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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치아 깨질 정도로 맞았는데…학폭위선 되레 "사과하라"

입력 2021-03-04 20:32 수정 2021-03-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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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중학교에서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렸는데, 되레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에게 사과하라'고 결정했습니다. 1년 간의 소송 끝에 결국 이 처분이 취소됐지만 피해 학생에겐 고통의 시간이었습니다.

먼저 어환희 기자입니다.

[기자]

폭행은 지난 2019년 8월 지방에서 열린 축구대회 합숙 기간에 일어났습니다.

서울 양천구의 한 중학교 축구팀 소속이었던 A군은 평소 자신을 괴롭혀 오던 동급생 B군에게 맞았습니다.

치아가 일부 깨지고 얼굴에 멍이 드는 등 전치 2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팀원들 앞에서 감독에게 질책당한 건 피해자인 A군이었습니다.

[A군 어머니 : 저희 아이한테는 'XX 새끼야, X맞냐? 여러 대 때려서 반쯤 죽여 놓지.' (아이는) 맞은 건 자기인데 모든 친구들 앞에서 자기를 창피 주는 그런 것? 처신을 잘못해서 내가 맞았나?]

사건 발생 보름이 지나도록 학교는 아무런 조치가 없었습니다.

A군 학부모는 학교를 직접 찾았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OO중 교감 : 아이들 사이에 수시로 일어나는 그런 투닥거림이니까…아이가 봤을 때 크게 외상이 없었고…]

[A군 어머니 : 치아 파절인데 크게 외상이 없다는 건가요?]

[OO중 교감 : 그렇게 생각을 했더라고요]

석 달이 지나 열린 학교폭력대책위원회는 B군이 폭행한 것은 인정했지만 맞은 A군까지 가해 학생으로 구분했습니다.

[이지헌/학교폭력 전문 변호사 : (학교에서는) 기계적으로 너도 움직였고, 너도 몸에 접촉을 했으니까 폭력을 같이 가한 거다, 그런 식으로 쌍방폭행으로 판단을 했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의 목적이나 취지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맞은 A군이 때린 B군에게 사과하라는 처분까지 내렸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A군을 폭행한 B군 혐의만 인정했고, B군은 보호 관찰 처분을 받았습니다.

A군 측은 학폭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행정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지난해 11월 행정법원은 학폭위 구성부터 문제가 있다며 해당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렇게 '가해 학생'이란 굴레를 벗는데 1년이 걸렸습니다.

이 사건을 감사한 교육지원청은 축구팀 감독 등 학교관계자 7명에게 징계 등의 '신분상 조치' 처분 결정을 내렸습니다.

(영상디자인 : 배윤주 / 영상그래픽 : 김정은)
 

+++ [알려왔습니다] (2021.3.11) +++

B군 측은 지난 9일 "사건발생 직후 학교는 A군 측 학부모와 면담을 진행했다. 당시 A군의 부모는 학폭위까지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하여 학폭위가 잠시 보류되었다. 사건 당일 감독은 B군에 대해 부원들 앞에서 화해하도록 하였다. 이후 학폭위 조사에서 A군도 B군을 폭행한 사실이 있었다. 검찰 수사에서 A군은 폭행 사실은 인정이 되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고, B군은 기소돼 법원에서 보호 관찰 처분을 받았다. 또한 B군은 학폭위에서 전학, 서면사과,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특별 교육 등의 조치를 받았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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