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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인철·장동익 "언론플레이식 경찰 사과…항의 전화도 해봤지만"

입력 2021-02-05 20:41 수정 2021-02-0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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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뉴스룸'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서복현


[앵커]

1991년 10월 두 가족이 부곡하와이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온 가족이 몇 번이고 함께 꺼내 봤을 사진입니다. 하지만 바로 한 달 뒤 두 가족에게 함께라는 단어는 사라졌습니다. 가장인 최인철 씨와 장동익 씨가 낙동강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경찰에 끌려간 겁니다. 그게 21년 옥살이의 시작이었습니다. 마침내 법원은 어제(4일) 재심을 통해 경찰의 고문을 인정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렇게 누명을 벗기까지는 30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경찰청의 사과 입장문은 뿌리고 받기까지 불과 1초 남짓이 걸렸습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의 사과였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번지수도 아니었습니다. 수신자는 당사자들이 아닌 기자들이었습니다. 그럼 최인철 씨와 장동익 씨를 직접 연결해서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나와계시죠?

[최인철·장동익 : 네.]

[앵커]

방금 전에 30년 전 사진을 봤습니다. 시간이 너무나도 오래 걸렸습니다. 먼저 최인철 선생님, 어제 재심에서 무죄라는 재판부의 결정을 들으셨을 때 어떠셨습니까, 좀?

[최인철 : 글쎄, 무죄라는 건 우리가 누명을 썼으니까 당연히 받아야 되는 건데 담담함을 좀 느꼈습니다. 예전에는 재심을 해야 된다는 결정을 받았을 때는 너무 기뻤고 좋았는데 어제는 좀 담담한 시간을 좀 보낸 듯합니다.]

[앵커]

장동익 선생님은 2003년에 어머님이 돌아가시면서 유산처럼 분홍 보따리에 남겨둔 수사기록이 이번에 재심에서 핵심 근거가 됐다고 들었습니다. 재판부 결정 이후에 어머님 생각도 좀 나셨을 것 같은데요.

[장동익 : 저는 재심을 재판 중이나 재판을 하기 전이나 지금이나 끝나거나 항상 그게 없었으면 엄마가 그 기록을 안 갖다 놓았으면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을까. 재판이나 진행이 됐을까 그런 생각 하면서 항상 어머니한테 갈 때마다 진실이 밝혀집니다, 밝혀질 겁니다. 했는데 판결문이 오늘 나왔으니까 머지않아 가서 이제 진실이 밝혀졌습니다 하고 크게 소리치며 울고 싶습니다.]

[앵커]

오늘 경찰청에서 사과 입장을 냈습니다. 그러니까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이었습니다. 혹시 두 분께는 지금까지 따로 연락이 온 게 있을까요?

[최인철 : 없습니다.]

[앵커]

그럼 경찰청의 입장은 어떻게 접하셨습니까?

[최인철 : 변호사님께서 이렇게 전화를 주셨더라고요. 그래서 거기 문자를 이렇게 보고, 제가 인터넷을 통해서 이제 확인을 한 결과 이거는 완전 언론 플레이 비슷하다 싶어서 항의 전화도 한번 해 보고 그랬습니다.]


[앵커]

방금 항의 전화를 하셨다고 했는데요. 항의 전화 하실 때는 어떤 말씀을 하셨고 또 어떤 답변을 들으셨을까요?

[최인철 : 답변은 못 들었고 제가 확인을 한 건 제가 이제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들한테 전화 한 통 없고 사과 말 한마디 없으면서 언론 플레이를 하는 식으로 이렇게 공개를 하면 사과를 발표한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느냐, 그런 식으로 항의를 했었습니다.]

[앵커]

해당 경찰관들은 아마 재심 과정에서 법정에 와서 증인으로 진술한 거로 알고 있는데요. 대부분 다 부인했다고 하는데 당시 상황이 좀 어땠습니까?

[최인철 : 변호사님보다 제가 또 그 당시 상황을 다 겪었으니까, 몸으로 제가 겪었으니까 또 제가 묻는 말에도 모든 걸 기억이 안 난다, 모른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해 버리니까 할 말이 없더라고요.]

[앵커]

재판은 끝났지만 두 분 그리고 가족들이 입은 상처는 지금 진행형인 것 같습니다. 경찰에 바라시는 점들이 있으실까요?

[최인철 : 제가 바라는 거는 오직 저희 고문에 가담했던 경찰들 조사를 다시 해 달라는 그 바람도 있고 또 제가 이제 바라는 거는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좀 조처를 해 달라는 그 바람밖에 없습니다.

[앵커]

그동안의 아픔은 아마 말로 다 하실 수가 없으실 겁니다. 두 분 앞으로 빼앗긴 시간만큼 아니, 그보다 더 큰 행복 누리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연결 감사합니다.

[최인철·장동익 : 감사합니다.]

[앵커]

최인철 씨 그리고 장동익 씨와 연결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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