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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썰]포틴저가 뿌린 '50억 달러 방위비' 파워포인트 자료...1년 넘게 끌 수 밖에 없던 이유는?

입력 2021-03-12 19:22 수정 2021-03-1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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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한·미 방위비 협상이 18개월 만에 타결됐습니다. 하지만 타결이 어렵사리 된 이후에도 뒷말이 많습니다. '결국 퍼주기 한 건 똑같다', '트럼프가 바이든 좋은 일 시킨 거다' 등 비판적인 시각이 대부분입니다. 다만 이제라도 한·미 간에 '걸림돌' 하나가 제거된 건 분명 다행입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 46일 만에 속전속결로 이뤄진 건데요. 대체 그동안 '걸림돌'이 왜 이렇게 오래 갔던 건지 내막을 들여다봤습니다.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해 우리 측 정은보 대표와 미국 측 도나 웰튼 대표가 회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외교부 제공〉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해 우리 측 정은보 대표와 미국 측 도나 웰튼 대표가 회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외교부 제공〉


◇포틴저가 내민 '50억 달러 파워포인트'
2019년 7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 일행이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입니다. 우리 측 인사들과의 면담에서 당시 백악관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던 매슈 포틴저 전 부보좌관이 파워포인트 자료 하나씩을 건넸다고 합니다. 우리 측 인사들은 미국 인사들이 '친절하게' 건넨 파워포인트 자료를 살펴보고 한마디로 '뜨악' 할 수밖에 없었다는데요. 자료에는 방위비 협상안을 총 50억 달러로 정해놓고, 새로운 항목들을 여러 개 만들어서 50억 달러에 짜맞춘 그래프도 있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50억 달러를 받아내기 위해 온갖 항목들을 만들어냈다는 것이지요. 이런 과도한 요구가 계속되자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협상을 중단하자'고 했다고 합니다.

◇결국은 퍼주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수했던 50억 달러를 막아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협상은 그리 긍정적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올해 이후 2025년까지 매년 '물가상승률'이 아닌 '국방비 증가율'만큼 더 올려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가상승률은 매년 1~2% 정도이지만 국방비 증가율은 평균 연간 6% 정도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2025년에 우리가 내야 할 돈은 약 1조 5천억 원에 가까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러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라고 했던 돈이나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퍼주기 협상'을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겁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앞으로 국방비 증가율이 평균 6%에 못 미칠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 국방비 증가율은 전년 대비 2018년 7%에서 2019년 8.2%로 올랐다가, 2020년 7.4%, 2021년 5.5%로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2021년도 증가율은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박근혜 정부 때는 평균 5% 정도 늘었습니다. 또 저출산과 고령화로 국방비는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일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물론 과거 적용했던 '물가상승률'보다는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트럼프의 '그림자'
이번 협상 결과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남아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협상을 하기가 어려웠던 겁니다. 13.6%라는 인상률은 트럼프 행정부 때 한·미 대표단 간 협의했던 숫자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황당하게 '50억 달러' 주장을 펼치는 바람에 협상 자체가 중단됐긴 했었지만 어쨌든 그 전에 협의됐던 숫자를 갑자기 바꾸긴 어려웠던 겁니다.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는 이미 가격을 많이 올려놨던 트럼프 행정부에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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