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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검증] 박영선 vs 오세훈…"누가 돼도 서울은 공사판"

입력 2021-03-30 20:08 수정 2021-03-30 23:13

JTBC·경실련 공동기획 공약검증 ① 부동산·도시개발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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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경실련 공동기획 공약검증 ① 부동산·도시개발 공약

[앵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후보들이 어떤 행정을 펼치려 하는지입니다. 그래서 JTBC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함께 박영선·오세훈 후보의 공약을 점검했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 스물네 명이 두 후보의 공약을 놓고, 얼마나 필요한지, 얼마나 구체적인지, 또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 평가했습니다. 첫 번째 순서로 부동산 공급과 도시개발 공약을 짚어 봤습니다. 평가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토목 공약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어서 둘 중에 누가 당선이 돼도 서울이 온통 공사판이 되지는 않을지 걱정했습니다.

전다빈·박유미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대규모 공급, 임대주택, 주거개선, 교통편의

여야 후보 모두 공급과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비슷해 보이는 공약 속 숨은 차이 짚어봤습니다.

일단 두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의 기조는 공급이라고 말합니다.

여당의 박영선 후보가 현 정부가 걸어온 길과 다른 길을 택하면서 두 후보가 비슷해진 겁니다.

특히 장기임대주택을 지금보다 더 늘리겠다는 점도 두 후보가 같습니다.

생각이 갈리는 건 어떻게 땅을 마련할지입니다.

박영선 후보는 노후 임대주택 단지 등 공공이 갖고 있는 땅을 재개발하면 된다고 합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평당 1000만원 '반값 아파트'를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분양해 드리겠습니다.]

반면 오세훈 후보는 민간재건축·민간재개발의 기준을 완화해주면 땅 마련도 다 해결된다고 합니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 상생주택인데요. 민간이 토지를 제공하고 공공이 (임대)주택 건설을 해서…]

전문가들의 평가는 어떨까.

박 후보에 대해선 '비현실성'을, 오 후보에 대해선 '민간 특혜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백인길/도시개혁센터 이사장 : (박 후보 공약은) 재원 대책이 없다는 것이에요. 비현실적이고. (오 후보 측은) 집 가진 사람이 자산을 키우는 효과를 나타내겠죠. 그게 특혜라는 거죠.]

주거환경과 교통편의를 높이겠다는 공약도 두 후보 사이에 공통점이 많습니다.

두 후보 모두 청년 주거비 월 20만 원의 지원을 공약한 게 대표적입니다.

다만 주거환경의 질을 어떻게 높일지를 놓고선 구상이 갈립니다.

그런데 그 방식이 박 후보는 시 주도, 오 후보는 또 다시 민간 주도입니다.

박 후보는 주택 개선 비용을 지원을 약속했고, 오 후보는 소규모 토지를 보유한 주인에게 재개발 혜택을 주면 질 좋은 주택이 늘어날 거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부동산과 붙어다니는 교통분야 공약에서도 1호선 지하화처럼 판박이 공약이 눈에 뜁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과연 현실화할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남은경/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국장 : 늘 선거 시기면 나오는 공약들인 거 같고, 실제로 여태까지 되지 않은 건 앞으로도 실현되기 쉽지 않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선별해서 봐야…]

이 분야 공약에 대한 전문가들의 총평은 박 후보는 공공성 측면에서 더 적극적이고, 다양한 주택공급이란 면에선 오 후보가 조금 더 구체성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동산 분야는 사실 임기 1년짜리 시장이 추진하기는 버겁습니다.

그러나 첫 돌을 놓는다는 의미에서 연도별 세부계획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

박영선 후보의 대표 공약은 '21분 생활권 도시'입니다.

21분 안에 일과 복지, 그리고 여가가 가능하도록 서울을 재편하겠단 겁니다.

대규모 건설사업이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박 후보는 여기 국회의사당에서 동여의도로 향하는 도로를 지하로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대신 이곳엔 넓은 공원을 만들고 수직정원 형태의 '스마트팜'을 만들겠단 겁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 1월 26일) : 시민들은 수직정원 스마트팜에서 운동하고 채소를 가꾸면서 삶, 먹거리, 운동, 헬스케어를 동시에 해결하고…]

첨단의료 혁신단지, 블록체인 스타트업 밸리 등 권역별 공약들도 포함해 추가로 건설이 이뤄져야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란 점에서 우려가 나옵니다.

[윤순철/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 '21분 도시'는 직장하고 주거가 가까이 있어야 하는데,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서 그게 직주근접이 안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 가능할까…]

멈춰 있던 도시에 숨을 불어넣겠다는 오세훈 후보 공약도 뜯어보면 결국은 도시 개발에 방점이 찍혀있습니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 2월 25일) : 지난 10년간 고 박원순 시장이 이끌던 서울시는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수많은 천금과 같은 기회를 방치하거나 중단하거나 그대로 흘려보냈습니다.]

오세훈 후보는 제 뒤로 보이는 창동차량 기지를 돔구장과 지하복합몰로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창동역 일대를 개발해 북부수도권의 중심지로 만들겠단 겁니다.

이 밖에 경제거점벨트, 경제문화타운 등 오 후보의 권역별 공약도 대규모 건설 사업이 동반될 걸로 보입니다.

이렇게 두 후보의 공약이 토건분야에 집중된 건 부동산 가격 폭등과 LH 사태의 여파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하지만 그 쏠림이 너무 심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LH 사태, 부동산 가격 문제 때문에 두 후보가 너무 토건 문제에 집중하고 있고
서울시가 정말 몇 년 동안 공사장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들고요.]

(영상취재 : 최대환 / 영상디자인 : 배장근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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