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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힐까 조마…산후조리원 곳곳 '신생아 셀프 수유'

입력 2020-11-18 21:16 수정 2020-11-1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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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유를 할 때도 돌봄이 필요한 신생아들이 혼자서 젖병을 물고 있다면 어떨까요. JTBC 취재 결과, 입에 젖병을 물려서 고정을 시켜 놓는 이른바 '셀프수유'가 여러 산후조리원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아기가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지자 셀프수유를 처벌하는 법이 만들어졌지만 지금까지 처벌된 사례는 없습니다.

먼저 김지아 기자입니다.

[기자]

[A씨/산후조리원 이용자 : 아기들이 누워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수건 위에 젖병을 올려놓고 혼자서 먹고 있더라고요.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진주의 한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A씨는 신생아실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바로 항의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더 놀라웠습니다.

[A씨/산후조리원 이용자 : 너무 놀라가지고…아 왜 아기들이 저렇게 먹고 있냐고 물었더니 (조리원 측에서) '아 저희는 다 이렇게 한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진주에 있는 조리원은 세 곳뿐입니다.

갓 태어난 아기와 다른 지역으로 옮길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A씨는 그곳에서 2주를 보냈습니다.

[A씨/산후조리원 이용자 : 제가 많이 울었어요, 너무 속상해가지고. 너무 위험해 보이더라고요. 캑캑거리는 애들도 있었고, 우유를 흘리고 이런 애들도 있었는데…]

이곳을 이용한 B씨도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B씨/산후조리원 이용자 : 수건이나 뭐 이런 걸 돌돌돌 말아가지고 우유젖병을 꽂고 아기를 옆으로 비스듬하게 눕혀가지고…]

B씨는 아기의 1/4 정도가 홀로 젖병을 물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 같은 일은 진주에서만 일어난 게 아닙니다.

지난달 창원의 한 조리원을 이용한 C씨는 아기 침대에 설치돼 있는 카메라에서 생각지 못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C씨/산후조리원 이용자 : (천)기저귀를 돌돌 말아가지고 그 안에다가 젖병을 넣고 그거를 저희 아기한테 딱 꽂는 모습을 제가 봤거든요.]

아기는 곧 우유를 토해냈습니다.

[C씨/산후조리원 이용자 : 아기가 혼자서 먹더라고요, 그러다가 입 옆으로 우유를 주르륵 흘렸어요. 좀 이따 어떤 분이 오셔가지고 젖병을 탁 치우는데 아기가 깜짝 놀라는 느낌…]

취재진은 해당 조리원들에 입장을 물었습니다.

[진주 산후조리원 관계자 : 잠시 어쩔 수 없을 때 잠깐 받쳐 두고 먹인 적이 있기는 있어요. 근데 그거는 어쩌다가 했고요. 이제는 안 하고 있습니다.]

[창원 산후조리원 관계자 : 젖병을 물리고 있다가 잠시 손 뗄 때도 있어요. 그렇게 할 때 보신 것 같아요.]

흔히 '셀프수유'로 불리는 이런 방식은 얼마나 위험할까.

식도와 호흡기의 작은 기관이 아직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신생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진주현/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음식물이 넘어오면 기도 덮개가 닫혀서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조절해줘야 하는데 아기들 같은 경우는 근육 힘이 아직은 좀 모라자서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서 폐렴을 일으킬 수도 있고, 질식을 일으켜서 아기가 위험에 빠질 수 있죠.]

실제로 2005년과 2007년, 셀프수유로 신생아가 사망한 사건이 일어난 적도 있습니다.

이후 올 초 개정된 모자보건법은 셀프수유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처벌조항이 만들어졌지만 JTBC 취재 결과 실제 처벌 사례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감독이 제대로 안 되기 때문에 관련 통계도 나온 게 없습니다.

그래서 셀프수유로 인한 사고는 밝혀진 것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이렇게 아기들은 세상에 나오자마자 위험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오은솔 / 영상그래픽 : 박경민 / 인턴기자 : 정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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