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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은 성만 있어서 이름 준 것"…일 '왜곡 교과서' 보니

입력 2021-03-31 19:53 수정 2021-03-31 20:06

창씨개명 미화…임나일본부설까지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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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씨개명 미화…임나일본부설까지 기술

[앵커]

일본의 교과서 문제를 다뤄 보겠습니다. 이 문제가 더 심각한 건 학생들에게까지 왜곡된 역사관을 주입하기 때문입니다. 어제(30일)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들의 왜곡은 비단, 독도나 위안부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JTBC 취재 결과, 한 중학교의 역사 교과서는 일제 강점기의 창씨개명을 미화하고 일본이 고대 한반도의 남부를 지배했다는 내용을 실었습니다. 그런데도 버젓이 검정을 통과했습니다.

윤설영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유샤의 중학교 역사 교과서, 일제강점기 창씨개명에 관한 설명입니다.

조선인은 김, 이, 박 같은 성만 갖고 있어서 조선총독부가 새로운 씨, 즉 일본식 이름을 줬다며 이를 강제하진 않았다고 쓰여있습니다.

또 일본어와 한글을 함께 가르쳤다며 교육보급에 힘썼다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일제의 황민화 정책이 문명화 교육으로 탈바꿈한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391년 왜가 백제, 신라를 점령했으며 한반도 남부의 군사적 지배권을 인정받았다고 쓰여있습니다.

학계에선 이미 폐기된 임나일본부설에 입각한 억지 주장입니다.

임진왜란은 '조선 출병'으로, 태평양 전쟁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대동아전쟁'이었다고 미화하고 있습니다.

진주만 공격으로 화염에 휩싸인 미국 전함 애리조나호의 사진도 실렸습니다.

[이신철/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공동운영위원장 : 제국주의 식민지배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식민국가 발전에 기여했다는 인식을 아주 교묘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지유샤 역사교과서는 일본회의 등 우익 인사들이 참여해 집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즈키 도시오/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워크21 사무국장 : 아베 정권에서 교과서 내용에 대한 개입이 강해진 가운데, 정부의 견해나 정부가 생각하는 사건의 옳고 그름은 정부가 정하겠다고…]

이 교과서는 지난해 결함이 무려 405곳이나 지적돼 검정에서 탈락했다가 이번에 재신청을 했습니다.

이번에도 83곳을 수정하고서야 겨우 합격했습니다.

다만, 우익교과서의 현장 채택률은 대단히 낮습니다.

지난해 검정을 통과한 또 다른 우익교과서 이쿠호샤의 역사 교과서는 전국 중학교 가운데 단 2곳만이 채택했습니다.

그러나 왜곡투성이 우익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한 것 자체가 일본 사회의 우경화를 보여주기 때문에 위험성을 과소 평가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환 / 영상그래픽 :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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