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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안철수 정신나간 사람"…단일화 돼도 '화학적 결합' 어려울 듯

입력 2021-03-18 18:06 수정 2021-03-1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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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기에 그 사람은 정신이 이상한 사람 같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

국민의힘 김종인 위원장이 18일 오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 한 말입니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놓고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두 사람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우여곡절 끝에 야권 단일화를 이루고 재보궐 선거 이후 합당을 추진하더라도 양측의 '화학적 결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란 김 위원장의 발언은 이날 비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왔습니다. 기자들이 안 후보의 전날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같이 답한 겁니다.

안 후보는 17일 열린 '한국기자협회 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안 후보도 김 위원장을 이렇게 비판했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주최로 열린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주최로 열린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위원장님의 사모님이 제 아내와 이름이 같습니다. 그리고 또 정치적인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도 여의도에 많이 펴져 있습니다. 혹시 그분과 착각해서 그러신 것 아닌가…"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앞서 김 위원장이 안 후보를 향해 "어떻게 보면 떼를 쓰는 것 같다"고 했고, '안 후보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부인 김미경 교수에게 의존한다' 이런 취지의 비판이 오세훈 후보 측에서 나오면서 신경전이 이어진 겁니다.

김 위원장의 부인은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 안 후보의 부인은 김미경 서울대 교수입니다. 동명이인입니다.

김 위원장은 안 후보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뒤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데, 후보 단일화를 놓고 양 측의 갈등이 극에 달하자 이처럼 감정싸움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단일화 후 합당' 얘기했지만…'화학적 결합' 가능할까

문제는 안 후보가 '재보궐 선거 이후 합당' 뜻을 밝혔단 데 있습니다. 지난 16일 안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이 돼 국민의당 당원 동지들의 뜻을 얻어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합당에 앞서 자신이 야권 단일 후보가 되면 국민의힘과 통합선거대책위를 꾸리겠다는 구상도 내놨습니다. 안 후보의 말대로 단일화가 성사되면 공동선대위원장은 김 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안 후보 역시 TV 토론회에서 "제가 단일 후보가 되면 김 위원장을 찾아뵙고 도와달라고 부탁드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양 당이 함께 선거를 치르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합당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옵니다. 김 위원장과 안 후보의 감정의 골이 너무 깊기 때문입니다.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두 사람의 갈등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정치권의 분석도 나옵니다.

이런 갈등 탓에 야권 단일화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원로들도 나섰습니다. 당장 김무성 전 의원은 "두 후보가 만나서 합의하고 빨리 여론조사가 시행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19일 이후 단일화 협상은 선거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단일화 걸림돌이 되어온 김종인 위원장은 즉각 사퇴하라"면서 "두 야당 구성원들은 후보 단일화에 방해되는 상호비방, 인신공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국민의힘 김무성 전 의원과 폭정종식 비상시국연대 공동대표인 이재오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18일 야권 후보 단일화 촉구와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국민의힘 김무성 전 의원과 폭정종식 비상시국연대 공동대표인 이재오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18일 야권 후보 단일화 촉구와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일부 현역 의원들도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김 위원장 본인 정신이 이상해진 것 아니냐"면서 "단일화 협상 타결을 막고 있는 사람이 김 위원장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무소속 윤상현 의원도 "김 위원장은 현재 제1야당의 당수를 넘어 야권의 큰 어른이 되어야 한다"며 "만약 단일화 협상단이 제대로 협상 역할을 다하지 못할 경우, 이를 중재해 조정해줄 묵직한 중심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상한 사람" 발언에 안 후보 측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고 있진 않습니다. 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묻자 별다른 말 없이 한숨만 쉬었습니다. 또 다른 국민의당 관계자는 "단일화 과정에서 각자 역할론에만 충실하면 되기 때문에 감정 상할 일은 없다"면서도 "되레 지지자나 당원들의 마음이 상했을까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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