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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욋일 금한다지만…경비 노동자 "1년짜리 파리 목숨"

입력 2021-02-23 20:29 수정 2021-02-2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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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경비 노동자들이 아무 소리 못 하고 가욋일까지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열심히 아파트를 지키지만, 본인의 일자리는 지키기 어려운 현실 때문입니다. 이 사례를 들으시면 좀 더 와 닿으실 겁니다. 아파트가 경비업체를 바꿨다면서 하루아침에 경비 노동자 9명을 모두 일터에서 내몰았습니다.

이어서 조소희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아파트 정문 앞입니다.

경비 노동자들이 피켓을 들고 한 달 가까이 시위 중입니다.

입주민들이 사비를 들여 제작한 응원 현수막도 보입니다.

지난달 말, 아파트가 경비업체를 바꾸면서 경비노동자 9명 모두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계약만료를 알리는 건 우편물 한 통뿐이었습니다.

흔한 인사도, 고용승계에 대한 논의도 없었습니다.

[윤석주/경비노동자 : 1, 2개월 전에 (미리 말하면) 다음 해에 처세할 방법을 찾을 거 아니에요. 헌신짝처럼 쓰레기통에 팍 처넣어버리는. 그런 처사가 연말이면 반복된다.]

이들 역시 경비업무 말고 다른 일들을 해왔습니다.

[윤석주/경비노동자 : 단지 안에 쥐가 번식하니까. 잡을 때마다 보고를 해야 돼요. 등에 기계 짊어지고 예초 작업도 하고요.]

1년마다 계약이 이뤄지는 불안정한 고용 환경 때문입니다.

[윤석주/경비노동자 : 재계약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앞서 대법원은 경비노동자들의 기타 업무는 불법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하지만 직후 경비노동자들이 대량으로 해고당하는 일이 잇따르자 정부는 경비노동자가 할 수 있는 기타 업무를 대통령령으로 정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10월부터 시행됩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업무 범위를 벗어난 지시를 두고 갈등이 벌어질 경우 '계약 해지' 권한을 쥐고 있는 아파트 측의 갑질을 막기엔 역부족일 거란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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