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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가덕도 신공항 지지"…당 내부에선 '엇박자'

입력 2021-02-01 19:39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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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늘(1일) 부산에서 가덕도 신공항 적극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역구가 대구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부산에 함께 내려가지 않았는데요. 여기에 야권 단일화도 금태섭 전 의원의 제3지대 경선 제안으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박준우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요새 힙합 용어 중에 'Flex'란 말이 있습니다. 지지난해부터인가 등장해 1020세대를 중심으로 자주 쓰이는 용어인데요. 혹시 우리 국장이나 반장들 중에 이 뜻 아는 분 계실까요?

류 반장 설명이 정확합니다. 그래도 20대에 비교적 가까운 신 반장이 맞출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류 반장이 역시 한 방이 있네요. 돈이나 명예를 과시하거나 뭔가 과감하게 지를 때 하는 말인데요. 염따라는 래퍼가 "Flex해버렸지 뭐야"란 말을 유행시키기도 했었죠. 오늘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 부산까지 내려가 비대위 회의를 열었는데요. 말 그대로 'Flex'해버렸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적극 지지하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이 여야 합의하에 처리되도록 노력을 할 것입니다.]

'가장 멋진 생각은 부산에서'란 백드롭이 눈에 띄는데요. 김 위원장, 여기서 그친 게 아닙니다. 부산 민심을 잡기 위해 또 한 가지 생각을 그 자리에서 'Flex'했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세계적 물류 교통 도시 부산으로 거듭나게 할 것입니다. 또한 부산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한·일 해저 터널 건설도 적극 검토해 나갈 것입니다.]

부산 민심이 요동치니까 불안해서 그런 걸까요? '가덕도 신공항 적극 지지', '한·일 해저터널 건설' 이 두 가지 카드를 한 번에 'Flex' 그야말로 질러버린 겁니다. 민주당 지도부도 지난 주 부산을 찾았었죠. 호를 가덕으로 바꿔서라도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켔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김영춘/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 (지난달 29일) : 제가 호를 '가덕'이라고 새로 고쳐서 부르고 있는데요. 이낙연 대표님이 총리 시절부터 가덕 신공항의 적극적인 지지자였습니다. 제가 그때 장관으로 일하며 모시고 있어서 잘 압니다. 그래서 이낙연 대표님 오늘 호를 '이가덕'으로 좀 바꾸시죠.]

국민의힘으로선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 이슈에 끌려가기만 하는 건 아무래도 내키지 않을 겁니다. 김 위원장이 그래서 '가덕도 신공항' 카드 받고 거기에 얹어서 '한·일 해저터널' 카드까지 던진 거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영화 '타짜 : 이거 돈 다시 빼시겠어요? 아니면 묻고 더블로 가시겠어요? (묻고 더블로 가!)]

한·일 해저터널 건설은 사실 오랜 기간 검토는 돼왔지만, 정치권과 학계에서 찬반이 갈리는 사안입니다. 설사 사회적 합의가 되더라도 일본과 외교적 조율도 거쳐야 하고 건설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데요. 김 위원장은 거기다 부산을 아시아의 미래금융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습니다.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이전도 적극 추진하겠다는 거죠. 하지만 김 위원장, 4월 재보선이 끝나면 정치권을 떠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습니다. 김 위원장이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해 단지 '말의 성찬'만 벌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건 이 때문입니다.

말의 성찬이 벌어지든 말든 속이 답답한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바로 '넘버2'인 주호영 원내대표입니다. 몇 번 설명드렸지만 대구가 지역구인 주 원내대표는 줄곧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죠. 역할 갈등이라고 해야 할까요? 선거에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지역 기반인 TK가 아니라 PK에 신공항이 들어선다는데 웃고만 있을 순 없는 노릇일 텐데요. 그런데 그 와중에 직속상관인 김종인 위원장, 주 원내대표에게 이런 선택지를 내민 셈이지요. 여정회의 원내대표 코너죠, '같이 들어 박' 첫 곡 뮤직 큐.

[트와이스 'Yes or yes' : 둘 중에 하나만 골라 YES or YES? 네 마음을 몰라 준비해봤어 하나만 선택해 어서 YES or YES?]

국민의힘 내 TK 인사들의 반발, 실제로 만만치 않습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가덕신공항 특별법 추진에 행정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지요. 대구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곽상도 의원도 밀양 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해 가덕 신공항 특별법에 맞불을 놓겠다고 준비 중입니다. 주 원내대표, 오늘 김 위원장의 가덕도 신공항 찬성 발언을 듣고 아마 이런 심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서인국 '너 땜에 못 살아' : 너 땜에 못 살아~ 너 때문에 내가 못 살아 오~ 난~ 내 맘에 불꽃 튀게 하는~]

결국 주 원내대표, 오늘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 참석을 빌미로 부산 비대위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O'도 아니고 'X'도 아니고 '△'를 택했다고 봐야 할까요?

이렇게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 국민의힘이 엇박자를 내는 사이에도 야권 단일화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금태섭 전 의원이 태엽을 감은 건데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금태섭/전 의원 (어제) : 양당의 경선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제3지대 경선'을 제안합니다. 경선 룰을 둘러싼 볼썽사나운 샅바 싸움은 치우고 서울시민을 위한 진짜 문제를 놓고 각자의 입장을 솔직히 얘기합시다.]

제가 무슨 뜻인지 좀 알기 쉽게 정리해봤는데요. 일단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예비후보 8명 가운데 예비경선과 본경선을 거쳐서 최종 후보 1명을 3월까지는 뽑을 예정인데요. 국민의힘 경선 기간, 국민의힘 바깥에 있는 제3지대 야권 인사들 즉,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 등이 경선을 치러 먼저 단일화를 하자는 겁니다. 그리고 거기서 이긴 제3지대 단일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 최종 1대1 대결로 범야권 단일후보를 뽑자는 거죠. 일종의 토너먼트 방식인 셈입니다.

[금태섭/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국민의힘 지지층은 국민의힘 지지층대로 경선을 거치면서 붐업을 하고, 또 중도층 지지층은 중도층 지지층대로 붐업을 하기 위해서 제가 안철수 후보와 저와 그 기간에 우리도 병행해서 제3지대 경선을 하자, 토론을 하고 경선을 해서 관심을 받자, 그 제안을 드린 것입니다. 안철수 후보도 저처럼 확장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저는 당연히 받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국민의힘 등 보수 야권의 모든 후보들이 함께 경선을 치르는 '야권 원샷 경선'은 사실상 물 건너간 마당이니 제3지대 후보들도 '컨벤션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안 대표는 일단 금 전 의원의 연락이 오면 만나 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고, 서로 간의 존중을 해서 야권의 파이를 키워야 된다는 제 뜻에 동의한 것을 평가하고 싶습니다.]

국민의힘도 꺼리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은 "금 전 의원의 큰 결심으로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범야권 단일화 방안이 단순하고 명확하게 정리되어 가고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가타부타 토를 달지는 않았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제3지대에서 그거는 자기네들끼리 하는 이야기니까 우리가 거기에 대해서 관여할 계제는 아닌 거 같아요. 일단 거기에서 두 사람 사이에서 뭐가 이루어지고 난 다음에, 우리 후보가 선정이 된 다음에 단일화를 갖다가 이룩할 수밖에 없지 않나…]

이제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이 만나 합의를 할지 말지가 관건인데요. 잘 지켜보고 있다가 재빠르게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김종인 "가덕도 신공항 적극 지지"…안철수, 금태섭 단일화 제안 받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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