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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무대' 꿈꾸며 한국땅 밟았지만…갑질에 짓밟힌 꿈

입력 2021-02-08 21:09 수정 2021-02-08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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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수 BTS, 영화 기생충을 비롯해 전 세계가 한국의 대중문화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걸 넘어 직접 무대에 서려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꿈을 찾아 한국땅을 밟는 겁니다. 하지만 먼 길을 달려온 그 꿈들은 협박과 폭언을 비롯한 갑질에 짓밟히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 취재진이 외국인 배우와 모델을 비롯해 지금 활동하고 있는 일곱 명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먼저 박태인 기자입니다.

[기자]

외국인 배우 A씨가 소속사 대표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집니다.

협박과 폭언이 이어집니다.

죽고 싶냐고 말하고, 넌 끝났다고도 합니다.

이런 갑질을 A씨만 겪는 게 아닙니다.

[B씨/외국인 모델 : 네 비자를 취소하고 법무부에 보고할 거다. 우리나라에 다시는 못 들어오게 할 거라고 말했어요.]

일을 하고도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송으로 받아도, 소송비로 내줘야 합니다.

[C씨/외국인 배우 : 출연료를 뒤늦게 받았지만 바로 다 썼어요. 변호사 비용을 내고 친구에게 빌린 생활비도 갚았어요. 정말 적은 돈만 남았어요.]

이들에게 신분증이나 다름없는 여권을 제출하란 강요도 비일비재합니다.

[B씨/외국인 모델 : 새 계약서를 내밀고 서명을 하라고 했어요. 여권을 달라고 했어요. 외국인 여권을 보관하는 게 불법 아니냐고 따졌지만 합법이라 했어요.]

이 과정에서 대표에게 순종하라는 말까지 듣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를 제기하면 돌아오는 건, 맞고소였습니다.

갑질을 문제삼아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한 B씨.

고소를 당해 한국 경찰의 조사를 받았고, 지난달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B씨/외국인 모델 : 사람에게 어떻게 이런 대우를 할 수 있는지. 왜 제가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한 소속사 측은 JTBC에 여권을 요구한 게 불법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H씨/소속사 대표 : 이민국에 물어보니 '하지 마세요' 해서 하면 안 되는구나, 그걸로 일단락 끝났어요. 끝났고 더 이상도 없었고.]

꿈을 찾아왔지만 계속된 갑질 등에 생활고를 겪고, 마음의 병을 얻어 원망이 쌓입니다.

[C씨/외국인 배우 : 그때 전 엉망이었어요. 고향에 있는 어머니에게 너무 미안하지만 심리치료 비용을 보내달라고 부탁했어요.]

(영상디자인 : 송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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