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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의 기후 1.5] 업데이트 된 전망, 또렷해지는 위험 (상)

입력 2021-01-18 13:21

'먼 미래'에서 '내 일'로 찾아온 기후변화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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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미래'에서 '내 일'로 찾아온 기후변화 (61)

지난 겨울, 역대 가장 따뜻한 겨울을 보낸 데에 이어 이번 겨울엔 20년 만에 가장 추운, 그것도 갑작스런 폭설까지 쏟아지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좀처럼 '중간'을 찾아보기 힘들어진 요즘입니다. 몇 년에 한 번, 드물게 찾아오던 이상 현상들이 이제는 계절마다 나타나고 있죠.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갈수록 더욱 중요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얼마나 더 극한의 상황이 찾아올 수 있는지, 그 불확실성은 얼마나 더 심각해지는지 분석하고 대비하는 겁니다.
 
[박상욱의 기후 1.5] 업데이트 된 전망, 또렷해지는 위험 (상)

최근, 다가올 앞날의 기후를 예측한 결과가 한 차례 업데이트됐습니다. 기상청이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 2020: SSP12.6/SSP5-8.5에 따른 기후변화 전망'을 공개한 것입니다.

#달라진_시나리오
시뮬레이션의 근간이 되는 '시나리오'는 한층 정교해졌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기후변화로 달라질 미래를 시뮬레이션 할 때 RCP(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 대표농도경로)라는 시나리오를 활용했죠. 그런데, 이 시나리오가 SSP(Shared Socioeconomic Pathways, 공통사회경제경로) 시나리오로 달라진 겁니다.

RCP 시나리오는 이름에서도 나타나듯이 온실가스의 '농도' 자체를 의미합니다. 온실가스 농도에 따라 달라지는 지구의 '복사강제력(Radiative Forcing)'이 기준이 되죠.

벌써부터 복잡해지는 듯하지만, 문과 교사 자격증의 힘을 빌어 최대한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복사강제력은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흡수하는 에너지와 지구가 다시 우주로 방출되는 에너지의 차이를 의미합니다. 이 차이가 양(+)의 방향으로 크면 클수록 지구는 당연히 더 뜨거워지겠죠. 이것이 바로 '온실효과'입니다.

지구가 다시 에너지를 우주로 방출하는 것을 막는 것들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때로는 구름도 이를 막는 역할을 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연구를 해보니 특히나 이산화탄소, 메탄, 이산화질소 등은 이 에너지를 품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이런 온실효과를 부추긴다고 해서 이들 물질들을 '온실가스'라고 일컫는 것이고요. 이 때문에 복사강제력을 우리는 기후강제력(Climate Forcing)이라고도 부릅니다.
 
[박상욱의 기후 1.5] 업데이트 된 전망, 또렷해지는 위험 (상) (자료: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 2020)

#다학제적인_접근
지난 60주에 걸친 연재에서 기후변화는 그저 '북극곰의 터전이 사라지는 일'이 아니라고 말씀드려왔습니다. 과학자들만이 고민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고도요. 기후변화는 사회변화, 인권변화, 식량변화, 경제변화, 산업변화, 통상변화, 생태계변화 등으로 이어진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다학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요.

기후변화로 인한 미래를 예측하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는 6차 평가보고서부터 새로운 시나리오를 도입했습니다. 기존 RCP 시나리오의 온실가스 농도와 더불어 미래 인구수, 토지이용, 에너지 사용 등 '사회경제학적 요소'까지 버무린 시나리오를 만들어낸 것이죠.
 
[박상욱의 기후 1.5] 업데이트 된 전망, 또렷해지는 위험 (상) (자료: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 2020)

그래서 SSP1-2.6 시나리오는 사회도 빠르게 발전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 나서는 상황을, SSP2-4.5 시나리오는 사회의 발전도 중간 정도, 온실가스 감축도 중간 정도 수준인 상황, SSP3-7.0 시나리오는 사회 발전이 더딘 가운데 온실가스 감축도 제대로 하지 못 하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SSP5-8.5 시나리오는 사회적으로 빠른 발전을 추구하지만 온실가스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 상황을 상정한 시나리오죠.

그렇다면, 당장 기존의 RCP 시나리오와는 어떤 차이를 보일까요.
 
[박상욱의 기후 1.5] 업데이트 된 전망, 또렷해지는 위험 (상) (자료: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 2020)

위의 그래프에서 검정 실선으로 그려진 4개의 선은 새롭게 마련된 SSP 시나리오, 점선으로 그려진 선은 기존 RCP 시나리오입니다.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 SSP 시나리오는 RCP 시나리오가 상정한 배출량의 범위보다 더 넓은 영역을 커버합니다.

그렇다면, 이같이 새롭게 업데이트된 시나리오에 따른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평균기온도, 최고기온도, 최저기온도. 모두 기존의 시나리오보다 새로운 시나리오의 결과가 더 혹독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여러 변수들을 더해보니 그저 온실가스 농도만을 기준으로 따졌을 때보다 문제가 더 심각해졌던 것이죠.
 
[박상욱의 기후 1.5] 업데이트 된 전망, 또렷해지는 위험 (상) (자료: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 2020)

우리가 정말 최선을 다해 노력했을 때에도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이번 세기 후반, 3℃나 오릅니다. RCP 시나리오에선, 그런 노력이면 1.8℃ 오르는 데에 그칠걸로 예상됐었는데 말이죠. 최고기온과 최저기온도 모두 기존 RCP 시나리오보다 더 오를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강수량 역시 크게 늘어나고요. 그저 위의 표에선 '평균 강수량'일 뿐이지만, 기후변화로 점차 극단의 이상 현상이 잦아지는 만큼, 이를 해석하면 '더 쏟아붓고, 더 말라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얼마나 달라질까요. 보고서엔 25km 해상도로 상세히 분석, 전망한 결과가 담겨있습니다. 국립기상과학원이 새로운 SSP 시나리오에 따라 분석한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은 다음주에 이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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