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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장기집권 vs 래퍼 출신…우간다 대선 전망은?|아침& 세계

입력 2021-01-15 09:55 수정 2021-01-1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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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진행 : 이정헌


동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35년 동안 장기 집권하고 있는 76세 무세베니 현 대통령과 래퍼 출신의 38세 젊은 정치인 보비 와인이 맞붙었습니다. 수도 캄팔라 등 우간다 전역에서 어제(14일) 대선 투표가 진행됐습니다. 우간다의 총 인구는 약 4천7백만 명인데, 이번 선거에 참여한 유권자 수는 1천8백만 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86년부터 우간다를 집권해왔고, 6선에 도전하는 무세베니 대통령도 투표에 나섰습니다. 유력한 대항마로 꼽히는 야당 후보자 보비 와인 역시 투표에 참여했습니다. 보비 와인은 래퍼로 인기를 얻다가 2017년 4월 총선에 출마하면서 정치계에 뛰어든 인물입니다. 무세베니 대통령의 독재를 비판하고 사회 정의를 주장해 '빈민가의 대통령'으로 사랑받으면서, 정부의 견제를 받아왔습니다. 집회 금지 위반 혐의 등으로 수차례 체포됐다 석방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보비 와인이 대선 후보 등록을 하러 갔다 체포되면서 구타까지 당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지지자들은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고 진압 과정에서 50명이 넘게 숨졌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보비 와인의 경호팀장이 경찰트럭에 치여 숨지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보비 와인은 대선을 이틀 앞둔 지난 12일, 자신의 자택에 군인들이 들이닥쳐 경호원 등을 연행해갔고 그 과정에서 운전사가 군인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방탄조끼와 헬멧을 착용한 채 대선 유세에 나선 보비 와인은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선거를 치르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보비 와인/우간다 야당 대통령 후보 : 선거까지 몇 시간 밖에 안 남았는데 제대로 준비할 수가 없습니다. 동료와 시민들을 군경이 포악하게 대했기 때문에 병원에 가는 일이 더 급한 상황입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보비 와인을 '손자뻘 애송이'라고 무시하면서도, 선거 패배에 대비해 수도 캄팔라에 전투부대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선을 이틀 앞둔 지난 12일에는 소셜미디어 접속을 차단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인터넷 접속도 끊긴 상황입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선거와 관련해 불법 행위가 일어나면 보안군이 즉각 대응할 것이라는 경고도 남겼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요웨리 무세베니/우간다 대통령 : 등록된 모든 유권자들은 투표하십시오. 보안군들은 분란을 일으키는 자들을 상대할 준비가 되어있으니, 불법을 저지를 생각은 절대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우간다는 임기 5년의 대통령 중임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무세베니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6선에 성공하면 40년 장기집권이 가능해집니다. 아프리카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이한규 전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 교수 전화로 연결됐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현 대통령의 40년 장기집권이냐 아니면 래퍼 출신 젊은 정치인의 반격이냐. 우간다의 대선 결과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개표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요. 어떻게 전망하고 계세요?

    이번 대선에서 래퍼 출신 보비 와인의 등장은 유능한 축구선수 출신인 라이베리아 현 대통령 조지웨아를 연상케하는데요. 엄청난 내전을 겪은 라이베리아와 현재 우간다와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상황이 매우 달라서 보비 와인 당선은 좀 어렵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물론 우간다 인구의 80%가 30세 미만이고 이들 중 3분의 2가 실업자라는 점에서 보비 와인에게는 유리한 점도 있어요.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야권 단독 후보를 내지 못한 것과 유동성이 많은 젊은층의 지지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는 겁니다. 당연히 우간다 국민 다수가 현재 독재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에서 우간다 다수 국민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호했을 것 같습니다.

 
  • 보비 와인은 그동안 사실상 노골적인 정부의 탄압을 받아왔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야당 정치인이나 인권운동가, 시민단체, 언론인들을 대상으로도 석연치 않은 체포나 사고 등이 많이 발생했습니까?

    민주화를 단행한 지 30년이 지났는데 정치적 탄압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네요. 보비 와인과 야당 세력에 대한 정부의 탄압은 선거운동이 본격화한 2020년 11월 이후인데요. 여러 차례 보비 와인은 체포되고 가끔 가택연금도 됐죠. 그리고 대변인, 변호사 및 열성 지지자를 포함하여 300명 이상이 용의자로 체포되었는데요. 선거 전까지 54명이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정치탄압이 과거에는 총기 불법소지 혐의와 달리 이번에는 하나같이 방역위반이 주된 이유라는 거죠. 겨우 석방된 보비 와인은 선거운동 기간에 방탄조끼와 헬멧을 착용하는 촌극이 벌어졌을 정도로 정부는 코로나 방역을 빌미로 모든 집회를 금지하고 탄압해 왔습니다. 현재 보비 와인을 비롯해서 우간다의 주요 야당 인사들이 국제형사재판소에 대통령과 9명의 안보 책임자를 폭력과 인권침해로 고소한 상태라서 선거 결과에 따라서 정치보복 가능성이 예상됩니다.

 
  • 대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후폭풍은 그래서 상당히 우려가 되고 있습니다. 대규모 소요 사태 가능성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고요. 대선 이후 우간다의 상황은 어떻게 전망하고 계세요?

    아마도 이번 선거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문제될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 선거 투명성을 위해 미국 및 유럽연합 등이 매번 선거 참관단을 파견했죠. 물론 국가의 승인 하에서고요. 그런데 이번 선거에는 우간다 정부의 비협조로 미국은 참관단을 철수했고요. 유럽연합 참관단은 우간다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했습니다. 물론 시민단체 선거 과정 참관도 당연히 불허됐고요. 특히 선거 전날에 국민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한 것도 모자라서 대화의 연결망을 모두 차단했는데요. 이처럼 정부가 선거 투명성과 반대되는 노골적인 행보를 통해 선거에서 승리한다 해도 다른 면, 즉 인권문제라든가 통신 자유 등에서 국민 저항이 클 것으로 봅니다. 특히 유권자 확인에서 사용되는 일부 생체인식기계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서 48시간 내에 결과가 안 나올 경우 심각한 혼란이 예상됩니다.

 
우간다는 1962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한 번도 평화적인 정권 교체가 이뤄진 적이 없습니다. 쿠데타와 공포 정치가 반복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신들은 우간다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무세베니 정권에 대한 불만과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대선 결과 발표를 앞둔 우간다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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