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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학대 경계는?…법원, '빈 교실 격리' 교사에 유죄

입력 2021-01-27 20:40 수정 2021-01-2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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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동 학대인지 훈육인지 오늘(27일) 법원에서 그 경계에 어느 정도의 기준선을 그을 수 있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린 학생들이 공포심을 느끼는 빈 교실에 학생을 격리시킨 초등학교 교사에게 대법원이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교사는 훈육이라고 주장했지만 1심, 2심, 3심 모두 학대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오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4월, 청주에 있는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1학년 학생을 빈 교실에 약 8분간 혼자 머무르게 했습니다.

말을 듣지 않고 다른 친구들의 공부를 방해한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격리된 곳은 학생들이 '지옥탕'이라고 부르는 교실이었습니다.

검찰은 아동학대로 A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A씨는 혼자만의 장소에서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한 이른바 '타임아웃 훈육'이라고 주장했고, '지옥탕'도 동화책의 이름을 딴 것일 뿐 무서운 공간은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아동학대라고 판단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당시 피해 학생은 입학한 지 1개월 남짓 된 만 6살이었고, 수업이 끝난 뒤에도 피해 학생을 방치해서, 다른 선생님이 다시 학급으로 데려왔다는 상황을 감안했습니다.

또 학칙상 '격리' 훈육이 허용되긴 하지만 '교실 내 격리'로 해석해야 하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격리시킬 만한 이유도 없어 보인다고 했습니다.

평소 '지옥탕'에 대해서 학생들이 무섭다고 표현해왔고, 피해 아동이 이미 여러번 '지옥탕 훈육'을 받았던 점도 고려했습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했지만, 2심 법원과 대법원도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A씨는 자신이 갖고 있는 학부모들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탄원서를 써달라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는데, 법원은 이것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판결했습니다.

논란이 되자 A씨는 피해학생에게 왜 부모님에게 말했느냐면서 "이게 뭔 꼴이냐"라고 교실에서 얘기하기도 했는데, 법원은 이런 정황도 형량에 반영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판결은 모호하게 여겨졌던 훈육과 학대의 경계를 어느 정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오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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