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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에 압착돼 죽으면 얼마나 괴롭겠나" 포스코 회장 답변은...

입력 2021-02-22 16:44 수정 2021-02-2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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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의원 : 허리는 지금 괜찮으십니까?
최정우 회장 : 제가 평소에 디스크를 앓고 있는데, 가끔씩 무리하면 좀 오래 앉아 있기 힘들때가 있습니다.
김웅 의원 : 허리 아픈 것도 불편한데, 롤러에 압착돼서 죽으면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럽겠습니까. 그쵸?
최정우 회장 : …….

2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장에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처음으로 열린 국회 산재 청문회의 첫 증인 신문은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앞서 허리 지병을 이유로 국회 출석을 피하려 했던 최 회장을 향한 지적의 포문이 열린 것이었습니다.

이어 김 의원은 최 회장이 허리 지병의 증거로 제출한 진단서를 두고 "요추부 염좌상이나 경추부 염좌상 같은 경우는 주로 보험 사기꾼들이 내는 것"이라며 "주식회사 포스코 대표이사께서 내실 만한 그런 진단서는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습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 모습. 〈출처=연합뉴스〉2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 모습. 〈출처=연합뉴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에 따르면, 최 회장이 취임한 2018년 이후 최근까지 포스코 사업장에서 19명의 노동자가 숨졌습니다. 그런데 지난 17일 최 회장은 한 정형외과에서 발부받은 '요추의 염좌 및 긴장' 진단서와 함께 산재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사유서를 국회로 보냈습니다. 비판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국회 환노위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는 최 회장에게 동행 명령을 내리자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최 회장이 불출석 입장을 번복하고 청문회장에 나오게 된 이유인 겁니다.

국회에 나온 최 회장은 "최근 연이은 사고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와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며 "이 자리에서 유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지병이 있는 허리도 깊이 숙였습니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출석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허리 숙인 모습. 〈출처=연합뉴스〉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출석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허리 숙인 모습. 〈출처=연합뉴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은 최 회장의 불출석 사유를 겨냥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기업의 대표는 그 기업의 얼굴이고 그로 인해서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16일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뒤에 허리에 염좌 및 긴장이라는 진단서를 첨부해서 국회 청문회 불참하겠다는 통보하는 것을 보고 참 어이가 없었다"고 목소리 높였습니다.

임 의원은 최 회장이 취임한 뒤 발생한 최근 3년간의 포스코 산재 사망 현황을 언급하며,
"당연히 유가족과 산재로 사망하신 그 억울한 노동자들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니었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왜 청문회를 피하려 했느냐는 뜻이었습니다.

최 회장이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 죄송하다"고 답하자, 임 의원은 "생각이 짧은 게 아니고 그게 회장님의 인성이다"고 다시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 회장을 향해 "직접 병원 가서 끊으신 거냐", "몇 층 가서 진단받은 거냐"며 진단서의 진실성에 의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지금 멀쩡하신데 진단서 2주 나온 거 낯뜨겁지 않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노 의원은 최 회장의 사과에 담긴 진정성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유가족 만난 적 있냐"고 물었고 최 회장이 답을 제대로 못 하자, "그러니까 만난 적 없고 조문도 간 적 없지 않냐"며 "지금 대국민 사과하셨는데 이건 대국민 생쇼라고밖에 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실제 당사자인 유가족 대상이 아닌, 청문회장에서 거듭 반복하는 사과는 진정성이 없다고 의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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