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주도민들입니다.
연휴를 기점으로 몰려드는 관광객들에 코로나19 재확산을 걱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연휴 기간 제주에는 14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입도 전 진단검사 카드를 다시 빼 들었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어제(4일) "제주를 아낀다면 설 연휴 제주 여행은 잠시 미뤄달라"면서 "부득이하게 제주를 방문할 경우, 입도 전 3일 이내에 진단 검사를 받은 뒤 제주에 올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했습니다.
권고 사안이라 강제성은 없습니다.
다만 도민들과 입도객 모두의 안전을 위해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은 뒤 방문해 달라는 겁니다.
■ '입도 전 3일 이내' 검사 권고, 잘 지켜질까 제주도는 지난해 12월 입도객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 의무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당시 제주 지역 주요 감염 고리였던 타 지역 유입을 애초에 막겠다며 초강수를 꺼내 든 겁니다.
하지만 입도객 전원에 대한 전수 검사가 가능한지, 검사받지 않고 입도하는 사람들을 막을 수 있는지, 국민적 수용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등 정책 실현 가능성과 효과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발표도 '권고'에 그쳤습니다.
대신 제주는 입도객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할 수 있도록, 진단 검사를 받고 제주를 오는 사람들은 주요 관광지를 무료로 입장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음성 판정 확인서'를 제출하면 성산일출봉, 만장굴 등 도내 주요 공영관광지 입장료를 면제받습니다.
반면 강력한 제재도 예고했습니다.
미검사자가 제주에 들어왔다가 확진돼 피해를 입히는 등 귀책사유가 발생하면 구상권을 청구한다는 방침입니다.
음성 판정을 받았더라도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아 문제가 생기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했습니다.
■ 내일부터 14일까지 '설 특별방역' 특히 제주도는 방역 수칙을 어기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출입자 명부를 작성하지 않는 등 방역 수칙을 어기면 고의나 위반 등을 판단해 시정 명령 후 과태료를 부과하지만,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는 위반 즉시 과태료가 부과되는 강력한 조치입니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사업주는 1차 150만 원, 2차 300만 원 과태료를 물게 됩니다.
이용자는 개별 10만 원씩입니다.
출입자명부는 되도록 제주형 전자출입명부인 '제주안심코드' 앱을 써달라고 안내했습니다.
'제주안심코드' 사용 독려를 위해 제주공항과 여객터미널에서 관련 이벤트도 추진 중입니다.
또 설 연휴가 끝나는 14일부터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는 대중교통 종사자와 관광객 접촉 직업군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 관광 제주 살려야 하지만…불안한 제주도민들 제주도민들은 연휴 기간 관광객이 몰려 지역 경제가 되살아나는 건 반갑다는 반응입니다.
관광 산업이 주력인 제주도는 코로나19 여파 장기화로 경제적 타격이 심각합니다.
코로나19 상황을 생각하면 방역이 걱정돼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제주도민들이 모인 지역 커뮤니티 등 온라인 공간에선 다양한 반응이 나옵니다.
하지만 몰려드는 관광객 때문에 방역망이 뚫리면 앞으로 타격은 더 심각해질 수 있어 불안감도 큽니다.
"코로나19가 길어질수록 관광에 기댈 수밖에 없는 제주도는 더 힘들어져서 큰일이다", "오는 거 막을 수 없으니 서로 방역 수칙 잘 지키면서 배려하는 수밖에"라는 반응도 나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오늘 "걱정하는 제주도민들을 위해 여행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부득이하게 제주도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방역 수칙을 반드시 숙지하는 게 좋겠습니다.
더 자세한 '제주형 설 특별방역 대책'은 제주특별자치도 공식 블로그(https://blog.naver.com/happyjejudo/222232940883)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