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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수도권 '쓰레기 전쟁'…인천 작은 섬에 '불똥'

입력 2020-11-2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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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인천시가 영흥도를 새로운 쓰레기 매립지로 발표했습니다. 영흥도 주민들은 결사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서울시와 경기도까지 난색을 표하고 있는데요. 인천시가 수도권이 함께 쓰던 인천의 대규모 매립지를 2025년부터 쓸 수 없게 한 겁니다.

밀착카메라 정원석 기자가 갈등의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번에 인천시에서 친환경 쓰레기 처리 방침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매립지로 선정한 인천 영흥도입니다.

이 제방을 따라 영흥도의 온갖 단체들이 쓰레기장을 막아내자, 쓰레기가 웬 말이냐, 이런 결사반대를 외치는 현수막을 내걸었는데요.

도대체 쓰레기 매립장이 어떻길래 인구 6300명의 작은 섬이 투쟁에 나서게 된 건지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행정구역상 인천 옹진군에 속한 영흥도.

하지만 육로는 경기도 안산을 통해야만 합니다.

인천 시내와는 거리가 멉니다.

[오선남/주민 : 굳이 육로로 50~60㎞ 되는 거리를 와서 1~2년도 아니고 뭐 40~50년을 본다는데 그건 처리 비용이나 이런 것들 봐서 절대 납득이 안 되는 상황이에요.]

특히 시화 방조제로 이어지는 길은 정체가 심합니다.

매립이 현실화되면 대형 트럭들이 몰려들 수 있는 상황.

주민들에겐 환경오염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백준문/주민 : 땅에 묻으면 스며들어서 우선 농사를 못 짓는다니까… 이 바다도 망가지고. 이 터전을 다 잃어버리니…]

[어민 : 반대죠. 그거 들어오면 여기 어떻게 살라고. 안 좋은 거지. 쓰레기 그게 들어오면 되나, 조그만 동네에? 나가라는 거지.]

에코랜드가 들어설 후보지입니다.

인천시는 나대지 상태인 이곳에 소각한 재를 묻고 그 위에는 돔 형태로 지붕을 얹어 재가 날리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인데요.

주민들은 3년 전 석탄재 사건을 떠올리고 있어 불안감이 큰 상황입니다.

2004년부터 화력발전소들이 들어서다 이젠 쓰레기 매립장까지 온다고 하니 반발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권병하/주민 : (화력) 발전소까지 와 있는데 매립지까지 밀어붙이니까 지금 극도로 치닫고 있어요. 청정지역에 몇 년 전에 배춧속에 새카맣게 나오고 그랬었잖아.]

인천시는 쓰레기를 직접 묻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불에 태운 뒤 남은 재만 땅에 묻어 친환경 방식이라고 설명합니다.

또 땅에 묻은 뒤 나오는 물, 침출수를 막기 위한 설비도 할 예정이라며 안심하라고 합니다.

15만제곱미터의 매립지 주변엔 공원과 상업시설이 들어서도록 계획을 세웠다며 낙후된 환경을 개선할 거란 것도 강조합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자신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인천시가 매립지 선정 발표를 서두른 이유는 뭘까.

서울과 인천, 경기도 시민 2500만 명의 쓰레기 처리 문제 때문입니다.

인천 서구에 있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입니다.

30여 년 가까이 서울과 경기까지 수도권의 쓰레기들을 모아 매립해왔는데요.

면적이 서울 여의도의 6.7배에 달하는 세계 최대 매립지입니다.

인천시는 오는 2025년에 이곳을 사용 종료하겠다는 입장입니다.

2025년, 3-1구역 사용은 끝날 수 있지만, 3-2구역과 4구역 등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인천시는 이 부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수도권 쓰레기를 모두 떠안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서재희/인천시 수도권매립지종료추진단장 : 경기도 같은 경우는 충분히 땅도 있고 얼마든지 가능한데 이걸 연장하는 데 모든 초점을 맞추다 보니까…경기도와 서울도 자체적으로 쓰레기를 처리하도록 하는 게…]

30년 이상 수도권 쓰레기를 받아들여 주민들의 환경권과 주거권에 불이익을 받아왔다고도 주장합니다.

최근엔 대단지 아파트들이 들어설 예정이라 민원도 많아졌습니다.

[김종수/인천 서구 : 각종 재활용 그 업체들이 마을에 다 포진해서 들어와서 대형차들이 왔다 갔다 하니까 상당한 불편을 느끼고 있죠.]

서울시와 경기도는 5년 전 합의 당시 대체지를 함께 찾기로 하고 찾지 못할 경우엔 남은 부지를 사용하기로 인천시와 합의했다고 주장합니다.

또 매립이 끝난 부지를 인천시가 사용할 수 있도록 넘겨주는 혜택도 줬지만 합의를 일방적으로 깼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나머지 부지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천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부분이 단서조항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2026년부터는 환경법이 강화돼 쓰레기를 바로 땅에 묻을 수 없고, 소각한 재만 묻을 수 있습니다.

극적으로 세 지자체가 수도권 매립지를 연장하기로 해도 숙제가 남습니다.

소각장을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 등 환경 문제를 해소해야 합니다.

말 그대로 쓰레기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쓰레기 처리는 이 시대의 최대 고민거리로 이건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 논쟁의 결과는 대한민국 전체 쓰레기 처리 방향에 새로운 지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많은 시민들은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가 시민과 환경을 생각한 결론을 만들어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VJ : 박선권 / 영상디자인 : 김충현·강아람 / 인턴기자 : 한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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