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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은혜를 그렇게 갚냐" 가족들조차 안 믿고 '입막음'만

입력 2021-03-30 20:37 수정 2021-03-3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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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피해자들이 성추행 피해를 밝히기까지 길게는 15년이 걸렸습니다. 주변에 알리려 해도 가족들조차 믿어주지 않았고 오히려 '목사님 은혜를 그렇게 갚냐'는 '입막음'이 돌아왔습니다.

이어서 배양진 기자입니다.

[기자]

손때 묻은 성경과 참고서가 쌓여 있습니다.

B씨 4남매와 아버지, 조부모까지 일곱 식구가 살던 방입니다.

둘째와 셋째였던 B씨 자매는 이곳에서 알코올 중독이던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렸습니다.

A목사는 유일하게 의지할 대상이었습니다.

[B씨/언니 : 아동센터에서 반찬을 많이 하게 되면 남는 것들 싸가서 할머니, 할아버지 밥 차려 드리고…]

A목사의 친절 뒤엔 성범죄가 따라왔습니다.

[C씨/동생 : 말을 못 하잖아요, 부모님이 없으니까. 부모님 계신 아이들은 부르지도 않았어요.]

성추행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렸지만 돌아온 건 입막음이었습니다.

[C씨/동생 : (전도사가) 오더니 화를 내면서 너희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 마귀가 씌었다…]

같은 교회를 다니던 첫째 언니조차 말을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C씨/동생 : (첫째 언니가) 목사님이 너희를 용서해 주신대, 가서 사과를 드리라고… (결국) 목사님 방에서 죄송하다고 울면서 얘기했던 것 같아요.]

이후에도 A 목사의 성추행은 계속됐습니다.

JTBC 취재 결과 A 목사는 2012년에도 11세 여학생을 빈 방에 불러 추행했고, 이 일로 2017년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벌을 받았지만 취업제한 명령은 내려지지 않아, 2018년까지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했습니다.

A목사가 소속된 기독교 한국침례회는 징계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노경신/기독교반성폭력센터 사무국장 : 교회 내에서 성폭력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 당황스럽고, 쉬쉬하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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