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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불법 사찰, 여 '박형준' 야 '김대중·노무현' 겨냥

입력 2021-02-25 19:33 수정 2021-02-25 19:33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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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MB 국정원 불법 사찰 의혹이 이번 선거 정국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인 박형준 당시 정무수석의 개입설을 제기하며 사안을 키우고 있는 건데요. 국민의힘은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물론 문재인 정부 내 국정원 사찰 기록을 들여다보자며 맞대응에 나섰죠. 박지원 국정원장도 입장을 내놨는데요. 박준우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JTBC '허쉬' : 경우 넌 그만 들어가고 초안 작성해서 2시까지 보내~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은 좀 더 발전되고 화사한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특종! 좋은 시간 되십시오. 특종 특종 특종 특종)]

특종, 모든 기자들의 염원이죠. 염원이라기보단 굴레라고 하는 게 맞을까요? 다른 기자들은 모르고 나만 취재한 내용, 그러면서 사회적 파급력도 큰 단독 기사를 '특종'이라고 하는데요. 사실 기자를 가장 괴롭히는 건 이 특종 압박이 아닙니다. 복 국장이 저한테 아무리 특종 내놓으라고 해도 제가 뭐 해리포터도 아닌 이상 지팡이 한 번 휘두른다고 '뚝딱'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특종은 둘째치고 매일같이 기자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한 마디, 바로 '아이템 내 놔'란 말입니다. 소위 얘기가 될 만한 소스를 '아이템'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기삿거리가 될 만한 정보나 기획안을 내놓으란 소리인데요. 저는 진짜 매일 밥 먹듯이 아이템을 찾아 헤매도 하나 찾기 어렵던데요. 부럽게도 민주당은 이번 재보궐 선거의 아이템을 제대로 찾은 것 같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의 불법 사찰 규모가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그런 불법 사찰이 박근혜 정부까지 계속됐고, 비정상적 수집 문건은 20만건, 사찰대상자는 무려 2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민주당이 잡은 아이템은 바로 'MB 국정원 불법 사찰'입니다. 당시 일어난 일에 대한 진상 규명에 나서겠다며 연일 야당을 압박하고 있죠. 어제 유한울 반장이 이 아이템이 누구를 타깃으로 하는지는 잘 설명해줬지요.

[JTBC '정치부회의' (어제) :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의 명대사입니다. 요즘 정치권에선 'MB 정부 습격사건' 펼쳐지고 있습니다. 바로 당시 정무수석이었던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입니다. 당시 사찰 정보를 받아본 데가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정무수석실, 국무총리실로 돼 있다고 국정원이 국회에 보고했는데요. 그러니까 박 후보도 몰랐을 리 없다, 이겁니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의 유력한 후보죠. 박형준 당시 정무수석이 사찰에 개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판을 키우는 모양새인데요. 민주당은 이미 2009년 말 이래로 국정원의 사찰 자료와 신상 자료 명단 등 거의 모든 부문에 걸친 자료를 국회에 제출하라고 요구해놓은 상태입니다. 거기에 박근혜 정부로까지 의혹을 확장해서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도 추진하고 있는데요.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자료 요구를 해서 정보위원들이 보잖아요. 그런데 정보위원들이 보고 이거를 공개를 못합니다. 법상. 그래서 만약에 국민들이 다 알아야 되는 내용 중대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이걸 국민들에게 공개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들어야 되죠. 특별법이 필요한 거고요.]

민주당은 선거용 공세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만요. 야당은 정치 개입이라면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아예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물론 문재인 정부 내 국정원 사찰 기록까지 전부 들여다보자고 맞불을 놨습니다.

[조태용/국민의힘 의원 (어제) : 국정원의 불법 사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DJ정부 때는 불법 도감청 문제로 국정원장 두 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참여정부 때는 기자 통화 내역 사찰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박형준 후보도 "선거공작으로 승리를 꿈꾸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이라고 일갈했었죠. "부산 시민이 제일 싫어하는 게 치사하게 공작하고 뒷통수치는 것"이라고 반격했는데요.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이 직접 박 후보의 구원투수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지난 23일) : 내가 박형준 후보의 후임 정무수석이에요. 답답하면 나를 불러다가 조사를 하든가. 박형준 정무수석이 무슨 사찰하고 관계가 있느냐고. 어디 고리짝 이야기를 갖다가 끌어내가지고 또 마침 이때 선거가 코앞인 시점에서 말이지 노림수가 뻔한 거 아니겠어요. 박지원 의원 말이야 그 국정원장 가셔가지고 결국은 그 옛날 버릇 못 버리고 말이야. 각성을 좀 하라고 각성을 좀.]

정 위원장에게 강제 소환당한 박지원 국정원장도 입을 열었습니다. 어찌 보면 야당의 손을 들어준 것 같기도 한데요. 최근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박지원/국가정보원장 (음성대역) : 과거 불법 사찰도 잘못이지만 정치와 절연해 온 문재인 정부 국정원에서 이것을 정치에 이용하거나 이용되게 두는 것은 더 옳지 못합니다. 국정원을 '선거 개입' 등 정치 영역으로 다시 끌어들이려는 것은 매우 유감입니다. 이는 국정원 개혁을 후퇴시키는 것입니다.]

박 원장은 사찰 자료를 공개하는 게 아니라 아예 폐기할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요. 국회 정보위원회에 '60년 불법 사찰 흑역사 처리 특별법'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일정한 시점을 기준으로 그 이전에 생성된 사찰성 정보는 일괄 폐기하자는 건데요. 그 이후에 만들어진 건 당사자 공개 등 적절한 과정을 거쳐 폐기하는 게 박 원장이 제안한 특별법의 요지입니다.

박 원장은 사실 이번 사안의 중심에 선 인물이지요. 여야가 공방을 벌이는 상황에 훈수를 두는 게 아니라 입을 열 수밖에 없는 위치인 건데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훈수 전문가도 있습니다. 박 원장 말고 또 다른 정치 9단이죠. 바로 이분입니다.

[홍준표/무소속 의원 (음성대역) : 지금도 나는 전화 할때는 언제나 도청을 전제로 전화 통화를 합니다. 사찰이 나쁜 일이긴 하지만 사찰을 겁내는 사람이 공직 생활을 잘 할 수는 없지요. 똑같이 사찰해 놓고 너희들때 사찰만 문제라고 뻔뻔스럽게 강변하는 민주당 대표의 몸부림이 참 가련하고 딱해 보입니다.]

홍준표 의원은 자신이 사찰당했던 과거 사례도 마치 무용담처럼 일일이 늘어놨는데요. 때는 1985년 초임검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청주지검에서 당시 보안사, 안기부 정보과장들을 내사하면서 정보기관의 사찰을 당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도 전직 대통령 가족들이 관련된 사건이나 조직 폭력배 사건 등 굵직한 수사를 담당할 때마다 사찰을 당했다고 주장했는데요. 공직 생활하면서 사찰을 겁내면 안 된다는 홍 의원, 역시 모래시계 검사는 배포가 남다른가 봅니다.

[홍준표 (홍카콜라 유튜브) : 나는 그 드라마(모래시계) 전부 소재 제공하고 스토리텔링하는 데 도와주고 끝난 뒤에 윤세영 회장하고 골프 한 번 친 것밖에 없습니다. 그러고 난 뒤에 내가 SBS 드라마의 뭐 주인공이다 내 입으로 한 일이 한 번도 없습니다.]

[홍준표/무소속 의원 (2017년 4월 24일) : 어떤 어려움도 제가 당해봤어도 흔들리는 사람 아닙니다. 검사 11년 하면서 검찰총장보다 더 유명한 내가 모래시계 검사도 해본 사람입니다.]

국정원 불법 사찰 의혹이 휩쓸고 있는 정국에서 한 발 비껴 선 사람들도 있습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들인데요. 감독들끼리 다투든 말든 일단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해야겠지요. 특히 나경원 후보는 100% 일반 여론조사라는 경선 룰에 또 다시 반감을 드러냈습니다. 어제 설명드린 역선택 문제를 지적한 건데요. 여론조사에 민주당 지지자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하면 안 된다는 거죠. "적어도 여권 지지자는 아닌 분들에 의해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야권 후보"라고 말했는데요. "여권 지지자들이 들어가면 야권 후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 문제를 단칼에 정리했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그거에 대해서 어떻게 좀 생각하시나요?) 역선택이라고 하는 것을 글쎄요. 그런 염려를 하는 분들도 계신 거 같은데 너무 그렇게 자신 없어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예요.]

제3지대 후보들은 단일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이 오늘 2차 토론을 마쳤는데요. 이 내용은 들어가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정국 휩쓴 국정원 불법 사찰…박지원 "과거 불법사찰, 정치 이용 안 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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