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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만에 '벗겨진 누명'…법원, 윤성여에 '무죄 선고'

입력 2020-12-17 15:24 수정 2020-12-17 15:37

윤정식 기자의 '오늘의 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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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식 기자의 '오늘의 정식'


윤정식 기자의 <오늘의 정식> 주제는 "벗겨진 누명"입니다.

12월 17일. 한 사람의 인생에서 오늘 이 날짜는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입니다.

바로 윤성여 씨입니다.

1980년대 이춘재가 저지른 14건의 살인사건 중 8차 사건의 누명을 쓴 사람입니다.

사건은 32년 전 일입니다.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에서 13살 박모 양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화성은 계속된 여성 살인 사건으로 흉흉했죠.

이때 진범으로 붙잡힌 윤씨는 20년 옥살이를 했습니다.

조작된 증거와 강요된 허위 자백이 바탕이 됐습니다.

2009년 출소 후에도 살인범 딱지는 계속됐습니다.

그리고 11년만인 오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오늘 오후 1시 30분부터 재판이 시작됐는데요.

제가 윤성여 씨 변론을 맡은 박준영 변호사에게 조금 전 전화를 했습니다.

변호사로서 수고했다며 소감을 물었는데요.

자신은 한 게 없다며 진짜 영웅은 따로 있다고 하네요.

그게 누군지 들어볼까요?

[박준영/변호사 : 이 사람이 살아나왔기 때문에, 살아 있었기 때문에 재심이 가능했거든요. 이 분을 살아있게 만든 주변 사람의 이야기가 중요합니다. 그 곁에서 이 사람 말을 믿어주고 들어줬던, 그리고 힘이 되어줬던 교도관이죠. 출소 후에 어디 갈데도 없던 이 사람을 자립할 수 있게 만들어준 수녀님입니다.]

그렇습니다. 세상 사람들 모두, 법도 윤씨를 살인자라고 할 때 묵묵히 믿어준 사람들입니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이렇게 잘못된 사법적 판단으로 억울한 인생을 산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군 가혹행위를 못 이겨 탈영했다 간첩으로 몰린 74살 박상은 씨, 그리고 지난 12일이죠.

42년 전 TV에 나온 김일성을 "잘 생겼다"고 말했다 반공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산 90대 할머니도 재심 끝에 무죄를 받았습니다.

우리는 이런 분들을 얼마나 믿고 있었을까요?

빈첸시오. 1660년대 프랑스에서 가난한 이들을 돕는 비상한 능력을 가진 성인으로 알려진 신부인데요.

윤성여 씨의 세레명이기도 합니다.

살인 전과자로 가난한 삶을 살아온 윤씨는 꼬리표를 떼냈고 어떻게 살고싶나고 물으니 가난한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빈첸시오의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새로 열린 윤씨의 삶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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