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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고가주택 보유자·다주택자 종부세 껑충…그 외 1주택자는 '세금 폭탄'과는 거리 있어

입력 2020-11-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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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고가주택 보유자·다주택자 종부세 껑충…그 외 1주택자는 '세금 폭탄'과는 거리 있어

올해 발송된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금 폭탄이다' '세금이 아니라 벌금이다'라는 반응도 있지만 '집값이 오른 걸 고려하면 그렇게 큰 부담은 아니다'라는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따져봤습니다.

# 종부세 대상자는

국세청은 올해 66만7000명에게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대상자보다 28% 늘어난 수치입니다.

세액은 총 1조8000억여원으로 지난해보다 43% 늘었습니다.

규모가 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부가 오른 집값에 맞춰 공시가격을 올렸고, 종부세 과세 표준을 내기 위해 공시가격에 곱해주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지난해 85%에서 올해 90%로 올렸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집을 가진 개인은 1433만여명입니다.

주택분 종부세 대상자에는 법인이 포함된 걸 감안하고 대략 계산해보면, 집을 가진 개인의 4.7% 이하가 종부세 고지서를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다주택자·'똘똘한 한 채' 부담 커

종부세는 누진세입니다.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은 한 채 가진 사람보다 더 높은 세율을 물리고, 과표 구간이 높아질수록 세율도 높아집니다.

 
[취재설명서] 고가주택 보유자·다주택자 종부세 껑충…그 외 1주택자는 '세금 폭탄'과는 거리 있어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이 실시한 종부세 시뮬레이션을 살펴봤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마포구 아현동에 30평대(84㎡) 1채씩, 총 2채를 가진 사람은 올해 종부세로 1857만원을 내야 합니다.

지난해엔 900만원 가량 냈는데, 배 정도로 오른 겁니다.

10월 기준, 두 아파트 시세는 각 21억원과 17억원입니다.

1주택자 중에서 종부세를 많이 내야 하는 곳은 이른바 '똘똘한 한 채'라 불리는 강남 3구의 고가 아파트입니다.

시세 30억원인 서초구 A아파트의(84㎡)의 경우 올해 종부세는 지난해보다 75% 뛴 494만 원입니다.

 
[취재설명서] 고가주택 보유자·다주택자 종부세 껑충…그 외 1주택자는 '세금 폭탄'과는 거리 있어

 # '1주택자 종부세 폭탄' 주장은 사실과 거리 있어

그러나 시세 15억원 안팎, 비강남권에선 종부세가 100만원을 넘기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시세 17억원인 마포구 아현동 B아파트(84㎡)와 15억짜리 강동구 고덕동 C아파트는 올해 처음으로 종부세 대상이 되면서 각기 26만2000원, 10만1000원을 고지 받았습니다.

 
[취재설명서] 고가주택 보유자·다주택자 종부세 껑충…그 외 1주택자는 '세금 폭탄'과는 거리 있어

# "세금 아닌 벌금" VS "집값 올랐으니 내야" 갑론을박

종부세 대상자들이 불만을 가지는 데는 올해 종부세와 함께 재산세도 올랐고, 내년과 후년으로 갈수록 보유세 부담이 더 커질 거라는 전망이 크게 작용합니다.

실제 내년엔 종부세 부담이 한층 무거워집니다.

종부세율이 높아지는데다 올해 급등한 부동산 가격이 내년 공시가격에 반영되고,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다시 90%에서 95%로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앞서 살펴본 강남구 대치동과 마포구 아현동에 30평대(84㎡) 총 두 채를 가진 다주택자는 종부세가 올해 1857만원에서 내년에 4932만원으로 오릅니다.

재산세를 합친 보유세 총액도 올해 2967만원에서 내년 6811만원으로 뜁니다.

그러나 부동산 관련 인터넷 카페 등에서도 "불과 1~2년 만에 집값이 수억원씩 뛰었는데, 걸맞은 세금을 내는 게 맞다" "고령의 장기보유 1주택자는 공제율이 70%에 달해 투기꾼이 아니면 피해가 없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습니다.

# 60세 이상-5년 이상 거주 땐 깎아준다

1주택자는 만 60세 이상이거나 한 집에 5년 이상 거주하면 70% 한도에서 종부세를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같은 가격의 아파트라도 나이가 많을수록, 집을 오래 가지고 있을수록 더 깎아주는 겁니다.

예컨대 올해 초 '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공시가격 16억5000만원 아파트를 산 39세 D씨의 종부세는 271만원입니다.

이에 비해 같은 가격의 아파트를 15년 보유한 75세 E씨는 70% 세액공제를 받아 81만원만 내면 됩니다.

내년부턴 이 공제 한도가 80%로 늘어납니다.

# 늘어나는 매물…강남 아파트값 떨어뜨릴까

취재진이 만난 강남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최근 집을 내놓는 다주택자가 부쩍 늘었다고 했습니다.

실제 최근 두 달 사이 서초구의 아파트 매물은 27.4%, 강남구와 송파구의 매물도 20% 이상 늘었습니다.

매물이 쌓이는 건 종부세 압박이 큰데 버티면 양도세까지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전히 비싸다고 느끼는 수요자들이 많아서 거래는 거의 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 다른 변수는 증여입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전국에서 주택 증여가 약 11만9000건 이뤄졌습니다.

이미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종부세 압박이 다주택자를 움직여 시장에 던지는 매물을 늘리고, 강남 아파트값을 떨어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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