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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반정부 시위' 기지개…총리 퇴진 촉구|아침& 세계

입력 2021-03-12 08:38 수정 2021-03-1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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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미얀마 군부의 강경하고 잔혹한 탄압 속에서도 쿠데타에 반대하면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미얀마 국민들의 저항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웃 나라인 태국에서도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반정부 시위가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절대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태국의 국왕 마하 와치랄 롱꼰의 사진이 바닥에 놓여진 채 불타고 있습니다. 지난 6일,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왕실을 비판하고 프라윳 총리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지난달 아논 남파 등 시위 핵심 지도자들에 대한 보석 신청이 불허된 것이 새로운 기폭제가 됐습니다. 시위대는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왕실 모독죄도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위대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태국 반정부 시위 참가자 : 우리 친구들이 체포된 것은 불공평합니다. (하지만) 더 많은 친구들이 체포된다 해도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고 정부에 말하고 싶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9일, 프라윳 찬오차 총리는 돌발 행동을 보여 거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정례 기자회견이 진행되던 도중 기자들이 내각 개편과 관련한 질문을 던지자 프라윳 총리는 갑자기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짜증 섞인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라윳 찬오차/태국 총리 : 모릅니다! (후속 내각) 명단은 못 봤습니다. (있다 해도) 총리만 우선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묻지 마십시오.]

프라윳 총리는 연단에서 내려온 뒤 앞에 모여 있던 기자들에게 다가가 손 소독제를 마구 뿌렸습니다. 당신들 일이나 신경 쓰라고 호통을 치더니 그대로 회견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지난달 장관과 차관 3명이 2014년 방콕 셧다운 시위와 관련해 중형을 선고받고 실각한 뒤 후속 내각을 어떻게 꾸릴지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보인 행동입니다. 일부 외신들은 곤란한 질문을 피하기 위한 총리의 참신한 방법이라며 비꼬기도 했습니다. 미얀마 시위에 힘입어 다시 거세지고 있는 태국 시위에 대해 동남아시아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프라윳 총리의 기행부터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과거에도 기자에게 바나나 껍질을 던지는 등 기행을 일삼았다고 들었습니다. 현지 언론이나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전에도 몇 번 그런 일들이 있었고요. 과거 경력이 군인이었다가 정치인으로 변신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들이 못마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태국 국민들 사이에는 이미 총리에 관한 찬반은 너무 명확하게 갈려 있기 때문에 총리 행동이 크게 좌우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정치 상황은. 반중국 쪽에서는 이미 그 프라윳 총리에 대한 신뢰가 전혀 없고 이런 기행들이 총리에 대한 반대를 더 크게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웃나라죠. 태국과 미얀마의 정치 상황이 매우 흡사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태국의 프라윳 총리 그리고 미얀마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을 놓고 일부에서는 쌍둥이 독재자다 이렇게 부르기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연히도 국경을 맞대고 있는 두 나라에서 지금 유사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데 둘 다 공통점이 있죠. 그러니까 미얀마는 올해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고 태국은 14년에 쿠데타가 일어났고 19년에 선거를 치러서 지금 프라윳 총리가 집권을 하고 있는 거고요. 어쨌든 둘 다 군부 통치라는 그런 공통점이 있고 국민들에 의해서 퇴진 요구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쌍둥이 독재다 그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형식적으로는 유사한데 또 다른 한편으로 보면 이 군부 통치의 내용이랄까 성격이랄까 이건 좀 다른 부분도 있긴 있습니다. 그러니까 국민에 대한 탄압이라든지 그런 부분에서 분명히 강도 차이가 있고요. 미얀마의 경우가 태국보다 좀 더 심한 거 같고 아시다시피 미얀마는 거의 60년 넘게 군부 통치를 하다가 한 5년 정도 민간 통치를 하고 다시 군부가 들어선 상태고요. 태국의 경우에는 민간 통치와 군부 통치가 계속 번갈아서 들어온 상황이고. 그래서 미얀마하고 태국하고 겉모습은 유사한데 또 안으로 깊이 들어가면 다른 측면도 있다,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그런데 태국의 시위가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다시 되살아나고 있는 것은 역시 미얀마 시위에서 힘을 얻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기는 합니다. 앞으로 두 국가의 민주주의를 향한 시위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세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태국 시위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데 두 가지 요인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에 미얀마 국민들의 저항이라는 것이 태국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쳤던 부분도 있고 또 아까 서두에 이야기한 것처럼 이 태국에서는 민주화 지도자들에 대한 체포, 기소 이런 부분들도 있고요. 국내적인 국외적인 두 가지가 만나서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것 같고 명시적으로 SNS 등을 통해서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세력하고 태국의 민주화 운동세력하고 연대하고 있고 이게 좀 더 확장이 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홍콩이라든지 대만까지도 해서 우리가 밀크티 동맹이라고 하는 그런 모습도 나타나고 있는데 미얀마하고 태국 개별 상황은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되겠지만 우리가 1980년대 한국 민주화하고 필리핀에서 민주화 이런 상황들 그다음에 경제위기 이후의 인도네시아의 민주화. 그래서 아시아지역에서 이게 어떤 민주화의 세 번째 흐름, 물결 이런 걸로 발전할 가능도 있지 않을까, 저는 지금 그렇게 좀 생각하고 있습니다.


태국의 시위에서 시작된 '세 손가락 경례'가 미얀마 시위에서도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국 월 스트리트 저널은 "군인으로만 남기를 거부하는 군부가 존재하는 태국과 미얀마의 비슷한 정치 상황이 시위 방식에서도 유사성을 가져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양국의 민주화 운동가들이 서로의 전략을 받아들이고 더욱 발전시키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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