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택배 노동자들이 과로로 잇따라 숨지면서 노조와 업체, 정부가 기구를 만들어 협의를 해왔고 오늘(21일) 합의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가 됐던 '택배 분류 작업'의 책임은 업체에 있다고 명확하게 했고 밤 9시 이후 심야 배송도 일단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상화 기자입니다.
[기자]
배송을 완료했다는 문자입니다.
시간은 새벽 6시입니다.
지난해 11월, 40대 택배 노동자가 물건을 받는 사람에게 보낸 겁니다.
한 달 뒤 이 노동자는 과로로 쓰러졌습니다.
숨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택배회사들은 대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크게 바뀐 건 없었습니다.
[진경호/택배연대노조 수석부위원장 : 롯데(택배)는 (분류인력이) 현재 60명밖에 투입 안 돼 있고, 한진(택배)은 300명을 투입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확인한 바로는 1명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문제가 이어지자 사회적 합의기구가 만들어졌습니다.
오늘 새벽 중재안이 만들어졌습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우선 공짜 노동이라고 불리는 분류작업입니다.
업무량이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택배기사 : (택배) 분류하는 데 4시간, 5시간 걸리거든요. (오후) 5시에 시작한 적도 있어요, 배송을.]
택배 분류 작업 책임이 택배 회사에 있다고 명확하게 정했습니다.
택배 노동자들의 작업 범위에서도 뺐습니다.
분류작업을 자동화하되 그 전에 부득이하게 분류 작업을 하면 적절한 보상을 받도록 했습니다.
일하는 시간은 하루 최대 12시간, 일주일에 60시간으로 정했습니다.
밤 9시 이후 심야 배송도 못 하게 했습니다.
[김남근/참여연대 정책위원 : 원칙적으로 9시 이후 심야배송을 금지하도록 하고, 설 연휴 등 불가피하게 심야작업이 필요한 경우에도 밤 10시 반을 넘지 않도록…]
배송이 지연되면 다음 날 처리하고 책임도 묻지 않습니다.
올해 상반기 구체적 방안을 마련합니다.
택배노조는 27일 계획한 파업은 철회했습니다.
합의엔 CJ대한통운과 우체국 택배 등 다섯 개 택배 회사가 참여했습니다.
쿠팡과 새벽배송 업체 등은 합의에서 빠졌습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 / 영상그래픽 :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