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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수입 0원인데 월세는 꼬박꼬박…코로나시대 자영업자의 절규

입력 2020-12-26 09:00 수정 2020-12-26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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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수입 0원인데 월세는 꼬박꼬박…코로나시대 자영업자의 절규

"영업을 안해도 매일 와서 봐야해요"

코인 노래방의 굳게 잠긴 자물쇠가 열렸습니다. 복도 곳곳 널부러진 전선. 물이 다 빠진 어항.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모습이었습니다. 텅 빈 공기만 가득한 곳에 기계만 화려하게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사장님은 익숙하단 듯이 말했습니다. 이 모습을 매일 나와서 봐야한다고 합니다. 영업을 안 한다고 기계를 계속 꺼두면 결국 고장이 나기 때문입니다.

# 집합금지명령 내려졌는데 월세는 꼬박꼬박

이곳이 문을 닫은 건 지난 8일.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면서 집합금지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올해 벌써 150일 이상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손님을 받지 못하니 수입도 없습니다. 월세 250만원은 벌써 3달치 밀려있었습니다.

영업을 하는 가게의 상황은 좀 달라졌을까. 집합금지 명령대상에서 제외된 PC방 사장님을 만나러 가는 길. 주말 평일 할 것 없이 사람들이 북적여 만남의 장소라고 불리던 홍대 9번 출구도 한산했습니다. 9번 출구 바로 옆 자리 잡은 사장님의 PC방의 손님은 2-3명 남짓이었습니다. 

 
[취재설명서] 수입 0원인데 월세는 꼬박꼬박…코로나시대 자영업자의 절규

# '폐업비용'이 더 들어 문닫지도 못해…'진퇴양난'

"월세가 3800만원이에요. 한 번도 깎인 적 없어요"

이 PC방은 적어도 하루 200만원은 벌어야 월세와 전기료, 기계관리비 등 최소 고정지출을 채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장님이 보여준 일일 매출표 화면엔 '0원'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집합금지명령이 풀려도 매출은 이전만 못했습니다. 하루 평균 7-80만원. 역시나 월세보다 매출이 적었습니다. 그렇다고 가게를 정리할 수도 없습니다. 아직 갚지 못한 대출금이며 폐업정리 비용이 더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진퇴양난'. 말 그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있었습니다. 
 
[취재설명서] 수입 0원인데 월세는 꼬박꼬박…코로나시대 자영업자의 절규

# 임대료 깎아주는 제도 있지만 임대인이 안해주면 그만

임대료를 깎아주는 임대인에게 세금을 공제해주는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 제도'나, 임대료를 깎아달라 할 수 있는 '감액 청구권' 제도가 있지만 제가 만난 사장님들은 모두 혜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강제성이 있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코인노래방 사장님은 이 제도를 임대인에게 말하고 양해를 구했지만  '월세 밀린거 봐준거만 해도 감사하게 생각해라'는 핀잔만 들었습니다. PC방 사장님도 어렵다는 답만 들었습니다. 현재 제도는 임대인이 안해주면 그만이기 때문에 실제로 혜택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취재설명서] 수입 0원인데 월세는 꼬박꼬박…코로나시대 자영업자의 절규

# 코로나 고통은 임차인, 임대인 모두에게…고통 분담 과제 남아

 "(월세) 깎아달라고 그 말은 차마 입이 안 떨어져요"

비대면수업 전환 후 매출이 반으로 떨어진 문구점을 찾았습니다. 월세내기도 버겁지만 '착한임대인세액공제'를 말 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임대인도 수입이 없어지고 대출 이자를 내야하는 어려운 상황이라 말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코로나19의 고통은 임대인이라고 해도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이들에게 고통 분담 책임을 강제하는 것은 '임대인-임차인' 싸움만 일으키는 것이라고 임차인들은 말했습니다. 현재 국회에서는 국가재난기간 동안 영업을 하지 못하는 가게에 임대료를 줄여주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국가와 임대인, 임차인이 3분의 1씩 임대료를 내는 방안을 제안하는가 하면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은 50-70%를 국가가 부담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민주당에서도 임대료를 감면해주면 임대인의 대출이자 등을 줄여 주는 등 다양한 대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겠냐는 말에 사장님들은 하나같이 '이제 더는 안돼요'라고 입모아 말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소상공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버틸 힘은 임대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대책부터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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