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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은수미 측근 "고생했던 애들 챙겨야"…녹음파일 들어보니

입력 2020-12-22 20:48 수정 2020-12-22 22:31

과정엔 문제없다? 청탁 녹취대로 실현된 채용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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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엔 문제없다? 청탁 녹취대로 실현된 채용 결과

[앵커]

2018년 지방선거 때 은수미 성남시장을 도왔던 사람들과 그 가족까지 모두 27명이 성남시와 산하기관에 채용됐습니다. 대부분 공개 채용하는 자리였습니다. 여기까지가 어제(21일) JTBC가 단독으로 보도한 내용입니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결과만 보고 과정을 의심하지 말아 달라"고 했습니다. 오늘은 왜 그 과정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지 저희가 입수한 녹음파일을 보도합니다. 선거 캠프에 이어 인수위원회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사람이 채용이 진행될 당시에 했던 말입니다.

[캠프에서 애들 일시켜 놓고. 고생시켜 놓고. 이제 와서 정리할 짐이라고 생각하면 안 되고 우리가 챙겨야 될 대상이라고 생각해야 돼]

어떤 기관, 어느 자리에 누구를 뽑을지도 언급했고 실제 그대로 채용됐습니다.

먼저 김지아 기자입니다.

[기자]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의 종합상황실장이던 이모 씨는 은 시장이 당선되자 인수위원회 정무특보로 일했습니다.

한때 실세로 불렸지만 지금은 퇴직한 일반인 신분입니다.

그런데 아무 직함 없는 이씨가 캠프 출신들의 성남시 공직 채용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취재진은 이씨와 전직 비서관의 통화 녹음파일을 입수했습니다.

[이모 씨/전 은수미 정무특보 : 우리 식구들 고생했던 애들 빨리빨리 처리해 버려야 될 것 아냐. 캠프에서 애들 일시켜 놓고 고생시켜 놓고 이제 와서 짐이라고 생각하면 안 되고 우리가 챙겨야 될 대상이라고 생각해야 돼.]

인사는 시장 권한인데 자신이 일부분 넘겨받았다고도 주장합니다.

[이모 씨/전 은수미 정무특보 : 인사 부분에 대해선 그건 어느 집단이고 마찬가지야. 시장 고유 권한인데. 어느 정도 그건 받았잖아 내가 시장님한테…]

이씨는 채용할 인물과 기관을 구체적으로 지정했습니다.

자격이 모자라지만 성남시에 취업시키라는 지시.

[이모 씨/전 은수미 정무특보 : 박OO이가. 자격이 안 되는 거 잘 정리를 해서, 한 번 해봐. 어차피 걔는 우리가 가라는 데로 가는 애 아니냐.]

실제 박씨는 시청 공무직으로 취업했습니다.

[박모 씨/전 캠프 자원봉사자 : 제가 캠프 끝나고 거의 1년 동안 준비를 계속 했는데요. 다른 데 자기 힘으로 공부해서 들어갔죠. 면접에는 제가 좀 자신 있었거든요.]

특혜 채용 논란이 불거진 서현도서관 얘기도 오갑니다.

역시 구체적인 인물과 공채 요건을 언급합니다

[이모 씨/전 은수미 정무특보 : OO누님 딸 이력서도 너네가 봤잖아. 대기업 다녔다는 자격이 안 돼? 사서 거기로 가면?]

이씨가 언급한 캠프 관계자 딸, 실제 공채에 합격했습니다.

[A씨/캠프 관계자 가족 : 저는 선거캠프 가입도 한 적이 없는데요.]

임기제 공무원이나 공무직뿐 아니라 청경, 도로-경로당 관리 같은 자리까지 챙긴 정황도 나타납니다.

[이 전 비서관 : OO형님이 그 청경 3명 있대요…그 얘기하시고. 그리고 불법 현수막 그리고 경로당 관리 임기제. 총 세 명 합이 여섯 명. 뭐 내일이나 해서 명단 준다고.]

[박모 씨/당시 은 시장 보좌관 : 보내주라 그래, 청경 셋?]

언급된 인물들은 그 자리에 취업합니다.

[유모 씨/캠프 관계자 지인 : (캠프에서 활동하신 바 없고?) 네, 저는 그런 거 할 줄도 몰라요. 한 적도 없고.]

취재진이 확보한 은 시장 일정표를 보면 취임 전은 물론 이후에도 정무 특보였던 이씨와 자주 면담을 가졌습니다.

[이모 씨/전 은수미 정무특보 : 아까 시장님 만나서 내가 얘길 했어. OO이 얘기도 했어 내가. OO에 대해서 나한테 얘기하셨는데 내가 잘 관리를 해야 될 것 같고.]

취재진은 해명을 듣기 위해 전 정무특보 이 씨를 찾아갔습니다.

[이모 씨/전 은수미 정무특보 : (채용에 관여한 바가 없으신가요?) 네네, 그런 위치에 있지도 않아요. (캠프 관련자들 채용에 특혜를 주셨다고…) 그건 오해지. 제가 밖에 있는 사람인데. 그런 거에 관여되어 있지 않고…]

이씨 친조카도 서현도서관에 취업했습니다.

이에 대해선 입을 닫았습니다.

[이모 씨/전 은수미 정무특보 : 그런 이제 나중에 조사를 하니까요. 보면 알 거 아닙니까.]

내부고발자 이 모 전 비서관은 인사 담당 공무원들이 협조하지 않으면 이런 일은 불가능했다고 주장합니다.

[이모 씨/전 성남시청 비서관 : 인사팀에서 공무직 채용 공고가 나면 2층 비서실로 와서 누구 넣을 사람 있으면 말씀해달라고 했고. (이모 정무특보) 지시를 받았습니다.]

당시 인사 책임자를 찾아가 물었습니다.

[전모 씨/당시 인사 책임자 : (OO씨 이력서 받으신 적 있으세요?) 난 누군지도 모르고 지금부터 말씀하셔도 할 거 없으니까… (어머니 OOO씨 모르세요? 캠프 계셨던? 이OO씨는 아세요?) 지금부터 답변 안 한다니까.]

취재진은 성남시와 은 시장에게 여러 차례 캠프 핵심 관계자 이 모 씨가 인사 채용에 관여했는지 물었습니다.

하지만 은 시장은 취재진과 만남을 거절했습니다.

[성남시청 관계자 : 제가 (시장님께) 보고를 드려봤는데요. 아시는 것도 답변하실 사항도 없으셔서 (잠깐 뵙거나 그런 것도 다 안 되나요?) 지금 상황이…]

성남시는 서면으로 "세부적인 질문에 대해 답할 수 없다"며 "임면권자가 인사권을 외부인에게 위임한다는 건 상식에 맞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VJ : 손건표·남동근 / 영상디자인 : 정수임 /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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