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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밥, 저도 줄게요"…보도 이후 1천개로 늘어난 선한 영향력ㅣ한민용의 오픈마이크

입력 2021-03-13 20:11 수정 2021-03-1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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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저희 보도 이후 멋진 변화가 있었습니다. 오픈마이크는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굶지 말고 사먹으라고 주는 '급식카드'의 문제점을 연속 보도해드리고 있는데요. 지난주는 급식카드만 주고, 돈도 조금 주고 카드 쓸 음식점도 편의점 말고는 별로 안 만들어주면 어떡하냐고 아이들 밥 내가 그냥 먹이겠다는 사장님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보도 이후, '나도 같이하자'며 수백 명의 사장님이 손을 들어줬습니다.

오픈마이크에서 담아왔습니다.

[기자]

[오인태/식당 운영 (JTBC '뉴스룸') : (댓글 중에) 요즘 대한민국에 굶는 애들이 어디 있어요, 가장 그게 저한테 상처가 됐던 말인데. 많아요, 진짜 많아요. (정부가) 안 해주니까, 저희가 하는 거예요. 안 해주니까.]

취약계층 아이들의 밥, 나라가 안 주면 나라도 주겠다며 '선한영향력가게'라는 이름으로 뭉친 사장님들.

지난주 JTBC 보도 직후, '선한영향력가게' 홈페이지는 바로 마비됐습니다. '나도 아이들의 이모, 삼촌이 돼 주겠다'며 수백 명의 사장님이 손을 들어줬기 때문입니다.

[오인태/식당 운영 : 총 한 300개 조금 넘게 신청해주신 것 같아요. (엄청 는 거네요, 진짜로.) 그렇죠. 엄청 늘었죠. 놀랐어요, 진짜.]

코로나로 자영업자들이 특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예상치 못한 결과였습니다.

[오인태/식당 운영 : 전혀 예상 못 했어요. 워낙 지금 힘드니까요. 저희 '선한영향력가게' 동행하셨던 분들도 폐점 수가 어쨌든 100자리 되니까.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함께 하겠다고 나서준 사장님들을 만나 보니, 선한 영향력은 전파를 타고 전국 곳곳으로 퍼져나간 듯 합니다.

[김연수/카페 운영 : JTBC 오인태 사장님이랑 인터뷰하신 걸 보고, 진짜 말 그대로 선한 영향력이더라고요. 그래서 나도 좀 도움이 되고 싶다, 이 친구들한테.]

점심 시간인데도 손님이 몇 명 없을 정도로 매출이 줄었지만, 그래도 아이들 먹일 정도는 된다고 웃습니다.

[김연수/카페 운영 : 저 배부르고 돈 많이 벌 때까지 기다리면, 그럼 그동안 그 친구들은 계속 쫄쫄 굶어 있어야 하잖아요. 저희 샌드위치, 생각보다 맛있으니까 와서 많이 먹었으면 좋겠어요.]

꽃집 사장님은 예쁘게 포장한 작은 꽃다발을 아이들에게 지원해주고 싶다며 손을 들었습니다.

꽃이 아이들의 배를 채워주진 못해도, 가슴만은 채워줄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황운설/꽃집 운영 : 얼마 전 오픈마이크에서 꼭 음식에 국한되지 않더라도 다양한 업종의 분들이 많이 참여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이 이걸 보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특히 5월 어버이날, 아이들의 효심을 지원해주는 든든한 이모가 돼주고 싶습니다.

[황운설/꽃집 운영 : 어버이날 카네이션 사러 온 애들이 되게 많거든요. 부모님한테 선물을 주려고 와가지고 한 송이를 포장하는데 그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아이들도 많이 봐가지고. 그냥 눈치 보지 않고 저희 가게로 와서 받아 갔으면 좋겠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함께 하고 싶다는 사장님들의 문의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인태/식당 운영 : 경남 쪽에서 중국집협회, 사장님들 모여 계신 데가 있나 봐요. 100명 정도가 한번에 가입을 하고 싶다…]

급식카드 제도가 아예 없는 '전남과 제주' 지역 사장님들은 직접 카드를 만들어, 밥 먹일 아이들을 찾아나서고 있습니다.

전남의 삼겹살집 사장님도, 제주도 밀면집 사장님도 아이들을 위한 'VIP 카드'를 손수 만들었습니다.

[류재수/식당 운영 : 고민한 끝에, 자체 명함사이즈 크기로 해갖고 VIP 카드를 만들어서 주변 5개 동사무소에다가 배분을 해가지고, 복지담당자한테 그 불우한 청소년이나 가정이 있으면 나눠주라고…]

[정원준/식당 운영 : 또래 아이들은 부모님이랑 관광 와서 그렇게 보내는데, 제주도에 살고 있는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은 끼니를 걱정하고 이런 현실이 참 가슴 아팠었거든요.]

어떻게든 아이들 밥 만큼은 잘 먹이려는 사장님들.

이제 전국에 1천 명이나 모였으니, '코로나로 사장님도 힘들 텐데'라는 괜한 걱정은 접어두고 편하게 와달라는 말을 아이들에게 전합니다.

[오인태/식당 운영 : 전국에 1000분이 넘는 분들이 너희들을 기다리고 있으니까 진짜 편하게 와서 정말 편하게 먹고… 그리고 항상 우리가 부탁하는 것 중에 하나인데, 쭈뼛거리고 들어오거나 눈치를 안 봤으면 좋겠어.]

(영상그래픽 : 한영주 / 연출 : 홍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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