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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천명 머리 위로 '암 유발' 석면…시장 뚫은 '침묵의 살인자'

입력 2021-03-10 21:10 수정 2021-03-1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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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침묵의 살인자'에 대해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바로 암을 유발하는 석면입니다. 이미 사라진 거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아닙니다. 우리 생활 속에 지금도 남아 있었습니다. JTBC가 그 실태를 추적했습니다. 먼저 하루에도 수천 명이 오가는 시장입니다.

배양진 기자입니다.

[기자]

하루 평균 수천 명이 이용하는 서울 마포구의 한 농수산물시장입니다.

음식을 먹는 사람들 머리 위로 석면 타일이 깨져있습니다.

석면 타일엔 시커먼 먼지가 종유석처럼 자라있습니다.

[문승구/한국석면안전보건연대 이사 : 저기 보시면 석면 타일이 빠진 상태로 계속 사용하다 보니 먼지가 길쭉하게 늘어서 있는…]

먼지가 낀 천장 아래쪽에도 이렇게 성분을 알 수 없는 먼지가 쌓여 있습니다.

물이 새어들어 썩어들어간 곳도 있습니다.

[함승헌/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위험이 높은 쪽에 속하지 않을까 합니다. 물리적으로 파손된 게 보이잖아요. 누수 흔적도 보이고…]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석면 천장이 파손된 채 수년 째 방치돼 있는 겁니다.

상태가 심각한 곳만 15군데입니다.

상인들은 깨진 천장이 석면인 줄도 몰랐습니다.

[A씨/상인 (전집 15년 운영) : 위험한 거였으면 우리를 장사하게 하겠나 싶어서, 의심도 안 해봤고…]

시장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마찬가집니다.

[B씨/시장 이용객 : 석면 안 좋다는 건 들었지. (여기 천장이 석면인 건 아셨어요?) 그건 몰라.]

일부 상인들은 석면을 철거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바뀌는 건 없었습니다.

[C씨/상인 (통닭집 18년 운영) : 저렇게 떨어진 지가 오래됐어. (관리공단에) 고쳐달라고도 얘기했는데 알았다고 하고선 아무 말 없어요.]

[함승헌/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단 1이라도, 조금이라도 노출되지 않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20년 가까이 (석면) 환경에서 근무해서 우려된다면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석면건축물 안전관리인은 현장에 가본 적도 없었습니다.

[마포구시설관리공단 석면안전관리인 : 저희의 관리 범위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시장 안 마트) 천장은…]

6개월마다 위해성 평가 보고서를 쓰는데, 지난해 보고서엔 부서진 곳이 없다고 돼 있었습니다.

[서울시청 관계자 : (위해성 평가 결과도 '낮음'인데, 납득이 안 가서요.) 작년에 용역 맡겼던 회사에 확인 한번 해보고…]

용역업체는 조사 당시엔 지금처럼 부서진 부분이 없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시는 위해성 평가 기준을 강화하고 천장 철거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조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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