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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보증금 잡고 연 120% 사채…'코로나 샤일록' 기승

입력 2020-12-28 21:18 수정 2020-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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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는 빚을 못 갚았다며 살을 떼가겠다는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이 나옵니다. 코로나19 시대에 샤일록을 떠올리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월 10%, 연 120%의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려주고 가게 보증금까지 담보로 잡은 사채업자들입니다. 이 녹음파일 들어보시죠.

[사채업자 : 돈 됐어요? (다는 어려울 거 같은데, 150만원 맞추기가…) 오늘 안 되면 가게 중요한 물건 빼놔요. 자물쇠 다른 거로 잠가 놓을 거니까.]

작은 가게로 생계를 이어가는 자영업자들에게 가게 보증금은 살점과 같습니다.

정아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광명시의 한 미용실.

주인이 한 남자에게 봉투를 건네면, 남자가 봉투에 든 만원짜리를 세어보는 일을 반복합니다.

사채업자가 한 달 치 이자 150만 원을 받아 간 겁니다.

미용실 주인 이모 씨는 가게 사정이 나빠지자 지난 8월 사채로 1500만 원을 빌리기로 했습니다.

연 이자율 120%로, 법정 이자율을 훨씬 넘는 불법 사채입니다.

신용등급이 나빠 달리 돈 빌릴 곳이 없었다는 게 이씨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사채업자는 가게를 담보로 걸라고 했습니다.

매달 사채 이자 150만 원을 내지 않거나, 가게 월세를 제때 내지 못하면 가게 보증금 2600만 원도 포기하는 조건도 있었습니다.

[이모 씨/미용실 운영 : 금방 갚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처음에는 급하니까 어려우니까 가게 유지하기 위해서 쓴 건데 정말 괜찮아질 줄 알았어요 장사가.]

하지만 가게 사정은 더 나빠졌습니다.

매달 말일이면 이자 독촉까지 시달립니다.

[사채업자 : 돈 됐어요? (다는 어려울 거 같은데, 150만원 맞추기가…) 오늘 안 되면 가게 중요한 물건 빼놔요. 자물쇠 다른 거로 잠가 놓을 거니까.]

이씨는 이제 가게를 사채업자에게 내줘야 하는 상황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모 씨/미용실 운영 : 이자가 너무 높다 보니까 원금은 차감이 안 되고 높은 이자만 내고 있으니까. 정 안 될 경우엔 진짜 가게를 포기하는 상황이 와도 최대한 일을 해봐야죠.]

코로나19로 장사가 안되자 사채나 일수를 쓰는 자영업자가 많아지면서 이런 무리한 조건을 거는 사채업자가 기승을 부리는 겁니다.

[주모 씨/식당 운영 : 처음에 빌린 건 1500만원 정도 했다가 그게 (장사가) 안 되니까 다시 빌려서 갚고, 그러다 보니까 점점 늘어나는 거야. 너무 손님이 없다 보니까 갚지를 못해서.]

[부동산 관계자/서울 개봉동 : 부동산 일을 하면서 자영업자들 보니까 사채를 쓰다가 결국은 더 힘들어져서 가게를 넘기는 일이 흔하더라고요.]

전문가와 시민단체는 정부와 경찰이 대대적으로 불법 사채를 단속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조남희/금융소비자원 원장 : 불법 사금융에 대해서는 최대한 법적 조치와 제재를 가하고 자금 조달에 한계를 느낀 자영업자에게는 정책금융 등 대책을 조속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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