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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순세력' 써가며 세월호 유가족 가려…"김기춘 아주 만족"

입력 2021-01-20 20:59 수정 2021-01-21 14:16

기무사 310부대 '대외비 문건' 179건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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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310부대 '대외비 문건' 179건 입수

[앵커]

검찰의 결론에 문제가 없는지, 있다면 어떤 게 있는지 짚어 보겠습니다. 그중에서도 '기무사의 유가족 사찰' 의혹입니다. 뉴스룸은 기무사가 세월호 참사 당시 7개월 동안 유가족의 움직임을 자세히 기록한 179건의 문서를 입수했습니다.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던 보고서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했는지 따져보면 결국 그들의 방식으로, 또 그들의 표현을 써서 '순수한 유가족'과 '불순한 유가족'을 가려내는 거였습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기무사는 참사 당일부터 유가족 동향을 파악했습니다.

현장은 310부대와 610부대에 맡겼습니다.

최종 보고는 기무사령관을 거쳐 청와대에 들어갔습니다.

보고를 받은 사람은 대통령, 비서실장, 국가안보실장 등 6명입니다.

참사 9일 뒤인 4월 25일.

보고 문건에 '불순세', 즉 '불순한 세력'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합니다.

기무사가 '순수하지 않은 유가족'을 찾아냈다는 근거입니다.

JTBC는 언론에 공개된 적 없는 대외비 문건 179건을 입수했습니다.

310부대가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것들입니다.

5월 19일 35번째 보고.

"유가족들이 4~5명씩 모여 보상 관련 대화를 한다", "대통령 담화 이후 유가족 대책회의를 연다".

5월 28일 42번째 보고에선 "반정부 정치 성향이 있는 유가족 2명이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활동을 강화한다"고 적었습니다.

6월 보고 문건엔 "유가족들이 조문객 감소에 위기 의식을 느끼는 분위기"다, "한 유가족이 생계보다 가족대책위 활동에 집중"하고 "보상을 받기 위해 조직적으로 활동"한다고 했습니다.

단식 농성 중이던 김영오 씨의 움직임도 실시간으로 기록했습니다.

특별한 임무도 있었습니다.

당시 실종자 가족을 강경, 온건, 중도 성향으로 나눈 뒤 의견이 센 가족들은 "설득 적임자를 맨투맨식으로 지정한다"고 나옵니다.

기무사는 JTBC가 입수한 이 문건들을 비롯해 보고용으로 627건을 생산했습니다.

한 문건엔 청와대의 반응도 담겼습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아주 만족해 하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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