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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교도소 폭동…재소자 가족들 '생사 확인' 호소|아침& 세계

입력 2021-02-26 08:31 수정 2021-02-2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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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난 23일, 남미 에콰도르의 주요 교도소 4곳에서 유혈 폭동이 발생했습니다. 지금까지 79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폭동이 일어난 에콰도르의 한 교도소 부근에서 재소자의 가족들이 모여 오열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당국이 폭동을 진압하면서 교도소 외곽까지 봉쇄를 했기 때문에 재소자들의 생사조차 확인할 길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숨진 것으로 알려진 79명 이외에도 중상자가 많아서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시신이라도 수습하겠다며 관을 싣고 온 가족들도 있습니다. 한 재소자 어머니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재소자의 어머니 : 내 아들이 (교도소 안에서) 죽을 수 있기 때문에 내보내달라는 겁니다. (당국은) 내 아들이 죽은 후에야 내보내주려고 합니다. 제발 그러지 마세요. 내 아들이 죽을 것 같기 때문에 내보내달라고 요청한 겁니다.]

에콰도르 당국은 폭동 직후 교도소 내부로 무장한 군경 800여 명을 투입했습니다. 대대적인 진압 작전을 벌였습니다. 경찰 카메라에 담긴 긴박했던 현장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조사 결과 두 범죄 조직이 교도소 재소자 대표 자리를 놓고 패권 다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교도소 안에서 직접 만든 무기까지 사용해 인명 피해가 컸습니다.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은 범죄 조직들을 향해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레닌 모레노/에콰도르 대통령 : 우리의 공존을 위협하는 어두운 세력이 있습니다. 결코 허용될 수 없습니다.]

에콰도르에서 교도소 폭동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반복됐습니다. 지난해에도 재소자 100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에콰도르뿐만 아니라 중남미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교도소 폭동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19년 7월에는 브라질의 한 교도소에서 폭동이 일어나 60여 명이 숨졌습니다. 중남미 국가에서 교도소 폭동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교도소 안에서 폭동이 일어난다는 것은 결국 교도소 내부 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가장 큰 이유는 뭘까요?

    가장 큰 건 과밀이죠. 보면 통계를 찾아보니까 2000년에 에콰도르 전체 재소자가 8000명이었습니다. 그런데 2010년에 1만 명을 넘어섰고 이제는 3만 8000명 이상이 교도소에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교도소는 과밀하게 되고요. 그런데 국가 자체가 부자 나라가 아니니까 교도소에 예산을 충분히 투입해서 시설을 확충하지 못하는 바람에 교도소가 굉장히 이제 과밀하게 됐습니다. 그런 와중에 조직범죄자들이 교도소에 굉장히 많이 들어가면서 지금처럼 싸움을 벌였는데요. 사건 발단을 보면 지난해 12월에 에콰도르 최대 조직범죄단인 로스 초네로스라는 범죄단체가 있는데요. 거기 두목이 석방 뒤에 쇼핑하다가 피살이 됐습니다. 그러자 교도소 내에서 로스 초네로스 대원들이 복수를 하겠다면서 총기를 들여왔습니다. 그 총기가 이번 폭동 바로 하루 전에 적발돼서 압수됐는데요. 이 소식을 들은 다른 조직들이 연합체를 구성해서 그러면 우리가 먼저 선제공격을 하자 해서 로스 초네로스 조직원에 대해서 폭력대응을 했고 로스 초네로스 조직원들도 교도소에서 굉장히 숫자가 많기 때문에 여기에 대항하면서 무장경찰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큰 폭동으로 이어진 것으로 그렇게 분석이 되고 있습니다.

 
  • 말씀하신 대로 과밀문제가 제일 큰 것 같은데요. 에콰도르 교도소의 경우 수용능력이 2만 7000명인데 실제 수용인원은 3만 80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결국 이제 에콰도르 경제 문제인데요. 에콰도르는 다윈이 방문했던 갈라파고스제도로 유명한 나라로서 관광 가고 싶어하는 사람은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치안이 문제가 되고 그리고 인구 1700만에 1인당 GDP가 명목 가격 기준으로 6200달러 정도의 가난한 나라입니다. 교도소까지 신경 쓸 처지가 못 되고요. 이 때문에 이제 전임자인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은 인권문제가 있다는 비난에도 중국에서 안면인식 보안시스템을 들여왔습니다. 그래서 이제 어떤 국가 전체 보안 수준을 높이고 교도소를 좀 감시하려고 했는데 이 조직 범죄자들의 위세, 폭력이 더욱더 그 문제를 일으키는 그런 상황이 된 거죠.

 
  • 중남미지역에서는 마약범죄단도 활개를 치고 있지 않습니까? 어느 정도의 수준입니까?

    그렇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로스 초네로스라는 범죄단은 전국적으로 50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범죄조직인데요. 주로 하는 일이 국경을 맞댄 콜롬비아의 마약밀매 조직인 카르텔 거기의 살인청부 이런 걸 하는 조직입니다. 그런데 콜롬비아 조직은 미국에 대량의 코카인을 공급해서 엄청난 부를 축적했는데요. 지금 드라마 같은 데서도 유명한 에스코바르라는 두목이 콜롬비아 마약조직 두목이 93년 사망할 당시에 재산이 30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 가치로 600억 달러 정도인데요. 이 돈이 넘쳐서 주변 국가 특히 이제 가난한 에콰도르의 조직범죄까지 넘어오는 이런 일을 벌이고 있는데요. 지금 보면 하나의 나라, 하나의 교도소, 하나의 조직의 문제가 아니고 남미 전체에서 이런 이제 마약범죄를 뿌리 뽑아서 서로 이제 넘치는 낙수효과를 막아야 되지 않을까 그게 가장 큰 문제로 보입니다.


뉴욕 타임스는 "에콰도르의 교도소 폭동은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며 "에콰도르 정부의 고질적인 예산 부족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인권 단체들은 중남미 지역의 교도소 폭동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진상 조사와 함께 교도소 과밀 수용 문제 해소 등 재소자들의 기본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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