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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임산부 봉투' 논란…"조선시대?" vs "깊은 의미"

입력 2021-01-14 15:18 수정 2021-01-1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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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온라인 카페 캡쳐][출처-온라인 카페 캡쳐]
"스승님의 십년 가르치심은 어머니의 열 달 기르심만 못하고, 어머니의 열 달 기르심은 아버지의 하루 낳아주심만 못하다"

경기도 용인의 한 보건소에서 나눠준 비닐봉투에 적힌 글입니다.

한 누리꾼이 "임산부 등록하고 선물을 받았는데 봉투에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고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습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시대착오적인 내용"이라며 지적했습니다.

이 글은 조선시대 여성 실학자 이사주당이 저술한 '태교신기'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이사주당은 용인에서 살았던 인물로, '태교신기'는 국내 최초 태교 관련 저서입니다.

전체적으론 태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용된 내용만 보면 현시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입니다.

한 누리꾼은 "여성이 아이를 열 달 품어도 남자만 못하다니. 결국 남성 우월적 사고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지금이 조선시대냐", "저 글만 놓고 보면 오해할 만하다" 등의 반응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글에 담긴 의미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태교신기'의 전체 내용을 봤을 때, 큰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한 누리꾼은 "저 글귀는 아이를 가지는 당시 부모의 의식 상태가 열 달의 보살핌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아이를 가지기 전, 몸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해 그 하루를 준비하라는 말"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얼핏 보면 불쾌해 보이지만 저 글의 실제 의미를 봐야 한다"면서 "깊게 생각할 글귀를 지금 잣대로 보이는 대로만 해석하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한 교수는 '태교신기'에 대해 "많은 사람이 태교를 여성의 임무로 한정시킨 데 비해 이사주당은 태교의 개념을 온 가족에까지 확장했다"고 해석했습니다.

해당 비닐봉투는 2017년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현재는 몇장 남지 않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해당 보건소 관계자는 JTBC와 통화에서 "임산부께서 물건을 담아갈 곳이 없다고 봉투를 달라고 하셔서 괜찮냐고 여쭤보고 드렸다"면서 "모든 임산부에게 일괄적으로 주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럼에도 불쾌하다고 느끼시는 봉투를 드린 건 우리의 실수다. 앞으로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출처-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출처-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
앞서 서울시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홈페이지에 만삭 임신부가 알아둘 내용으로 적은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내용은 '입원하기 전에 밑반찬과 남편의 속옷, 양말을 미리 챙겨놓을 것', '집안일을 미루지 말고 바로 하면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 등입니다.

비판을 받은 서울시는 해당 내용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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