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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트럼프 탄핵 표결 임박 "엄청난 분노 부를 것"

입력 2021-01-13 19:50 수정 2021-01-14 22:31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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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미국 하원에서의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토론이 우리시간 오늘(13일) 밤 진행됩니다. 이르면 내일 표결도 진행될 걸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을 추진하면 엄청난 분노를 부를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탄핵 관련 소식, 류정화 반장 발제에서 자세히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자]

[낸시 펠로시/미국 하원의장 (현지시간 지난 12일) :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그의 절대적인 무능력과 무책임 그리고 백악관의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권력과 의무를 웅변합니다. 그러므로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공직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대통령 탄핵은 전례 없는 일이지만, 그가 만든 역사상 유례없는 위험 때문에 꼭 필요한 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이 조금 뒤 우리 시간으로 밤 11시부터 미국 하원에서 논의됩니다. 토론 후 표결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탄핵의 사유가 된, 의사당 습격이 있은 지 딱 1주일만입니다. 하원은 민주당 의원만으로 과반이 넘어서 탄핵 가결이 거의 확실시 됩니다. 공화당 의원들도 일부 탄핵 표결에 동참하겠다고 했습니다. 특히 딕 체니 부통령의 딸, 리즈 체니 의원도 탄핵 찬성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애덤 킨징어/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현지시간 지난 12일) : 이게 진실입니다. 대통령이 이 사태를 만들었습니다. 대통령은 부적격이고 잘못했습니다. 대통령은 이제 행정부에 대한 통제권을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포기해야 합니다.]

공화당 이탈표 17표가 더 있어야 가능한 상원에서의 탄핵은, 현재로선 쉽지 않아 보입니다. 상원 의회는 빨라야 19일, 바이든 대통령 취임 전날에야 열립니다.

복잡한 탄핵 대신, 부통령과 각료들의 권한으로 대통령 직무를 정지할 수 있는 방법, 수정헌법 25조 발동은 불발됐습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거부한 겁니다. 펜스 부통령은 낸시 펠로시 의장에게 보낸 공식 서한에서 "수정헌법 25조 발동이 국익에 최선이거나 헌법에 부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나라의 생존이 심각한 상황에서 하원의 정치게임에 굴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지난 주 의사당 습격 사건을 언급하면서 행정부는 질서 있는 권력 이양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고 분열을 부르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이미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남은 임기를 함께하자"고 뜻을 모았죠. 수정헌법 25조 발동이 되지 않으면 민주당은 탄핵안을 표결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되려 바이든 대통령에게 악담을 퍼부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수정헌법 25조는 저에게 아무런 위험이 되지 않습니다. 조 바이든과 바이든 행정부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겁니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 있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의사당 습격 사건 이후, 첫 공식 일정. 텍사스 장벽을 방문하러 가는 길에 여러차례 기자들과 만났고, 거침없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일단 탄핵은 '사기'(hoax)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탄핵은, 정치 역사상 가장 큰 마녀사냥의 연속입니다. 참 우습죠. 정말 말도 안 됩니다. 탄핵은 엄청난 분노를 일으키고 있고, 당신들은 그 일을 하고 있습니다.]

탄핵은 마녀사냥이라면서, 탄핵을 추진하는 펠로시 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비난했죠.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고 엄청난 분노를 일으킬 거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I want no violence', 폭력을 원하지 않는다고도 했는데요. 의사당 습격 직전 본인의 연설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질문엔 이렇게 답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 당신이 제 연설을 읽었다면, 저도 신문과 방송에서 그 연설을 봤는데요, 사람들은 저의 말이 완전히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분석됐습니다.]

유체이탈 화법일까요? 본인의 연설을 신문과 방송에서 봤는데, 문제가 없더라는 겁니다. 한마디로 '나는 책임이 없다'고 선을 그은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 비행기에서 내린 뒤에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지금은 나라를 치유할 때입니다. 평화와 고요함의 시간입니다. 사법 당국과 법적 집행자들에 대한 존경도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의 근간입니다. 우리는 법치국가이고 질서있는 나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을 그은 1주일 전 '의사당 습격사건'은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는 중간 수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철저히 준비된, 조직된 사건이었단 겁니다. 의사당 주변에 파이프 폭탄 2개가 설치됐는데, 점화장치와 타이머도 있는 실물 폭탄이었다고 했습니다. 총기와 수갑을 소지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의원들을 인질로 잡으려 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미 연방수사국 FBI와 연방 검찰은 160명을 조사 중인데, 이건 빙산의 일각이라고 했습니다. 10만 건 이상의 파일을 분석 중이라고 합니다. 70건은 이미 기소가 됐는데, 폭탄 설치범은 아직 잡지 못했습니다.

[마이클 셔윈/워싱턴DC 연방검찰 검사장 대행 (현지시간 지난 12일) : 단순히 무단 침입을 했건, 파이프 폭탄을 설치했건 간에, 당신은 기소될 것이고 분명히 잡힐 것입니다.]

검거된 시위 가담자들, 극우 음모론 단체 '큐어넌' 일원부터, 총기 우호 단체, 백인 우월주의자 단체 소속 회원들이었다는 소식 전해드렸었죠. 여기엔, 뉴욕 주 대법관 아들도 있었습니다. 모피를 입고 경찰 방패를 들고 의사당에 난입해 사진을 찍었습니다. 애런 모스토프스키는 뉴욕포스트에 "우리는 속았다. 트럼프의 표는 7500만 표가 아니라 8500만 표다"라는 기고글을 싣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10만 달러, 우리 돈 약 1억 천만원을 내고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입니다.

1주일 뒤 취임식을 앞두고 워싱턴DC는 비상사태가 선포됐죠. 도로 곳곳이 통제됐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이 아닌 걸까요. 미국 정보 당국은, 취임식에 또다시 무력 시위가 있을 거란 첩보를 입수했다고 했습니다. 군경은 교전수칙까지 마련했다고 합니다.

[코너 램/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현지시간 지난 12일) : 4000명의 무장 세력이 의사당을 둘러싸고, 민주당 의원들이 들어가는 것을 막을 거라고 합니다. 무장 세력은 조직된 집단입니다.]

의사당 습격 사건과 분명히 선을 그은 트럼프 대통령, 사건 당시엔 어디에 있었을까요. 당일 오전 시위대 앞에서 연설을 마친 후, 백악관 사무실로 들어간 트럼프 대통령은, 의사당 난입 생중계를 시청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생중계에 몰입해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참모들의 전화도 받지 못했을 정도라고 하는데요. 익명의 보좌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흥미롭고 기분 좋게 지켜봤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서 "의회 난입 사건의 배후에는 좌파 단체가 있다"고 주장하다가 "그만 해라. 의회에 난입한 것은 마가(MAGA), 즉 트럼프 지지 세력이었다"면서 면박을 당했다고 합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여전히 공화당 의원들에게 '탄핵 반대' 관련 편지를 보낸 우군이지만,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동료 의원들에게 "민주당의 탄핵추진에 만족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의사당 습격, 폭력 시위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면서, 오늘 밤 하원 표결 상황과 함께, 상원 표결 전까지, 공화당 내부에서도 변화가 있을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트럼프 "탄핵, 엄청난 분노 부를 것"…'무장세력 4천명' 첩보에 긴장한 워싱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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