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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중수청' 설치법 내주 발의…윤석열 반발할까?

입력 2021-02-26 19:24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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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한 분리,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데요.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의 마지막 단추로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검찰이 가진 수사권을 중수청에 모두 넘긴다는 계획인데요. 다음 주에 관련 법안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검찰엔 기소권만 남게 되는데요. 검찰 내 반발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이 조만간 입장을 낼 거란 관측입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민주당 '중수청' 설치법 다음 주 발의…윤석열, 반발할까? >

'검수완박'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위가 이 '검수완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중대범죄수사청'을 설치하는 법안을 다음주에 발의하기로 한 겁니다.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현재 검찰엔 '6대 범죄'에 대한 수사권만 남아있는데요. 이 수사권도 마저 중수청으로 넘기겠다는 겁니다.

[오기형/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위 대변인 (어제) :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제도적, 기능적, 조직적으로 분리하여 수사청의 형태로써 설치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직접수사권'이 이관되는 것이고요.]

수사권이 없어진 검찰조직. 공소제기와 유지만 담당하는 가칭 '공소청'으로 전환됩니다.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 담긴 검사 수사권의 규정 근거 조항도 모두 삭제하기로 했습니다. 민주당은 관련 법안을 상반기 안에는 통과시킨다는 입장인데요. 법 시행은 1년 유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민주당의 계획대로라면,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되며 검사에게 주어졌던 수사권. 내년엔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겁니다.

민주당이 중수청 추진을 강하게 추진하는 상황에서 당과 청와대 간에 온도차가 좀 있는 게 아니냐, 논란도 불거졌죠. 문재인 대통령이 박범계 법무부장관에게 수사권 개혁의 '안착'을 주문했다는 이야기가 그 시작이었습니다.

[박범계/법무부 장관 (지난 22일) : 대통령께서 저에게 주신 말씀 중에 크게 두 가지. 일단 올해부터 시행된 수사권 개혁의 안착이라는 말씀을 하셨고요.]

관련 논란은 '안착'이 '속도조절'이란 용어로 대체되며 국회 운영위로 번졌는데요. 이례적으로 청와대와 민주당 사이에 '진실공방'까지 벌어졌습니다.

[유영민/대통령 비서실장 (지난 24일) : 속도 조절 이야기는 박범계 장관 임명장 받으러 온 날 대통령께서 속도 조절 당부를 했죠.]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24일) : 실장님, 대통령께서 '속도 조절하라' 이렇게 말씀하신 건 아니잖아요.]

[유영민/대통령 비서실장 (지난 24일) : 속도 조절에 대해서는 제가 정회 때 이거를 확인을 했습니다. 표현이 속도 조절이라는 표현이 아니고 현재의 검찰개혁 권력기관 개혁안이 잘 안착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 말씀이 속도 조절이라는 걸로 언론에 그렇게 나왔다 그러니까 그 워딩은 없었다 하는 것을 다시 한번 더 확인을 드리겠습니다.]

결국 돌고 돌아 '속도조절'이 '안착'이란 단어로 다시 바뀌었습니다. 검찰개혁의 안착. 적어도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라는 이야기는 아닌 듯한데요. 아무튼 당청 간에 갈등이 있는 건 아니라는 게 민주당의 입장입니다.

[최인호/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지난 24일) : 당청 간에 또는 당정 간에 이견이 있는 것처럼 알려지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처음 논란의 불씨를 지폈던 박범계 장관도 직접 수습에 나섰습니다.

[박범계/법무부 장관 (지난 24일) : 법무부 장관으로서 일을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국회의원이기도 합니다. 민주당의 당론으로 어떤 의견이 모아지면 당연히 따라야 됩니다. 따를 것입니다.]

정세균 총리도 이번 검찰개혁안의 출발점은 당이라며, 입법을 하면 정부로선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우려도 드러냈습니다.

[정세균/국무총리 (어제) : 기소 분리에 적극 찬성하고 그것이 국민 인권 보호에 유리하다고 생각을 하지만 매사가 시기가 적절하냐. 또 준비가 되어 있느냐 등등 그런 문제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세균 총리와 박범계 장관. 두 사람 모두 '당'을 강조했는데요. 국민의힘에선 청와대가 당에 끌려가는 게 아니냐며 '레임덕'을 주장했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문재인 정부 내에는 힘들다는 건데 그런데도 이제 민주당 강경파들은 밀어붙이잖아요. 그래서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거죠. '우리 이니 마음대로 해' 이런 시절에 대통령 마음이 전달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들이받고. 이제 '대문깨'죠. '대놓고 문재인 까'도 '대문까'가 된 거지 이제.]

동양대 진중권 전 교수는 더 거친 비판을 내놨습니다. "대통령이 그냥 핫바지가 됐다"는 겁니다. "대통령은 꼭두각시로 세워놓고, 그냥 자기들이 다하고 있는 거다" 날을 세웠습니다.

민주당도 듣고만 있을 순 없었나 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죠. 윤건영 의원이 반격에 나섰습니다. "문재인 정부 '레임덕'을 위해 주문을 외고 있다"며 "국민의 40% 이상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지하는데, 레임덕이 가능하냐" 맞받아쳤습니다.

사실 '핫바지'가 될 상황에 놓인 건 검찰입니다. '중수청'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검찰 내부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하는데요. 공수처 설치는 검찰의 기소독점권이 깨진 정도였지만, 중수청 설치는 이야기가 다르다는 겁니다. 수사권 없는 검찰, 팥없는 찐빵이란 건데요. "사법체계적으로 중수청은 말이 안 된다", "수사와 기소는 동전의 양면이지, 분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도 관심인데요. 일부에선 검찰 총장직을 걸고, 반대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여기저기서 훈수도 이어졌는데요. 진중권 교수는 "7월까지 임기를 채우기보다 '이건 아니다'라는 신호를 확실히 주는 게 그림도 좋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전제를 하나 달았습니다. "정치에 뜻이 있다면"이라고 말입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또다시 '별'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지지도가 20%인데, 욕심을 한 번 낼 계기는 된다"며 "인생에 '별의 순간'은 한 번 오는데 놓친 뒤 후회해봐야 소용없다"고 말입니다.

윤 총장 입장에선 고민이 클 듯합니다. 정치로 나서는 건 둘째치고, 당장 대단히 사랑한다고 고백했던 검찰 조직이 크게 흔들릴 상황이니 말입니다. 더욱이 윤 총장이 뱉어놓은 말도 있습니다.

[금태섭/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9년 7월) :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점차적으로 떼어내서, 분야별로 하나씩 하나씩 떼어내서 수사청을 만들어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시키는 방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윤석열/당시 검찰총장 후보자 (2019년 7월) : 저는 아주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점차적으로 진행될 일이지, 본인 임기 내에 당장 벌어질 거라곤 생각하지 못한 듯도 싶습니다.

[윤석열 (음성대역 / 인사청문회 서면답변) : 수사와 기소는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유기적으로 연결된 기능인 점, 형사사법절차는 시행착오를 겪어보고 고쳐도 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닌 점 등을 고려하여 설계되도록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검찰 밖에서도 같은 지적이 나오긴 합니다.

[김진욱/공수처장 (어제) : 이제 확 갑자기 어느 날 바뀌어버리면 이게 좀 혼란, 모르는 부분들이 국민 입장에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유의해서 제도개혁은 이뤄져야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수사, 기소 분리도 조금 이제 그런 면까지 생각해서 보완하면서, 이제 대세와 수사 기소 분리를 왜 해야 되는지 명분은 명확해졌으니까요. 그런 부분이 좀 보완책으로 보완이 되면서 제도가 가면 좀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요.]

대검찰청은 국회 법사위의 요청에 따라, 중수처 설치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데요. 다음 달 3일까지 취합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입니다. 검사들의 의견이 모아지면, 윤 총장이 어떤 형태로든 검찰 총수로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민주당 '중수청' 설치법 다음 주 발의…윤석열, 반발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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