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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측, 나발니 석방 촉구…미-러 관계 전망은?|아침& 세계

입력 2021-01-20 09:46 수정 2021-01-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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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진행 : 이정헌


지난 17일, 러시아 야권 지도자 나발니가 독일에서 러시아로 귀국한 직후 체포됐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러시아 법원은 나발니에게 30일 동안의 구속 판결을 내렸습니다. 러시아 법원은 지난 18일, 나발니가 구금돼 있던 경찰서에서 출장 형식으로 재판을 열었습니다. 나발니는 지난 2014년, 횡령 혐의로 선고된 집행유예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30일 동안의 구속 판결을 받았습니다. 러시아 교정당국은 나발니가 2014년 선고받은 3년 6개월 집행유예형을 실형으로 바꾸기 위한 소송도 제기했습니다. 이처럼 귀국하자마자 구속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나발니가 러시아로 돌아온 것은 반 푸틴 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정치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나발니는 구속되기 직전 지지자들에게 거리로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알렉세이 나발니/러시아 야권 지도자 : 두려워하지 말고 거리로 나가십시오. 나를 위해 나가지 말고, 자신과 미래를 위해 나가십시오.]

나발니가 독극물 중독 치료를 받았던 독일은 물론이고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구속 결정에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국가 안보 보좌관으로 내정된 제이크 설리반은 "나발니의 구속은 인권 침해를 넘어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 러시아 국민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크렘린궁 대변인은 나발니가 법을 어겼기 때문에 구속했을 뿐이라며 러시아 법률을 무시하지 말라고 반박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크렘린궁 대변인 : (나발니 구속이 정치적이라는 주장은) 완전히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연방 법률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러시아 교정 당국의 주장처럼, (나발니 집행유예형과 관련해) 일부 규정들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9일,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영하 20도의 강추위 속에도 얼음물에 들어가는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러시아 정교회의 주현절 입욕 행사로, 푸틴 대통령은 거의 매년 참여해왔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감염을 이유로 정교회 측이 입욕을 하지 말라고 권고했지만 강행했는데,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나발니 구속의 후폭풍이 러시아 안팎에서 거세게 불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신욱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 나발니가 지지자들에게 거리로 나서라고 독려를 했습니다. 그리고 나발니가 체포될 당시 공항에는 지지자 수백 명이 나와서 체포 장면을 지켜봤고요. 앞으로 러시아에서 대규모 반정부시위가 벌어질 가능성 어느 정도라고 보세요?

    대규모 시위가 촉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됩니다. 현지 소식통들에 의하면 2월 2일 열리는 법정에서 석방 여부가 결정될 것이지만 아마도 다음 대선일인 2024년 7월까지 구속 혹은 가택연금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게 보여 그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시위가 확산 추세에 있고 최소 55명의 시위대가 체포되는 등 시위가 갈수록 러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보기관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보이는 나발니에 대한 독극물 테러는 예전 우크라이나 유셴코 대통령의 당선 때처럼 야권 지도자 나발니의 인지도를 높여주고 있어 2024년 차기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의 강력한 대항마로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 나발니의 구속은 외교문제로도 번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당장 내일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뒤에는 말이죠.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에서 나발니의 구속 문제가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이런 전망도 나오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00년 푸틴 집권 이후 러시아가 국력을 회복하면서 동유럽에서 군사적, 외교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데요. 2008년 조지아전쟁, 2014년 우크라이나 분쟁, 최근 벨라루스 사태 등 동유럽에서 러시아의 개입으로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미국의 시각입니다. 더구나 오바마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오늘 등장하면서 친우크라이나 반러시아 성향의 미 행정부 등장으로 인해 미국의 대러시아제재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번 나발니 사건으로 민주화와 인권을 요구하는 미국과 슬라브 패권주의를 내세우는 러시아와의 갈등은 예고된 수순이라고 생각됩니다.

 
  •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을 하루 앞두고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가스관 건설사업과 관련해서 러시아 선박에 제재를 부과했다고 합니다. 바이든 당선인 역시 이 사업에는 반대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이 문제도 앞으로 미국과 러시아 관계에 변수가 될까요?

    미국과 러시아 관계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EU와의 관계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러시아는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 우크라이나와의 가스분쟁으로 이후 독일로의 우회 수출로를 적극 개척했었습니다. 이번 나발니 사건으로 미국과 EU는 가스 수출 제한을 통해 푸틴과 러시아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삼을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마이너스 4%에 가까운 경제성장률을 보인 러시아에 대해 주요 수입원인 가스 수출을 제한하여 푸틴 정권에 치명타를 가하고 코로나와 나발니 사건을 통해 드러난 민심이반에 대해 푸틴 정권의 교체를 압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반발 또한 심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미러관계뿐 아니라 EU와 러시아와의 관계도 빨간불이 켜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나발니 독살 시도에 대한 푸틴 정권의 책임을 묻기 위해 동맹국과 협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푸틴 정권과 밀월관계를 구축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나발니 사건의 후폭풍이 얼마나 거세게, 어디까지 이어질지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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