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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인사청문회, 여야 공방 가열…의혹 검증 집중

입력 2021-01-25 19:11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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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늘(25일) 열렸습니다. 박 후보자는 모두 발언에서 검찰개혁의 마침표를 찍겠다는 의지를 다졌는데요. 개인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도 뜨거운 상황입니다. 박범계 후보자 인사청문회 소식 박 반장이 정리해 봤습니다.

[기자]

늘 공격만 해오던 그였습니다. 주 무기는 호통과 버럭이었습니다. 상임위 회의든 특위 회의든 자리를 가리지 않고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박범계/법무부 장관 후보자 (2013년 8월 19일) : 당신이 검사야? 그렇게 얘기하면 내가 얘기하지 말아야 돼? 검사냐고? 영등포경찰에서 날 부르지도 못해.]

청문회 4번 타자로도 나섰습니다. 논리적인 면모를 과시하며 홈런을 때리기도 했는데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청문회 때였죠. 당시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은 일등석 비행기 좌석을 한 단계 낮은 비즈니스석으로 바꾸고 그 차액을 챙겼다는 항공권깡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결국 이 후보자는 자진 사퇴했었죠.

[박범계/법무부 장관 후보자 (2013년 1월 22일) : (이 후보자는) '적립된 마일리지로 업그레이드를 시켜 가지고 비즈니스로 후보자와 함께 갔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항공운임증명서 비고란을 봐주십시오. 마일리지로 하는 '업그레이드 좌석이 왕복 구간 다 만석입니다' 즉 마일리지를 이용해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없다, 이런 얘기입니다.]

그렇다고 매번 야박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때로는 '뿜'으며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박뿜계란 별명도 이때 나왔습니다.

[장제원/당시 새누리당 의원 (2016년 12월 15일) : 위원장님 제가 답변을 요구하지 않을 것을 답변하고 있습니다. 잠깐만 시간 끄세요.]

[박범계/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6년 12월 15일) : 네. 또 제가 위원장 할 때군요. 지금 불만이 무엇이죠?]

하지만, 박뿜계 4번 타자 오늘은 마무리 투수를 자처했는데요. 공수가 뒤바뀐 셈입니다. 추미애 장관과 마찬가지로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박범계/법무부 장관 후보자 : 20여 년 전, 제가 시작했고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추진했고 문재인 대통령께서 완성해 가는 이 검찰개혁의 과정에 제가 작은 밀알이라도 도움이 된다는 점이 참으로 가슴 뛰고 과분합니다.]

박 후보자의 모두 발언 이후 본격적인 청문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증인 채택 문제를 두고 여야 간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졌는데요. 박 후보자가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는 사이 여당 법사위원들이 선발 투수로 나섰다고 하면 될까요? 여당은 어제 국민의힘이 개최한 '국민참여 인사청문회'를 문제 삼았습니다.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 어제 국민의힘 쪽에서 국민청문회라는 이름으로 '셀프 청문회'를 하고 후보자에 대해서 부적격이다, 이런 의견을 냈다는 보도를 보았습니다. 유감을 표명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김도읍/국민의힘 의원 : 증인, 참고인을 1명도 받아주지 못하겠다고 하니까 저희들은 국민들께 박범계 후보자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서 청문회를 할 수밖에 없었고요.]

질의에 들어가자 그간 박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들과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먼저 #사법고시생 폭행 의혹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 답답하고 절박해서 힘 있는 국회의원을 찾아와서 1년만 사시를 더 존치해 달라고 읍소하는 그 힘없는 고시생들에게 개인정보법 운운하고 자신이 맞을 뻔했다고 이야기하는 그런 냉혈함. 그것이 과연 박범계 후보자가 약자 편에 서 있던 정치인이었느냐?]

박 후보자가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모임 소속의 한 고시생을 지난 2016년 폭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물은 건데요. 박 후보자는 그간 폭행 의혹을 부인해왔죠. 오히려 자신이 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반박했는데요. 어제 국민의힘 장외 청문회에서 고시생 측은 박 후보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재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이종배/사법시험존치를위한고시생모임 대표 (어제) : 누가 봐도 지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그런 천인공노할 짓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고소장 제출할 때 개인정보 때문에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것까지 다 합쳐서 10개 정도의 증거를 고소장 제출할 때 같이 제출했습니다.]

박 후보자는 여전히 완강한 태도였습니다. 오히려 고시생들이 어떻게 자신의 숙소 주소를 알고 찾아왔는지를 문제 삼았습니다.

[박범계/법무부 장관 후보자 : 제 숙소 당산동에 있는 오피스텔에 밤 10시에 아시다시피 제가 덩치가 크지 않지 않습니까? 저보다 훨씬 큰 덩치의 청년들 대여섯 명이 밤 10시에 나타났습니다. 저는 그때 제 주소가 이걸 어떻게 알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시생 여러 명이 늦은 밤 아내 혼자 있는 대전 집을 찾아가 초인종을 눌렀다', '둘째 아이의 등굣길에도 피켓을 들고 나타났다' 이런 에피소드들도 소개했는데요. 상대방이 먼저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역으로 지적한 겁니다. 다만 사법고시 존치를 요구하는 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면서 구제 방법을 찾아보겠다고도 했습니다.

고시생 폭행 의혹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실책으로 볼 법한 플레이도 나왔습니다. 포수로 나선 민주당 신동근 의원이 에러를 범했다고 하면 맞을 것 같습니다. 손가락 발언이 논란이 된 겁니다.

[신동근/더불어민주당 의원 : 심지어는 10년까지 이렇게 준비를 하고 있다가 갑자기 없어지니까 거기에는 절박성이 있겠습니다만 어떻게 보면 이분들이 그러나 사회적 약자는 아니죠. 비정규직으로서 열악한 환경에서 손가락 잘려가면서 일하는 노동자도 아닌 거고 말이죠.]

신 의원은 박 후보자에게 제기된 #불법 선거자금 수수 묵인 의혹에 대해서도 방어에 나섰는데요. 박 후보자와 함께 싸인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신동근/더불어민주당 의원 : 불법 선거 자금 수수를 묵인했다. 그런데 그 부분과 관련해서는 어쨌든 간에 지금 검찰에 불기소, 또 재정 신청까지 포함해서 전부 다 재항고까지 지금 기각당했잖아요. 그죠? 그래서 법률적으로는 판단이 끝났는데…]

[박범계/법무부 장관 후보자 : 제 불찰인 측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저는 우리 지방의원들 자치 활동, 지방 활동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습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박 후보자 측근 2명이 불법 선거자금 수수로 처벌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방조 의혹이 제기됐었죠. 이 의혹을 제기했던 김소연 전 대전시의원, 어제 국민의힘 장외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김소연/전 대전시의원 : 박범계 후보자가 모를 리 없다가 아니라 박범계 후보자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 의원은 김 전 시의원을 향해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신동근/더불어민주당 의원 : 김소연 전 시의원 이분이 보니까 정당 활동 오래 하고 있지 않다 보니까 정당 활동 자체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서 바로 의혹 제기를 하는 것 같아요. 소위 특별당비라는 거 있죠. 특별당비가 마치 비례 후보를 주는 조건으로 마치 부정 정치자금을 수수한 것처럼 그렇게 인식하고 있어서 문제 제기를 한 거 아닙니까.]

JTBC가 제기한 #국회 패스트트랙 폭행 의혹에 대한 질의도 있었습니다. 포문을 연 건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이었습니다.

[전주혜/국민의힘 의원 : 최근 후보자에 대해서 새로운 별명이 생겼는데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양파' 또는 '썩은 양파'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까도 까도 계속 비리가 나온다. 비리백화점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JTBC의 보도 영상이 재생되는데요. 박 후보자가 야당 보좌진의 목을 잡아 끄는 모습인데, 잠시 저희도 보고 오겠습니다.

[JTBC '뉴스룸' (지난 12일) : 민주당 보좌진들이 뛰기 시작합니다. (빨리, 빨리!) 그러자 야당 보좌진들은 문을 막습니다. 공수처 법안 등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려는 회의를 야당이 막아서면서 몸싸움이 벌어진 겁니다. 그런데 당시 법사위원이었던 박범계 후보자도 이 상황에 뛰어듭니다. (빨리 들어가!) 박 후보자가 문을 막고 있던 야당 보좌진의 목을 움켜쥡니다. 그러고는 문에서 떼어냅니다.]

[전주혜/국민의힘 의원 : 이 영상 인정하십니까?]

[박범계/법무부 장관 후보자 : 저 영상은 JTBC 기자분이 촬영한 것으로 아는데 저 영상을 구하려고…]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 영상을 인정하시냐고요.]

[박범계/법무부 장관 후보자 : 찍혔으니까 저것이 뭐…]

[전주혜/국민의힘 의원 : 여기에 나오는 사람이 본인인 건 인정하시죠?]

[박범계/법무부 장관 후보자 : 질문하시죠.]

박 후보자는 이달 27일 해당 폭행 건과 관련해 형사 피고인 신분으로 법원 출석을 앞두고 있는데요. 사과할 용의가 있냐는 질문에는 답을 피했습니다.

사실 피청문 대상으로 선 박 후보자, 오늘은 어떤 모습을 보일지 내심 궁금했는데요. 혹시 그간 보여온 '고성 모드'에서 '공손 모드'로 전환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죠. 하지만 위치는 바뀌어도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신경을 긁는 야당 의원들의 번트(Bunt)에는 아예 빈볼(Bean ball)로 응수하기도 했습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 후보자가 대전으로 이사를 했어요. 왜, 대전에서 출마를 하니까. 그런데 부인이 주민등록지를 대전으로 옮겼습니다. 그래서 아들이 남겨진 거예요. 그렇죠? 이거 인정하시죠?]

[박범계/법무부 장관 후보자 : 장모님이 계셨습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 그러면 배우자께서는 아이를 돌보지 않았습니까?]

[박범계/법무부 장관 후보자 : 조수진 위원님, 비례대표 의원 아니십니까? 지역구에서요. 지역구에 잠깐…]

비례대표가 지역구 의원의 고충을 어떻게 알겠냐는 거죠. 보통 마무리 투수에게는 마지막까지 팀의 리드를 지켜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하는 세이브 기록이 중요한데요. '현역 불패'라는 프리미엄까지 안고 있는 박 후보자, 과연 세이브의 영예를 안을지, 패전의 수모를 겪을지 궁금해집니다.

오늘 야당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박범계 청문회, 고시생 폭행 등 의혹 두고 여야 공방 치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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