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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긴장 고조…꼬이는 바이든 '중동 정책'|아침& 세계

입력 2021-03-05 08:40 수정 2021-03-0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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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난달 이스라엘 지중해 지역에서 최악의 기름 유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정부가 지난 3일, 이번 기름 유출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습니다. 이스라엘 해안가로 시커먼 기름 덩어리가 끝없이 밀려듭니다. 160km에 이르는 해안가가 모두 기름띠로 뒤덮였습니다. 기름을 뒤집어쓴 바다거북이가 발견됐고 고래 사체까지 떠밀려 왔습니다. 원인 조사를 진행한 이스라엘 환경보호부는 기름 유출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습니다. 이란에서 출발해 시리아로 화물을 운반하던 배가 의도적으로 이스라엘 해역에 들어와 기름을 버렸다는 주장도 덧붙였습니다. 이스라엘 환경보호부 장관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길라 가믈리엘/이스라엘 환경보호부 장관 : 이란은 환경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테러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란이 환경을 훼손시키면, 우리 이스라엘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은 앞서 지난달 25일에도 자국 화물선이 오만 해상에서 폭발한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28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주둔하고 있는 시리아 지역을 공습했습니다. 이란을 향한 이스라엘의 비난과 공격이 이어지면서 확전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15일, 이라크 북부에 있는 미군 기지가 공격을 당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배후로 사실상 이란을 지목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번째 군사 행동으로 시리아에 있는 친이란 민병대 시설을 공격했습니다. 이후 지난 3일에는 이라크 서부 미군 주둔 기지가 또다시 로켓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즉각적으로 책임 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이번 공격으로) 민간 도급업자 한 명이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우리는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규명 중이며, 확인되는대로 판단을 내릴 것입니다.]

또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중동 상황,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중동 지역학 박사인 김수완 한국외대 아랍어통번역학과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이스라엘이 이란을 향해서 비난과 공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배경들을 먼저 살펴보죠.

    이란에 대해서 적대적 정책을 펼쳤던 트럼프 전임 대통령과는 달리 미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과 중립적인 관계 혹은 트럼프 행정부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견지하려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러한 태도가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긴장과 유혹의 요소가 되기 충분한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발생한 이스라엘과 이란 일련의 갈등 양상이 미국과 이란이 핵합의 복원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고 또 이란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보여집니다.

 
  •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데 앞으로 보다 확전될 가능성도 있을까요?

    바이든 대통령 지금 취임 초기인데요. 이란과 이스라엘이 바이든 행정부의 관계 설정을 위해서 지금 각자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국제적인 충돌, 갈등상황은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쟁까지 확대된다고 보기는 약간 좀 조심성이 있지 않을까, 무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중동 문제에 대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고민도 현재 깊어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정책이 시작부터 꼬이고 있다, 이런 분석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동 정책의 기조가 동맹은 유지하되 원칙과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이 바이든 대통령은 2015년 오바마 대통령이 핵협상을 성사시킬 때 부통령으로 옆에서 그 과정을 잘 지켜봤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이란에 대해서 잘 파악하고 있고 또 이란을 국제적 논의의 틀 안에서 끌어들여야만 중동의 복잡한 꼬인 문제를 정상화할 수 있다고 판단을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란 또한 미국과의 핵협상 복귀를 절실히 바란다는 것을 바이든 행정부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현재 이런 문제에서 지금 일련의 약간의 갈등이 삐걱거림이 있지만 현재 수위를 잘 조절하고 있을 그런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또 여기서 고려해야 될 게 미국의 외교정책에 있어서 가장 견제대상이 중국인데 중동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미국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편한 상황이라는 거죠. 그래서 미국과 이란 모두 이러한 서로의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양측 모두 적절한 협상의 시기 그리고 협상의 계기를 탐색하는 것으로 지금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중동 문제는 지정학적 관계는 물론이고 역사적, 종교적 갈등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외교 정책에서도 중동 문제는 이른바 '늪'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 역시 그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대통령도 중동에 관한 고민이 이미 쌓이고 있다"며 "최근 벌어진 일들은 백악관이 원했던 '일단 멈춤' 이른바 허니문 기간이 이미 끝났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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