈등 상황도 담길 거라고 하는데요.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 '갈등'에 주목했습니다. 윤 전 총장을 '공정'이란 시대의 아이콘을 만든 힘이 여기에 있다는 겁니다. 최근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부동산 내로남불'을 혁파하겠다고 고개를 숙였죠?

[김태년/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어제) : 내로남불 자세도 혁파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개혁의 설계자로서 스스로에게 더 엄격하고, 단호해지도록 윤리와 행동 강령의 기준을 높이겠습니다.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천명했던 초심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이 '내로남불', 부동산 문제만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CBS ' 김현정의 뉴스쇼') : 완전히 내로남불이었잖아요. 그러면서 검찰을 오히려 범죄를 턴 게 아니라 검찰을 털잖아요. (윤석열 전 총장이) 탄압받는 내용이 '이 사람이 일관되게 정의를 실천하려고 했다. 공정의 정신을 일관되게 관철하려고 했다'하는 것이 저는 시대정신과 맞았다고 보고, 그래서 일종의 공정 메신저, 공정을 상징하는 이런 인물이 된 것 같습니다.]

사실 공정이란 가치. 보수와 진보로 나눠 따질 문제가 아니죠. 실제로 윤 전 총장의 칼날, 보수와 진보를 따지진 않은 듯합니다. 이런 윤 전 총장에게 '제3의 길'을 가라, 훈수를 둔 분이 등장했습니다. 정치권에 때아닌 별빛을 내리기도 했죠.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입니다.

여기에 '별의 순간'을 맞은 '별'석열도 있죠? 별을 예언했던 김 위원장이 이번엔 '별자리'를 그렸습니다.

[김종인 (음성대역) : 우리 정당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지난번 프랑스 마크롱이 성공한 예가 뭐냐. 국민이 양당에 짜증을 낸 거다. 마크롱의 등장으로 두 지배 정당이 망가졌다. 윤 전 총장이 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지난 2017년 프랑스 대선에서 승리한 마크롱 대통령. 그동안 프랑스를 양분했던 공화당과 사회당이 아닌, 신생 정당 후보로 출마해 대권을 거머쥐었습니다. 마크롱의 전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한때 꿈꿨던 모델이기도 합니다.

[안철수/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 (2017년 4월) : 프랑스 대선에서 마크롱 돌풍이 불고 있습니다. 마크롱은 원내 의석 하나도 없는 신생 중도정당 후보입니다. 그런데도 프랑스의 60년 양당 체제를 무너뜨렸습니다. 우리 대선에서도 국민들께서 그 같은 대변혁을 만들어 주실 겁니다.]

지난 총선 때까지도 마크롱의 꿈을 버리지 않았는데요. 이때도 김 위원장은 안 대표를 혹평했었죠?

[김종인/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해 2월 11일) : 안철수 같은 분이 마크롱 같은 역할을 하려고 했으면 2011년에 자기가 처음에 안철수라는 이름이 떴을 적에 그때 국민의 지지도도 상당했잖아요. 그때 나라를 어떻게 해야 되겠다는 소위 비전을 갖고 나왔으면은 아마 성공했을지도 몰라요. 이제 와서 갑작스럽게 마크롱 정신을 내가 한번 받들어봐야 되겠다, 그래서 뭐가 이루어진다고 나는 보지는 않습니다.]

요즘 안 대표는 양대 정당 가운데 하나인 국민의힘에 공을 들이고 있죠? 마크롱의 길은 포기한 듯한데요. 아무래도 안 대표의 '마크롱'은, 지지자들이 만들어준 '마카롱'의 추억으로 남겨야할 듯싶습니다.

윤 전 총장 입장에선 김 위원장이 제시한 '별 자리', 마크롱의 길.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윤 전 총장에겐 도긴개긴일 수 있겠죠? 그런데, 이른바 이 제3지대. 김 위원장 본인이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달 10일) : '제3지대'라는 게 우리가 과거에 제3지대론을 얘기를 많이 했지만 제3지대론을 가지고 성공한 예가 없어요.]

오는 7일 재보선이 끝나면 국민의힘을 떠나는 김 위원장. 뭔가 복안이 있는 듯싶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일정만 공개? 윤석열 사전투표 '묵묵부답'…김종인 '별자리'는 마크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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