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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도덕성'·야당 '시민' 강조…재·보선 준비 잰걸음

입력 2020-11-10 18:24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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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내년에 치러지는 4월 재보궐 선거, 이제 5개월도 채 남지 않았는데요. 여야는 당내 선거 기구를 띄우고 본격적인 후보 선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민주당은 '가장 도덕적인 후보', 보수 야권은 '시민 후보'를 공천하겠다는 복안인데요. 관련 내용을 조익신 반장이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 민주, 높아진 '도덕성 허들'…안철수, 야권 판 흔들기 >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15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여야 모두 선거 모드에 돌입하며 잰걸음을 걷고 있는데요. 불미스러운 일로 치러지는 선거죠. '후보 검증'이 정치권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습니다. 당헌까지 고쳐가며 후보를 내기로 한 더불어민주당은 부담이 더 큽니다. 어제(9일) 선거기획단을 공식 출범시키며 도덕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서울과 부산의 매력적인 미래 비전을 제시하겠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가장 도덕적이고 유능한 후보를 내세우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도덕적이고 유능한 후보. 말은 쉬운데 이런 후보를 찾는 건 또 다른 문제입니다. 당장 이런 비판이 나왔습니다. "예를 들어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같이 유능하고 도덕적인 후보"라고 말입니다. 국민의힘도 시민검증특별위원회를 꾸리기로 했습니다. 제2의 오거돈, 박원순을 막겠다는 건데, 목적이 분명해 보입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국민 여러분들께서 민주당이 헌법이나 당헌을 대하는 인식이나 태도가 이렇다는 점을 인식하시고 이 사람들에게 절대 무엇을 맡겨선 안 되겠구나 하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일 중요한 건 역시 민심이겠죠. 서울과 부산, 현재 상황은 어떨까요? 서울에선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추월했습니다. 부산에서도 국민의힘이 지지율 격차를 더 벌렸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선 빨간불이 켜진 셈입니다. 당장 이번 보궐선거의 최대 승부처죠. 서울시장 '필승카드'가 고민입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의 출마가 거론됩니다. 여기에 박주민 의원도 출마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종대의 뉴스업' / 어제) : 지금 뭐 여러분들이 저한테 이야기도 해주시고 또 권유도 해주시고 그래서 고민하고 있어요. 고민하고 있는데 아직 결심을 하거나 그런 상태는 아니고요. 특별히 준비하고 있거나 그러지는 않습니다. (고민하고 있다. 그 뜻은 관심 있다고 들립니다.) 뭐 완전히 관심 없다, 이렇게 말씀드리기는 어렵겠죠.]

서울시장 출마설에 더 큰 그림을 내놓은 분도 있습니다. 바로 박용진 의원입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광주 MBC '황동현의 시선집중' / 어제) : 저는 서울시장보다는 지금 우리 정치가 여러 가지 사회개혁의 과제들이 있잖아요. 우리 정치가 제일 늦어요. 재벌 대기업들이 이미 40대들이 임원진, 사장단 다 차지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이들이 활력을 만들어가고 있고 재벌 총수들도 이제 다 어쨌든 새로운 세대교체들을 이뤘거든요. 저는 우리 정치권도 빨리 세대교체를 통한 시대 교체 만들어 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71년생 박용진 의원, 올해 49살인데요. 과거 DJ와 YS가 대권에 도전하며 기치로 내걸었던 '40대 기수론'을 들고나온 겁니다. 여기엔 86세대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오랜 고민도 담겨있는 듯합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2018년 8월 10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음성대역) : 저보다는 앞선 세대지만 이른바 386, 586, 86세대 선배들이 뭐 하셨나, 이런 생각도 있어요. 그분들이 정치에 등장한 지 20년 가까이 되는데… 훨씬 밑 세대이긴 합니다만 반성적으로 하고. 혹시 저한테 바통 넘겨주러 뛰어오시면 냉큼 받아서 뛸 준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민의힘도 마땅한 서울시장 후보가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당 내부에 인물이 부족하다 보니, 당 밖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100% 시민 여론조사' 예비경선, 외부 인사들이 경선전에 뛰어들 수 있도록 '룰'을 다듬고 있습니다. 이른바 시민 후보를 만들어보겠다는 구상입니다.

[김상훈/국민의힘 4·7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장 (지난 6일) : 진영 간의 싸움이 아니고, 네편 내편 있는 싸움이 아니고 오로지 서울시민만 바라보는 그런 선거를 향해서 국민의힘은 서울시민이 원하는 그런 후보를 낼 것입니다.]

문제는 간판입니다. '국민의힘' 이름 아래, 새 인물들이 모이겠느냐는 겁니다. 때문에 한 단계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김근식/경남대 교수·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가장 오픈된 개방형 경선 방식을 치르고 그 국민의힘에 선출된 단일후보와 바깥에 있는 안철수 대표든 금태섭 의원이든 제2차 단일화를 한번 한다는 구상이거든요.]

이 빈틈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파고들었습니다. 역시 시민 후보를 내세웠지만, 결은 다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야권 전체의 혁신 플랫폼을 제안한 것도 더 이상 이대로는 야권의 장래도, 대한민국의 장래도 없다는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단순히 반문 연대, 반민주당 연대가 아니라 대한민국 변화와 혁신의 비전을 생산하고 실천할 수 있는 개혁연대, 미래연대, 국민연대가 필요합니다.]

야권을 새롭게 재편해 시민 후보를 내자는 겁니다. 안 대표의 제안에 국민의힘 지도부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우리 당이 뭐 어느 한 정치인이 밖에서 무슨 소리 한다고 거기에 그냥 휩쓸리거나 그럴 정당이 아니라는 거를 내가 분명히 얘기를 해요.]

국민의당, 의석 3석의 '미니 정당'이죠. 안 대표를 '한 정치인'으로 취급한 겁니다. 야권을 재편하더라도 그 중심축은 국민의힘에 있다는 걸 강조한 듯합니다.

[최형두/국민의힘 원내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자연에도 만유인력의 법칙, 중력의 법칙이 있고 한데 이게 103석의 지금 제1야당하고 3석의 국민의당이 있는데 그걸 합치는 방법이 1:1은 안 되겠죠. 그리고 사실 그런 논의가 있을 수도 없고요.]

하지만 국민의힘 103명 의원들이 모두 같은 마음은 아닌 듯합니다. 조경태, 장제원 의원은 안 대표의 제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며 힘을 실었습니다.

여도, 야도 결국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찾는 게 최우선이겠죠. 백마 탄 초인이 등장하길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일본 간 박지원 '문재인-스가 선언' 제안? >

일본을 방문 중이죠.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오늘,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면담했습니다. 스가 총리 취임 이후 처음으로 만나는 우리 정부의 고위 인사입니다.

한·일 간의 최대 현안, 바로 강제징용 배상 문제입니다. 오늘 면담 자리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한 걸로 보이는데요. 일본은 1965년, 청구권 협정으로 모든 배상이 끝났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엄연히 3권이 분리돼 있다면서 말입니다. 아베 전 정부의 입이었죠. 스가 총리의 입장도 기존과 다르지 않을 듯합니다.

[스가 요시히데/당시 일본 관방장관 (2017년 7월) : 징용 문제를 포함해 한·일 간의 재산 청구권 문제는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박지원 원장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일본에 간 이유, 나름 '비장의 카드'를 준비했다는 후문인데요. 이른바 '문재인-스가 선언'을 제안했을 거란 이야기가 나옵니다. 22년 전이었죠.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모델로 했다고 하는데요. 통 큰 합의로 한일관계의 물꼬를 튼다는 복안인 듯합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 제 자랑은 아니지만, 지난 6월에 해법 가운데 하나로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6월 19일 방송 : "오부치 총리대신은 금세기의 한·일 양국 관계를 돌이켜 보고 일본이 과거 한때 식민지 지배로 인하여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에 대하여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했다."고 돼 있습니다.]

박 원장은 스가 총리를 만나기 전에 사전 정지 작업도 마쳤습니다. 자민당의 명실상부한 2인자죠.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을 미리 만났는데요. 두 사람은 지난 2000년, 문화관광부 장관과 운수성 장관으로 인연을 맺었습니다. 박 원장이 대북 송금 사건으로 수감됐을 땐 니카이 간사장이 면회를 하고 내복을 따로 전달했을 정도로 돈독한 사이라고 합니다.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박 원장. 오늘 스가 총리와의 만남에서 꼬일 대로 꼬인 한일관계를 풀 실마리를 찾았을까요?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민주, 높아진 '도덕성 허들'…안철수, 야권 판 흔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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