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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뉴스] 내 취향 어떻게 알았지?…유튜브 '추천의 함정'

입력 2021-02-10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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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온 가족이 둘러앉아서 TV를 보고, 모두가 전날 밤 드라마를 얘기하던 시절은 갔습니다. 손바닥 위 '유튜브'가 세상을 보는 창이 됐습니다. '알고리즘'에 따라 내놓는 '추천 영상'들은 새로운 취향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서로의 공감대를 가로막기도 합니다. 90년대생 기자들이 만드는 젊은 뉴스, '구스뉴스'에서 '알고리즘'을 파헤쳐 봤습니다.

정재우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2위가 카카오톡, 3위가 네이버입니다.

그런데 이 두 앱의 사용시간을 모두 합해도, 유튜브를 넘지 못합니다.

한 달에만 622억 분을 봤습니다.

'유튜브'는 첫 화면에 이용자가 좋아하는 영상을 추천해 보여줍니다.

이용 기록과 개인 정보를 토대로 맞춤형 콘텐츠를 내놓는 시스템, '알고리즘'이라고 부릅니다.

'취향저격' 영상들을 계속 보여줘서 유튜브를 떠날 수 없게 만들죠.

때로는 소외됐던 콘텐츠들이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아 큰 인기를 끌기도 합니다.

가상의 두 계정을 만들어 어떤 동영상을 추천해 주는지 실험해 봤습니다.

한 계정은 '손흥민', 또 하나는 '아이유'를 좋아합니다.

특정 영상을 일주일 동안 계속 재생했더니 다양한 영상을 추천해주던 처음과는 첫 화면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추천해 준 건 고마운데, 유튜브는 내가 이걸 왜 좋아한다고 생각했을까요?

조회수나 만족도에 근거했다는 설명만으로는 어딘가 부족합니다.

오랫동안 취향을 공유해 온 친구들은 비슷한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을까.

10년지기 친구들의 유튜브 목록을 함께 들여다 봤습니다.

[최혜정·장남주/25세 : 쓸데없는 궁금한 거 알려주는 유튜버가 있거든요. 내가 구독하는 한국 유튜버 중에 제일 구독자 많은 것 같아. 그런데 나는 섬네일에도 뜬 적이 없어. 추천하는 거기에도 뜬 적이 없어.]

[이창원·이진명/27세 : 슈카월드? (구독자 수가) 120만 될걸요 이제. 121만명이네요. 오늘. 처음 들어봤어요. 아…, 슈카가 사람이구나?]

동갑내기 친구 사이에도 완전히 다른 유튜브 속 세상.

세대와 성별, 계층과 취향이 다르다면 차이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을 거라는 우려는 그래서 나옵니다.

65%의 시청자가 한 드라마를 보며 울고 웃던 매스미디어 세대와 달리 유튜브가 안내하는 '알고리즘'의 세상은 서로를 극단적으로 가둘 수도 있는 겁니다.

[천상원/서울 연남동 : TV는 자주 안 보고 유튜브만 많이 보고 있어요.]

[이정수/경기 용인시 : 자기가 원하지 않는, 반대 방향의 의견을 들을 일이 없잖아요.]

[조일동/한국학중앙연구원(문화인류학) : 어떻게 이 콘텐츠가 나에게 제공되었는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알고리즘이 무엇인지 공개할 필요가 있는 거죠.]

대중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내 앞에 가져다 주는 알고리즘 하지만 나와 다른 누군가를 이해할 수 있는 여지도 점점 사라지죠.

이런 면들 때문에, 유럽에선 이미 '알고리즘'의 위험성을 깨닫고, 유튜브·페이스북 같은 거대 IT 기업을 규제하는 법안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기업이 영상을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으면서, 유튜브 알고리즘은 도구일 뿐, 소통의 벽이 되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여준 겁니다.

(영상디자인 : 송민지 /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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